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시장이 또 한번 충격적인 신차를 내놓았다. 리샹(Li Auto)이 공개한 초대형 SUV ‘L9’는 현대 팰리세이드를 압도하는 크기와 주행거리로 국내 자동차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또 한번 충격적인 신차를 내놓았다. 리샹(Li Auto)이 공개한 초대형 SUV ‘L9’는 현대 팰리세이드를 압도하는 크기와 주행거리로 국내 자동차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리샹 L9의 전장은 5,209mm에 달한다. 현대 팰리세이드(4,995mm)보다 214mm나 긴 압도적인 크기다. 전폭 1,998mm, 전고 1,800mm, 축거 3,105mm로 국내에서 대형 SUV로 통하는 팰리세이드를 완전히 뛰어넘는 수치를 자랑한다.
3열 6인승 구성의 실내 공간은 가히 리무진 수준이다. 특히 2열은 독립형 VIP 시트를 적용해 전동 레그레스트, 통풍·열선·마사지 기능을 모두 갖췄다. 팰리세이드가 3열 공간 확보에 집중한다면, L9은 2열 승객을 위한 최고급 편의성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다.
L9의 진짜 무기는 바로 EREV(증속형 전기차) 시스템이다. 44.5kWh 배터리와 1.5리터 가솔린 엔진을 조합해 1회 충전으로 최대 1,315km를 주행할 수 있다. 순수 전기 주행거리만 215km에 달하며, 엔진이 발전기 역할을 하며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장거리 주행 불안을 완전히 해소했다.
시스템 최고출력은 449마력, 최대토크 63.7kg·m에 달한다. 0→100km/h 가속은 5.3초로 2톤이 넘는 초대형 SUV임에도 준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반면 팰리세이드 디젤 2.2는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로 파워 면에서 확연한 격차를 보인다.
리샹은 2023년 중국 30만 위안(약 5,800만 원) 이상 SUV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했다. L9의 중국 판매가격은 42만 9,800위안(약 8,300만 원)부터 시작한다. 팰리세이드 캘리그래피(4,986만 원)보다 비싸지만, 탑재된 기술과 편의사양을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L9은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15.7인치 중앙 터치스크린, 15.7인치 조수석 엔터테인먼트 스크린, 후석 15.7인치 엔터테인먼트 스크린까지 총 4개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여기에 Nappa 가죽 시트, 21스피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전 좌석 공기청정 시스템, 차량용 냉장고까지 갖춰 럭셔리 세단 못지않은 편의성을 제공한다.
자율주행 보조시스템도 강력하다. 듀얼 NVIDIA Orin-X 칩을 탑재해 고속도로 자율주행은 물론 도심 내비게이션 기반 자율주행(NOA)까지 지원한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수준의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을 리샹은 L9에 모두 담아냈다.
업계 전문가들은 리샹 L9의 등장이 한국 자동차 시장에 경고등을 켰다고 분석한다. 단순히 가격으로 승부하던 과거 중국차와 달리, 이제는 기술력과 품질, 편의성 모든 면에서 한국차를 위협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특히 EREV 방식은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한국 시장에서도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기차의 장점은 살리면서 주행거리 불안은 해소한 절묘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1000km급 주행거리를 제공하는 모델은 아직 없다.
리샹 측은 아직 한국 진출 계획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적극적인 해외 확장 전략을 고려하면, 조만간 국내 소비자들도 L9 같은 중국산 초대형 SUV를 선택지에 넣게 될 가능성이 크다. 팰리세이드로 대표되던 한국형 대형 SUV 시장에 거센 돌풍이 예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