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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uka Azusa Sep 14. 2019

폭풍우가 치는 밤에 #2-01

Chapter 2. 미녀는 미녀를 알아보고 바보는 바보를 알아본다

  "맞선이요?"
  "응. 맞선."
  "무슨 개 풀 뜯어 쳐먹다가 토하는 소리예요."
  "야이, 너는 진짜 말을 무슨 그따구로... 팀장님이 주선 한 거니까 가보기나 해 봐."
  "안 가요. 안 간다구요."
  "야, 아직 예쁘고 팔팔하고 그럴 때 연애하고 그러는거야!"
  "귀찮다구요... 저 결혼도 안 할건데 왜 자꾸 그러세요."
  "연애는 필수고 결혼은 선택이라는데 그냥 소개팅이다, 하고 가 봐라. 응?"

  고 형사의 말에 길영이 머리를 싸매었다. 아무리 공소권이 사라졌다지만 피해자들을 찾아 시신을 인계하는 업무와 함께 그들이 재배 중이던 마약의 폐기와 더불어 유통 경로를 소탕하느라 정신이 없는 와중에 이상한 소리나 하니 그럴만도 했다. 고 형사를 길영이 한심하다는 눈으로 보자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그가 길영에게 질 수 없다는 듯 다시 고개를 번쩍 들었다. 무슨 이유인지 꼭 길영이어야 한다며 팀장이 달달달 볶아놓아 만신창이로 프라이팬에서 굴려진 콩 같은 꼴이 된 제 멘탈을 떠올리며 길영에게 딜을 걸었다.

  "이번에 터진 사건들. 내가 서류정리 다 할게. 너 현장 찾고 피해자분들 괜찮나 확인하는 건 좋아해도 서류 정리는 싫잖아 그렇지? 내 말이 맞지? 게다가 만나러 가는 당일은 풀 오프로 빼준대, 팀장님이. 나 좀 살려 줘, 너도 알잖아 매번 팀장님이 네 일로 나를 푹푹 쪼는 거. 너도 솔직히 이제는 좀 내 생각 좀 하자, 응?"
  "아, 알았어요. 알았어. 나 믿..."
  "안 믿어. 안 믿어. 나 믿지요 선배, 내가 그 말에 몇 번을 띵하게 넘어간 줄 알아? 어어어! 내가 비만 오면 아직도 배가 욱신욱신 쑤셔요... 눈에 들어가도 안 아픈 딸내미랑 마누라가,"
  "아아아아, 갈게요 간다니까. 진짜 갈게요, 고 선배."

  틈만 나면 그 때 박홍주의 수하에게 배를 찔린 일로 엄살 아닌 엄살을 피우니 길영이 결국 또 지고야 말았다. 배만 찔렸을까. 배만 찔렸으면 덜 억울하지, 무려 박일도가 부리는 하급령에게 빙의까지 당하고 생사를 넘나들다가 겨우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고봉상 형사다. 비록 믿을 수 없는 일이고 그 기억은 희미하겠지만. 길영은 그 탓에 사고가 터진 다음부터 예전보다 더 고 형사의 말을 순하게 들었고, 밀어붙일까 하다가도 그의 사정을 낱낱이 다 알기에 고 형사가 난처해지는 일은 최대한 피하려 노력하기 시작했다. 가장이라 남은 식구들 건사하랴, 자라는 딸아이 학비를 대면서도 아이가 대학에 갈 때 조금이라도 부담을 덜겠다고 적금을 또 새로 들었다며 담배와 커피도 어떻게든 줄이려는 그의 모습에 홀어머니께서 외벌이로 저를 번듯이 키우려 노력했던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팀장이 범인이겠지. 그냥 팀장에게 담판을 지을까, 하다가도 그냥 선이라도 한 번 보고 안 좋은 말이라도 퍼져버리면 두 번 다시는 쪼는 일이 없지 않을까. 나름 형사과에서는 그래도 짬밥으로 구른 길영의 눈치는 또 이럴 때 기가 막히게 발휘되기 시작했다. 어차피 뭐 누가 나 같은 말린 육포 같은 인간을 신경이나 쓰겠어? 하던 길영은 미래의 자신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고 지난 사건 때 마구 잡이로 잘려나가 어깨너비까지 시원하게 다듬은 단발머리를 벅벅 긁었다. 화평은 제 머리는 개털로 두고서 누나의 예쁜 머리가 잘렸다고 아깝다고 난리를 피우다 언제나처럼 등짝을 맞았고 윤은 관리도 안 하는 긴 머리 매번 아침마다 감는다고 아주 고생인데 잘 잘랐다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오랜만에 시원하게도 등짝을 까이고 말았다.

