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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율 Mar 17. 2024

다 맞는데 하나도 안 맞다.

좀 너무하다 싶다, 요즘 육아.

아이의 발달을 이해하고 충분히 교감하고 도우라는 이야기, 엄마 자신을 소중히 하고 자기 계발을 멈추지 말라는 이야기. 다 맞는말인데 하나도 안 맞다. 다 따르기 어려운 걸 넘어 불가능하다. 모든 육아 지식과 안내와 조언들이 머릿속에서 불협화음을 내며 현재에 집중하는 걸 되려 방해한다.

다들 저마다 맞는 말을 하고 있지만 내 상황에는 안 맞다. 거의 종일 아이와 단둘이 있는 나와 같은 이들에게는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면서 나도 챙기려는 노력이 되려 어렵고 부대낀다. 아이밥 챙기며 내 밥 제대로 챙겨 먹는 것도 안 쉬운데 엄마표 놀이 육아에 책육아까지 하면서 꿈꾸는 엄마까지 되라니. 좀 너무하다 싶다, 요즘 육아.

불안과 두려움만 걷어내면 이와 함께 있는 건 쉽다. 문화센터를 줄이고 없애겠다고 마음먹으니 마음이 정말 편해졌다. 1시간 동안 뒹굴다 자도 다급하지 않다. 집에서 충분히 재우니 미안하고 안쓰럽던 마음이 개었다. 하루 한 끼라도 바로 만들어 먹이고 간식도 챙길 수 있다. 집안일을 미리 해서 저녁 시간을 벌 수 있다. 아이를 내리고 올리느라 들었던 힘을 덜 써서 사타구니와 허리 통증이 덜하다. 아이와 나의 리듬대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불안함에 닥치는 대로 손에 잡히는 대로 육아서를 읽던 시간을 지나 이제는 계획적으로 깊이 읽고 실천하는 독서를 하려 한다. 내게 맞는 육아법을 깊이 공부하고 무엇보다 실천하고 싶다. 생에 가장 중요한 순간들에 너무 몰라서 남들 하는 대로 템육아를 해왔던 1년의 시간들이 미안해졌다. 더 미안함이 쌓이기 전에, 바꿔야 한다, 환경. 세워야 한다, 육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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