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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아파커플 Aug 22. 2023

너와 함께라면 나는 기백이 장대해져

김기백이라고 불러주세요

누군가와 다니지 않고 혼자 걸어 다닐 땐 생각이 괜히 많아지고 과도한 걱정이 얼굴을 비집고 들어와.


‘이상한 사람을 만나지 않을까?’

‘갑자기 지하철에 불이 나면 어쩌지?‘

‘버스 사고가 나면 어쩌지?’


미국에 있을 땐 별별 테러가 많았어서 그런지,

그곳에서 하던 걱정들을 한국까지 들고와버린거야.

‘누가 폭발물을 쓰레기통에 설치해 놓은 건 아닐까?’

‘쌩쌩 달리는 자동차가 도보를 침범해 오면 어쩌지?’

라는 상상도 한다니까.


생각만 해도 정말 피곤하지?

너는 이 글을 읽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하고 있을 거야.

그래도 난 어딘가에 나와 비슷한 독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여하튼, 너를 만나러 가는 길에도 나는 늘 긴장해 있는 상태인 것 같아.


그런데, 너를 만나면 그때부터 꼭 도라에몽이 주머니에서 꺼낸 문 속을 지나는 것 같아. 그냥 모든 긴장이 풀리고 새로운 세계에 진입해.

출처: 짤봇

너를 만나는 순간 세상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말 그대로 내 눈에 뵈는 게 없어져. 그래서 긴장이 풀리고 편안해지는 것 같아. 같은 공간이 이제는 새로운 세계로 보여. 목소리도 커지고, 제스처도 더 커지는 것 같아.


흡연구역이 아닌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며 내 앞을 지나가는 사람을 만나면 혼자 다닐 땐 아무 말도 못 하는데, 네가 있으면 일부러 크게 들리라고 혼잣말도 하고. 오히려 네가 안절부절이지. 내가 상대방의 심기를 거슬러 일이 커지게 될까 봐. 그래도 난 믿음이 있어서 그래. 무슨 일이 생겨도 네가 든든하게 뒷수습을 해줄 거라는 믿음.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실제로 그런 일이 당연히 벌어지길 바라는 것이 아니기에, 네가 그런 걱정을 하게끔 하는 게 나도 미안하긴 해. 그래도 이해해 줘. 너를 만나면 내 마음이 너무 든든해지거든. 기백이 장대해지고 누구랑 싸움이 붙어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야. 그 웅장해진 가슴속에서 흘러나오는 에너지가 넘쳐서 큰 동작과 큰 소리로 발현되는 것 같아. (하지만 요즘 뉴스를 통해 접하는 무서운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자제하려고…ㅎㅎㅎ)


우리 엄마도 내가 너에 대해 느끼는 것처럼 말씀하시더라. 엄마도 혼자 시장에 장을 보러 다닐 땐 사람들과 별로 말을 안 섞는데 나랑 같이 다닐 땐 더 밝고 큰 소리로 조잘조잘 말하게 된대. 나랑 있으면 든든하고 마음이 편하시다고 하더라고. 그 말씀을 하시는데, 너를 대하는 내 모습과 마음이 생각이 나더라.


인생에서,

내가 누군가가 의지할만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것,

의지할만한 누군가가 내게 있다는 것.


감사한 일이야.

내가 누군가의 기백을 장대하게 만들어 줄 수 있고

또 누군가로 인해 내 기백이 장대해질 수 있다는 거.


어렴풋이나마 생각하게 돼.

나를 만드신 하나님과 동행한다는 게 이런 걸까?

그분은 늘 내게 말씀하시잖아. 깊은 강물을 지날 때에도 함께하실 거라고.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돌아보면 오늘 하루도 난 두려운 일들이 참 많았어. 그런데 이 글을 쓰며 다시 다짐하게 돼. 과도한 걱정을 하거나 두려워하지 말아야겠어. 나를 사랑하는 그분과 네가 늘 나와 함께니까!



출처: Bible app

“But now, this is what the Lord says— he who created you, Jacob, he who formed you, Israel: “Do not fear, for I have redeemed you; I have summoned you by name; you are mine. When you pass through the waters, I will be with you; and when you pass through the rivers, they will not sweep over you. When you walk through the fire, you will not be burned; the flames will not set you ablaze.”

‭‭Isaiah‬ ‭43‬:‭1‬-‭2‬ ‭N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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