  그렇게 주말에 잡힌 맞선 약속 탓에 대충 흰 블라우스에 청바지를 입고 나왔다가 고 형사에게 아기 고양이 잡히듯 뒷덜미가 잡힌 길영은 교통과 막내와 여성청소년과 막내에게 붙들려 신부화장 수준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미용실로 끌고 가면 뭐하러 돈을 쓰냐며 끌려가지도 않을 황소같은 길영을 알기에 저지른 짓이다. 길영은 생각보다 작고 연약한 것들에게 약했다. 대놓고 예뻐 죽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져주고 가는 앞에 돌부리는 없나 따라붙는 뭔가는 없나 봐 주는 그런 마음 씀씀이 있다는 이야기다. 고로 길영에게 이 방법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아는 고 형사가 저지른 사건에 길영은 차마 선배가 부른다고 뽈뽈 나왔을 막내들에게 화를 내지 못하고 몸을 맡기기로 했다. 그래 어휴, 막내들아. 너희들이 무슨 죄니. 막내가 죄지.

  누가 머리를 만져주면 잠이 그렇게나 솔솔 온다고 그랬다. 길영이 잘 자다가 눈을 반짝 뜨자 아이라인을 그리니 마스카라를 하니 한바탕 난리를 피우고서야 길영은 해방되었다. 눈은 무겁고 피부는 답답해서 짜증이 확 올라오려는데 거기서 끝이 났으면 다행인데 옷이 남아있었다. 그나마 옷 주인과 키 차이가 덜 나는지라 미니스커트에서 마무리가 되었는데 이것이 생각보다 불편하여 짜증이 나는 길영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오늘의 주인공께서 미니스커트를 입은 사실을 망각하고 다리를 쩍쩍 벌리니 다시 청바지를 입혀야 하나 하고 고민하는 후배들이었지만 그렇다기에는 길영의 다리가 예쁘고 비율이 예술이었다. 제가 얼굴을 구기고 있으니 말은 못 해도 눈을 반짝이며 쳐다보는 후배들이 귀여워 피식 웃으며 양 손을 들어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 주자 좋다고 폴짝폴짝 매달리는 똥강아지들의 정성을 생각해서라도 입고 나갔다 와야겠다 싶었다. 금방 다시 돌려주게 될 옷이지만 뭐 어떤가.


.. . .. . .. . .. .
  매일 서 앞의 대형 라지 커피만 들이붓듯이 마시던 길영에게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 카페는 처음이었다. 상용시에 이런 곳이 있었던가. 맛있는 커피를 먹을 생각에 그건 좀 낫네, 하던 길영의 앞에 기다란 다리가 나타났다. 인사는 그래도 예의 바르게 해야겠지, 하고 마시던 물컵을 내리려는 길영의 앞에 나타난 남자의 얼굴을 본 그녀는 마시던 냉수를 시원하게 뿜을 뻔 했다. 분명 어제까지 보고 온 어리버리한 신부놈이 왜 여기에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어진 길영이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보자 그도 놀란 모양인지 조금은 착잡하다는 표정으로 길영을 마주 보았다. 길영의 입에서 제가 익히 알고 있는 그 이름이 나오려는 순간.



