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언어란?
더 많이 ‘증상적’인 것 같아요. 어떤 병에 관한 직접적인 설명이 아닌 그 병의 증상, 열이 나고 기침이 난다는 것처럼 사람이 정확하게 자신이 어디가 아픈지를 모르는 상태를 반영한다는 거죠. 인물들이 무언가에 대해 말하고, 바라고, 생각할 때 그것에 대해 얼마나 알고 할까... 희곡은 그것을 조망할 수 있게 해줘요. 그런 아이러니? 그 사람이 모른 채 말하고 있는 것. 저걸 원하고 있지 않은데 원한다고 말하는 상황. 그러니까 희곡의 언어라고 하는 건 잘 모르는 채 안다고 생각하는 말들, 혹은 헤매는 말들, 중언부언하는 말들 같아요. 그래서 점점 더 희곡 쓰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거고요. 스스로 원하거나 이해하는 게 분명하면 그걸 말하면 되지만 사람은 그렇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자꾸 불통의 상태가 생기는 것이고요.
- 작가 동이향, 월간 한국연극 2013년 7월호 인터뷰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