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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May 21. 2024

수호자들의 세상에서 사랑하기

누가복음 6장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에게 묻겠다.


어떤 행동이 안식일에 가장 합당하냐?

선을 행하는 것이냐,악을 행하는 것이냐?


사람을 돕는 것이냐,

무력한 상태로 버려두는 것이냐


예수께서 그들을 둘러보시며

각 사람의 눈을 처다 보셨다


그러고는 그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네 손을 내밀어라"


그가 손을 내밀자, 그 손이 새 손과 같이 되었다!

그들은 화가 잔뜩 나서


어떻게 하면 예수께 보복할 수 있을지를

모의하기 시작했다


누가복음 6장_메시지 성경





자신을 '수호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무엇인가를 지키는 사람들


그래서 항상 지키지 못하게 처들어오는

존재들에 대해서 날선 감각으로 경계하고


때론 잠도 자지 못하면서 스스로

파수꾼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


그 수호자들을 만나면 마치 십자군 전쟁에서

이방민족들에게 점령당할까 두려워하는 이들 처럼


어색하고 애매하고 무력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된다


우리 민족을 지켜야하고, 

우리 가족을 지켜야 하고


우리 교회를 지켜야 하고, 

우리 조직을 지켜야 하고.


그러나 대부분의 결과는 그 '수호자'때문에

그 조직은 병들고, 그 민족은 극성맞은 애국주의로 바뀌며


그 교회는 세상속에서 자신들을 거룩하다고 말하며

자신 외의 수 많은 악마들을 탄생시킨다


악마가 된 사람들과 다르게 그들은

자신이 수호자라는 것을 증명하느라


큰 목소리로 기도하며 열정을 다해

다른 사람이 알아듣지 못하는 소리를 지르고


심지어 확신은 없지만 

미래에 대한 예언도하며


자신들을 특별히 선택한 

하나님에 대한 감사를 드린다




수호자들에게 잔인함은 반드시

동반되어야할 폭력의 도구이다


잔인하게 겁을 주거나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폭격을 가하는 것


작은 범위에서는 티격태격 육체의 싸움이겠으나

큰 범주로 보면 국가간의 전쟁이 이와 다르지 않다


성스러운 땅을 지키기 위한 이스라엘의 전쟁이나

거룩한 명분을 지키기 위한 '성전'으로써 민주주의.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것은 진정

무엇이었을까? 아니 무엇이어야 했을까?


그들은 자신들을 만난 사람이 자신들처럼

다른 편의 수호자가 되도록 부축인다


그래야 자신이 하는 '정의로운 전쟁'이

비로소 성립되기 때문이다


아무런 해를 가하지 않는다고 두 손을 들어도

허리춤에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는거 아니냐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그를 쏘거나

방어하지 못하게 만든다


일상에서 소위 자신을 '신앙의 수호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표독스럽고 혹독한 언어로 사람들의 마음을

후펴파서 다시는 '정체성'에 도전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바리새인들은 자신들의 정당성을 인정받고

'하나님의 수호자'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예수님을 어떻게 죽일까 모의하게 된다

예수님이 그렇게 제일 계명이 사랑이라고


노래를 부르고 온갖 언어로 설명을 했지만

그들은 결국 증명하고 말았다


자신들이 지키고 싶은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자신들이 옳았다는 것을 말이다


에수님이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치는 것을

'일'로 규정하고 안식일에 맞지 않는다 생각한 사람들이


요즘으로 치면 어떤 조직에서든 가장 중요한

'미래전략회의'를 예수님을 보자마자


그 중요한 안식일에 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죽일까라는 '실행계획'까지 세우다니


과연 '수호자'들이 맞다는 생각을 한다

'선'을 행하다가 주의력을 상실하면 '위선'이 된다


우리는 수 많은 위선에 사라잡힌다

바리새인처럼 자신이 옳다고, 자신이 정당하다고.


그래서 사랑을 요구하는 겁에 질린 사람들에게

더욱 정당하게 복종을 요구하고 포기를 강요한다


사람들이 포기하거나 항복하면 결국

'거봐! 저들이 얼마나 스스로 나쁜걸 알면 항복해!'


라는 식으로 자신을 증명하기 바쁘다

안식일에도 증명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


바리새인들처럼 자칫하다가 무엇인가를 지킨다는

'수호자'가 되어서 결국 자신들끼리 싸운다




아주 오랜시간이 걸려서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갈 만큼

희미하고 세미한 음성이 들리면


그때서야 겨우 수호자들은 자신들의 어리석음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듬성듬성 깨닫는다


하나님을 더 사랑하고 사랑해서

이렇게 했노라고 외치는 이들에게


하나님은 '당신은 누구요? 내 제자들은

어디에 있든 누구와 만나던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인데


당신들에게는 사랑이란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으니 나를 떠나시요'라고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내 삶에서 '수호자'들을 발라내는 동안에도

벌써 내 안에 '수호자'가 되고 있는 마음을 만난다


그러니 이 영원한 악순환을 벗어나는 길은

더 깊은 용서를 체험하고 하나님께 사랑을 구하며


스스로 비천해지고 연약해져서

손이 오그라들듯 마음이 오그라든 자신에게


하나님의 자비가 임하시도록 기도하고

기다리는 것 밖에는 없다


그럴 때 우리의 기도는 큰소리로 외치는 통성이 아니라

작은 소리로 읊조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용서하실 하나님을 기대하는 것 뿐,

눈물을 감추며 고개를 숙이는 것 뿐이다


그럼 누가 정말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일까?

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사랑은 흘러넘치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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