  "처음 뵙겠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특수수사과 2팀 소속 김재명이라고 합니다."
  "아, 네... 저는 상용경찰서......"
  "형사과 강력계 2팀 강길영 형사님. 맞으시지요?"

  잠시 길영이 그 목소리를 듣고 할 말을 잃었다. 목소리까지 똑같아. 뭐지. 장난치는건가, 다들 짜고 치는 고스톱인가, 하려는 순간 재명이 주문을 받으러 온 직원을 향해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하려 고개를 돌렸고 그의 짧은 머리 아래에 드러난 긴 흉터에 길영은 제가 생각하던 어리버리한 신부놈의 동생과 눈 앞의 사람이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의 특수수사과라니. 그것도 특수수사과 2팀이면 원래는 그 유명한 지능범죄수사팀이다. 팀장이 왜 그렇게 난리를 피워가며 고 형사를 쪼았는지 이제서야 알게 된 길영은 머리 아프다는 표정으로 잘 세팅된 머리채를 부여잡았다. 뭐가 잘못 꼬여서 팀장도 똥줄이 탔을테고 그 타가는 똥줄을 냅다 부하들에게 던졌겠지. 분위기 좋은 카페를 잡아 만나자마자 좌절스러운 표정을 짓는 미녀를 보는 재명의 표정도 그렇게 썩 좋지는 않았다. 그도 설마 그녀를 만나는 자리가 이런 자리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해서였다.

  "제가 뵙자고 한 이유는 이런 건 아니었는데. 아마 중간에 무언가 전달이 잘못 되었나 봅니다. 일단 주문이라도 하고 시작할까요? 여기 일하시는 분들에게 실례니까요."
  "저는 그럼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얼음 꽉 채워서 샷 둘 추가요."

  누가 봐도 저 지금 매우 속이 탑니다, 라는 길영의 주문에 재명의 표정도 어쩔 줄 모르는 애매함을 띄었다. 사복을 입고 만난 길영의 모습으로 보아하니 평소에는 예쁘게 하고 다니는 모양인지 오늘은 아주 반짝반짝 하다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였다. 그냥 스쳐 지나가면서 맨얼굴을 보았을 때도 예쁘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는데. 위장 수사할 때 만큼은 모델 뺨치지만 정작 평소에는 편한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제 팀원을 떠올린 재명은 뭐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 하는 생각에 눈을 내렸다가 시선에 걸린 아슬아슬한 스커트와 늘씬한 다리의 쩍벌 콜라보에 머쓱해져 시선을 창 밖으로 돌렸지만 지금 앉은 테이블 바로 옆으로 뻥하니 뚫린 전면 유리에 미간을 팍 찌푸리며 자신의 재킷을 길영에게 건넸다.

  "이거라도 덮고 계세요."
  "......아. 평소에 입을 일이 없다보니 치마를 입어 버릇 안 해서요. 감사합니다."

  내밀어진 재킷을 1초간 바라보다 재명의 시선에 걸린 뻥 뚫린 통유리를 본 길영이 더는 사앙하지 않고 무릎에 재킷을 덮었다. 평소에 입지 않는 옷에 맨 정신으로는 절대 안 왔을 고급 앤티크 카페에서 꾹꾹 짜증을 삼키던 길영이 내내 눈을 맞추지 않고 초조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자 재명이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다.

  "일단 제가 강 형사님을 모시게 된 이유는 다른 이유가 아니라 스카웃 때문이고요."
  "스카웃, 이요?"
  "예. 지금 새로 수사하는 사건이 있어서 그 것 때문에 팀장님께 강길영 형사님 지나가실 때 괜찮으신 분이시네요, 하고 운을 띄워 봤었습니다. 이렇게 멋들어진 자리까지 만들어질 줄은 몰랐습니다만."
  "아악, 누가 이걸 맞선이라고 해서 이렇게 만든거야!"

