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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로 Jan 06. 2016

서른 살, 0에서 기적 만들기

 서른 살의 새로운 시작  





 01.


가진 재산 0원. 무직. 오라버니 신혼집에 함께 산 지 6개월.

그리고 제로에서 맞이한 나의 서른살.


30대는 나의 로망이었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한 꽃들에 비해선 좀 더 깊은 향을 품고 있으면서도, 아직은 생기을 잃지 않고 곧게 핀 꽃. 자신의 자리에 단단히 뿌리내려 활짝 핀 꽃이 나의 서른이길 바랬다. 하지만 내가 마주한 서른살의 나는, 제로다. 아무것도 갖추지 못한, 제로. 


누군가처럼 열정을 다해 온 몸을 불사르듯이 살진 않았지만, 과제와 졸업 그리고 취업.. 주어진 미션들을 나름대로 성실히 수행하며 살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새 뒤 돌아보니 내 손에 쥐었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손가락 사이로 환영처럼 빠져나간지 오래였다. 그 사실을 깨닫고 한참을 멍했다. 내가 어느새 이렇게 된거지,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 된거지? 크게 모나지도 튀지도 않은 평범한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 잘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신혼 집 쇼파를 차지하고 있는 내 모습이 그렇게 밉고 초라하고 작아 보일 수 없었다. 


대체 왜, 


6개월 간 나의 쉴 곳이 되어준 쇼파


조용한 절망 속에 스물아홉은 온다.
-하야마 아마리,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그때 손에 잡힌 책이 하야마 아마리의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였다. 정말 조용한 절망 속에 찾아 온 서른이었다. 인생의 어느 순간에선가 조금씩 빗나가기 시작했던 경로를 가던 길이 무너져 내려서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언제나 잘못되었다 깨닫기에 너무 늦은 시간이 지나고서야 알게된다. 내가 미리 준비하고, 해야만 했던 일들에 대한 후회가 파도처럼 밀려들어와 나를 잡아삼켰다. 그렇게 나는 세상 끝에서 자꾸만 쪼그라 들었다. 그리곤 등골이 오싹했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되는거지? 친구들이 하나둘 시집가고, 경력 3,4년을 쌓아가면서 나름 하나의 성취를 이룬 채 서른을 맞이하고 30대를 살아갈 때.. 내 30대는 어떤 모습인거지..?




나도 빛날 수 있을까,




02. 


그럼에도 내 인생을 놓아버릴 순 없다. 거창한 이유는 없다. 그냥 이대로 끝낼 수는 없으니까. 한 사람이 책이라면, 그 안에 '그냥 뭐, 별 고민없이 평범하게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인생의 벽에 부딪쳐 처참히 부서짐' 이란 문장만 쓰고 갈 순 없으니까. 그건 지금 느끼는 초라함보다 한층 더 비참한 초라함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우주는 간절한 자를 도와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 말을 실험해보고 싶다. 


'정말 하고싶은 걸 해봐, 우주가 도와줄꺼야' '인생은 짧은데 너가 좋아하는 걸 해야지'라는 말이 인생이 아름다운 낭만파인 누군가가 하는 이야긴지. 아니면 정말 간절하다면 서른 인생에도 기적은 이뤄질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 이 글은 제로에서 시작한 서른살이 세상에 정말 기적이 있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드려요.

스스로도 참 부끄러운 모습인지라 이렇게 글을 써야겠다 다짐하고 글을 써내려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그럼에도 이렇게 글을 함께 나누고 싶었던 건, 혼자라면 언제 다시 제로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와 나눈다면, 그 지켜보는 눈길에 힘입어 한 걸음이 두 걸음 되고, 두 걸음이 세 걸음 되며. 언젠가 지금보다 좀 더 나은 모습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램으로 남겨봅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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