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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없는 스타트업 마케터가 인공지능을 만났을 때

1.

나는 마케터다


2.

스타트업 마케터다


3.

우리 회사엔 디자이너가 없다


4.

우리 회사는 인공지능 챗봇 빌더를 만들어 제공한다


5.

초중고 인공지능 교육 플랫폼도 만들어서 서비스하고 있다. 에이아이런이라는 브랜드이다.




6.

이 브랜드에는 캐릭터가 있다. 단비몬이라는 친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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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런 느낌이다. 귀엽다. 만들 때 고민 많이 했고 이모저모고모요모로 잘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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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 만들때도 쓰고, 명함 만들때도 썼다.




7.

챗봇은 프로필 사진이 중요한데. 프로필 사진에도 두루두루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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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콘텐츠 유튜브 썸네일로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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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조금 아쉬움이 생겼다


에이닷이 등장했을때 싹튼 아쉬움은


출처: 에이닷 홈페이지



본디를 보면서 확 커져버렸다


출처: 본디 앱스토어 페이지




에이닷은 '내 손안의 AI친구'와 소통하는 서비스, 본디는 타인과 소통하는 SNS였다. 둘 다 메신저에 기반한다. 인공지능 챗봇 빌더와 무슨 연관이 있냐고?


내가 여기서 느낀 점은 챗봇 프로필 디자인 표준이 3D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같은 브랜드여도, 같은 캐릭터여도 시대에 맞게 톤업을 해주지 않으면 옛날거, 구린거라는 느낌을 전달하게 된다.


하물며 에이아이런을 만나는 아이들은 밀레니얼도 Z도 아닌 알파세대 아닌가.




9.

단비몬을 3D로 너무너무 만들고 싶은데, 내 능력으론 어려웠다.


그러다 달리가 대중화됐다.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이미지 생성 서비스다.


할수..있지..않을까?




10.

우선 당시 하던 프로젝트에 필요한 챗봇 프로필 사진을 몇개 뽑아봤다




???


???????


좋은데?




11.

물론 이렇게 뽑아내는 것이 한 번에 되지는 않았다


디자이너와 소통하는 것보다 머리를 훨씬 많이 썼다


단비몬을 처음 만들 땐 중간중간 확인하고 피드백을 주고 기다리면 됐는데, 내가 직접 인공지능으로 이미지를 뽑을땐 그 작업에 필요한 뇌도 내 것에서 써야 하는 느낌이었다


어쩄거나 비용과 시간, 인력이라는 측면에서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었다




12.

상기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작업에 들어갔다


에이아이런은 총 24개의 챕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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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바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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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뽑아낸 캐릭터를 기반으로 유튜브 썸네일 작업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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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기존 배포된 홍보물 등에는 이미 2D버전 캐릭터가 들어간 것으로 대부분 배포되었기에, 학생들이 수업에서 만나는 콘텐츠 부분까지만 반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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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이리하여 작업을 시작한 목적: 때깔변경에 성공했다




17.

톰 포드 이야기가 생각났다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톰 포드가 하는 일은 직접 옷을 만들고 디자인하고 블라블라 어쩌고가 아니라, 밑의 디자이너들이 가져온 것을 보고 선별하는 일이라고 하였다.


"이건 톰포드 스타일이야. OK"


"이건 톰포드 스타일 아니야. NO"


"이건 톰포드 이름을 걸고 내보낼 수 없어"


같은 일이다




18.

인공지능과 일하는 것은 이런 시대가 오는 것임을, 해당 작업을 하면서 절실히 깨달았다.


나는 순간 우리 브랜드의 톰포드가 되었다.


인공지능에게 일을 시키고, 가져온 결과물을 보고 OK/NO를 판별한 후, 수정사항을 제시하고 새로 나온 산출물에 대해 또다시 결정한다.




19.

뇌를 많이 써야 했다.




20.

처음 단비몬을 만들 때, 디자이너님이 고민해준 부분이 없었다면 달리에 뭐라고 입력해야 할지도 몰랐을 것이다. 좋은 디자인은 컨셉이 있고, 세계관이 있고, 이야기가 있다.


단비몬은 대화를 뱉어내는 물(말)풍선이다. 


설정집도 있다










설정집은 외주제작영상을 만들 때, 혹은 학교수업에 사용할 교재를 만들 때 캐릭터가 들어가는데, 그때 잘못 사용되지 않아야 했기에 (여기서는 단테라고 부르고 저기서는 노랑이라고 부르면... 그말싫) 소통을 목적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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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한번 만들어서 이렇게 두루두루 잘 쓸 수 있었던 것은, 디자인 전문가의 캐릭터 조형능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기반이 단단했기에 3D 컨버팅을 쉽게 할 수 있었다.


단비몬의 형태가 풍선이었기에 비교적 자유롭게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었던 것은 덤.




20.

그럼 이제 디자이너는 필요없을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내 작업의 한계는 명확하다.


디자인 툴을 조금 다룰 줄은 알지만, 해당 결과물을 기반으로 원하는만큼 자유자재로 디자인하여 쓰지 못한다.


다만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혼자서는 엄두도 못 내던 작업을 말도 못하는 시간과 에너지비용으로 마칠 수 있었을 뿐이다.




21.

학생용 말고, 기업용인 단비AI 챗봇직원 파브르에도 적용했다


danbee.ai


파브로 또한 캐릭터 설정 기반이 있었다


danbee.ai
danbee.ai
danbee.ai



플랫폼에 적용하기 전

danbee.ai


3D 파브르 적용




22.

더 적용하려다 멈춰놓은 것들



danbee.ai




단비 캐릭터를



이중에 하나로 바꿔서 걸어볼까 했는데... 확신이 없어서 멈췄다.



그외

danbee.ai



단비에서 제공하는 웹 채팅창, 프로그(개구리)와 (토드)도 만들어보았다






23.

즐겁게 했던 작업은, 좋은 기억으로 남겨서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


사실 이 글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디자이너 없는

스타트업 마케터가

인공지능을 만났을 때


혼자서는 상상도 못하던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그런 간단한 얘기다.




24.

나는 인공지능 활용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질 미래에 운 좋게 인공지능 회사를 다니고 있었고


그래서 이런 작업들을 시도해볼 수 있었고, 적용해보자고 말할 수 있었고, 적용하자고 하는 컨펌자들과 일할 수 있었다.


즐거운 기억이다.




25.

그래서 남기는 기록이다.


즐거웠다고 말하고 싶어서.




26.

어떤 나라가 좋은 나라인지 알아보려면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까?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 물어보려면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까?




가장 높은 사람들? 아니다.


구조적으로 가장 밑에 있는 사람들


나라의 어린이들, 가난한 사람들, 아픈 사람들, 노인들이 이 나라는 살기 좋은 나라에요. 했을때 진짜 좋은 나라다.


회사의 신입사원, 가장 어린 직원, 가장 직급이 낮은 직원, 가장 연차가 낮은 직원이 우리 회사 좋은 회사에요. 할때 진짜 좋은 회사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 회사는 좋은 회사다.


더 잘됐으면 좋겠다.


회사도. 나도.


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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