  재명의 말에 길영이 아이씨, 라는 반응을 보이자 그도 설마 그런 말까지 오고 갔었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 한지라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이라도 쥐구멍을 뚫고 들어갈 듯 한 길영의 새빨개진 사과같은 얼굴이 제 취향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상용시로 이어지는 해로를 쓰는 러시아 마약 카르텔을 잡으러 특수수사팀 팀장의 자격으로 온 것이지 연애나 소개팅을 하려고 이 곳으로 온 것이 아니다.

  "지금 SU케미칼이 러시아와 거래하는 장부가 수상해서 저희가 온 것은 아십니까?"
  "SU케미칼이면 한참 석유랑 액화가스 수입으로 수입을 올리고 있잖아요."

  길영이 일 이야기에 바로 자세를 바꾸었다. 꼿꼿하게 바로 선 얇은 허리가 시폰 소재의 블라우스를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는 걸 아는걸까. 방금까지의 쩍벌 다리를 봐서는 그럴리가 없을 것이다. 재명이 살짝 풀려버린 표정으로 피식 웃자 길영은 이 사람이 왜 이러나, 하는 표정으로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처음에는 그럴 생각이 아니었지만 일이 다 끝나면 이 맞선 아닌 맞선을 빌미로 데이트 신청이나 해 볼까 하던 재명이 정신을 다잡고 말을 이어나가자 길영이 한참을 고개를 끄덕이더니 샷을 추가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원하게 한 숨에 들이마시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재명이 반 쯤 마시던 레모네이드를 내려놓고 일어난 길영을 보다가 지금 당장 서로 가자는 그녀의 말에 그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재명에게 재킷을 돌려주고 시원시원하게 걸어나간 길영이 계산까지 하더니 가벼운 발걸음으로 서로 향하며 생기가 도는 것을 본 재명이 그렇게 좋아요? 하고 묻자 그녀는 어휴, 갑갑해서 죽는 줄 알았어요! 하고 후련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폈다. 햇살 좋은 봄 날, 길영의 첫 맞선은 시원하고 행복하게 파토가 났다.

  나간지 1시간도 안 되어 서로 돌아온 꽃단장 미녀 길영과 그 옆에 동행한 재명의 모습에 질겁을 한 강력계 2팀 식구들은 경악을 금치 못 했고 길영이 바로 옷을 갈아입으러 라커룸으로 들어가더니 다시 평소 같은 차림으로 나온 것에 모두가 그녀에게 슬금슬금 눈치를 주자 길영도 눈빛으로 왜 뭐 왜!!! 라는 안광을 마구 쏘았다. 저 일할거예요! 오호라 통재라. 오늘 길영의 꽃단장을 맡은 아가 막내들도 아이구야 하는 표정으로 이마를 짚었다. 비번보다 좋은 것은 나쁜 놈 체포하기. 그 김에 흠씬나게 나쁜 놈 두들기기가 좌우명인 길영을 그 누가 막을쏘냐. 팀장부터 고 형사까지 팀원들의 속쓰림은 나 몰라라 하고서 신이 나서는 온갖 서류를 이 잡듯이 뒤지면서 찾아 헤집다가 화장이 살짝 번졌지만 그것도 또 제 눈에 든 사람이 그러면 예쁜 법이다. 스스로에게 콩깍지가 끼였나 싶어진 재명이었지만 굳이 말은 안 하기로 했다.

  가깝든, 멀든 언젠가 저는 상용시를 떠날 것이고 그러면 다시 보기 힘든 인연이니 때가 되어 떠나야 하는 순간에도 길영이 눈에 밟히면 그 때 말을 해도 늦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기에.



 .. . .. . .. . .. .
  그래도 이만하면 이 사람 저 사람 속 안 뒤집고 오늘 일이 잘 끝난것이라는 생각이 든 길영이 편의점에 들렀다. 사실은 재명을 제외한 이 사람 저 사람 속을 다 뒤집었다는 사실을 저만 모르는 길영은 콧노래를 부르며 냉장고 앞 팝업에 [4캔에 만 원]이라는 이벤트를 보자마자 환한 얼굴로 드라이 블랙을 냉큼 집어들었다. 가벼운 맥주 두 캔에 묵직한 맥주 두 캔을 밸런스 좋게 담은 그녀가 행복에 겨운 표정으로 간식과 함께 마른 안주를 집어들었다. 야무지게 통신사 할인도 받고 빵빵해진 봉지를 들고 들어가는 길에 가로등이 오늘따라 이상했다. 파지직, 하고 꺼지는 가로등을 보던 길영은 예전 일이 생각나 미간이 좁혀졌다.

  화평이 괜찮다고 말을 하면서도 그 마음 한 구석에 차마 씻지 못하는 불안을 알고 있다. 그 불안은 종이 위를 넘나드는 먹처럼 길영에게도 옮아왔지만 길영은 적어도 언제나 아닌 척, 괜찮다는 것 처럼 의연하게 서 있어야 했다. 화평을 구하러 같이 물에 잠겼던 윤이 한 번 무너진 적이 있었기에 더욱 더 그러했다. 바다바람 잘 날 없는 절벽 위의 해송이 그렇듯 저는 두 동생들의 굳건한 마지막 보루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런 날 둘을 보고 앞에서 같이 술을 까야하는데, 하는 순간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 예뻐요?"

  술 취한 아가씨인가. 요즘같이 황사가 심한 계절에 까만 마스크까지 아무지게 쓰고 있는 것이 귀여웠고 속눈썹이 긴 커다란 눈을 깜박이는 것도 그랬다. 목소리는 금쟁반에 옥구슬이 굴러가는 것 같았고 버건디 색의 긴 트렌치 코트를 예쁘게 매듭을 묶어 입은 매무새나 흰 피부의 늘씬한 다리며 예쁘게 맞춰 신은 빨간 하이힐까지 기가 막혔다. 게다가 오늘의 길영은 기분도 매우 좋았던지라 어린 아가씨의 귀여운 주사는 애교로 받아 줄 수 있었다. 시간도 늦었으니 민중의 지팡이로서의 의무를 발휘하야 길을 잃은 귀여운 이 어린 양을 어서 집으로 데려다 줘야 할텐데.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던 것인지 대뜸 나 예쁘냐고 묻는 그 목소리가 문득 서글프게 들린 길영이 성큼성큼 다가가서 긴 머리를 손으로 슥슥 쓸어주었다.

  "예쁘지, 그럼. 누가 못생겼다고 그랬어?"
  "아, 못 생겼다고는......"
  "눈이 삔 새끼 때문에 속상해서 마시지 말고 술은 신나서 좋은 일로 마셔야 되는거야. 나 같은 그 뭐야. 아 몰라 몰라. 마른 육포같은 언니도 씩씩하게 사는데, 이렇게 예쁜 애가 그러면 쓰나. 이 근처가 집이면 언니가 데려다 줄까? 아니면 언니도 오늘 한 잔 마시려고 맥주 샀는데 요 앞에서 같이 마셔도 되고."

  길영이 손가락으로 강변 공원을 가리키자 커다란 눈을 몇 번 깜박이던 아가씨가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다가 마스크를 벗었다. 유독 옆으로 긴 붉은 색 입술. 아까전의 애달픔보다 조금 다른 감정이 서린 목소리로 다시 한 번 길영에게 말을 건넸다. 입술 아래 가지런한 이가 조금 날카로운 것 같기도 했다.

  "나, 진짜 예쁜 거 맞아요?"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신다는 전설의 도시괴담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저는 도시괴담도 좋아하고 고전 요괴나 도깨비도 다 좋아해요.
아무리 생각해도 무차별 살인마나 사이코패스보다는 귀엽고 사랑스럽지 않습니까!

이 글 쓸 때 3월이었고 저는 다시 여러분 곁으로 돌아왔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지금도 이제 다시 이전을 하고 있습니다 와하하하하하하!!!!

전편인 챕터 1의 경우 작가 페이지 혹은 상단 링크에서 바로 확인가능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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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桃華 明寿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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