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스타트업 문화가 대기업에 역수출된 이유

- 반말, 상호존칭, 영어네임 쓰는건 껍데기. 속살을 보자.

위키백과 목차순서의 의미








직원수 or 매출 규모가 작으면 스타트업인가? no

:규모로 정의하는 단어는 따로 있다. [소기업, 소상공인]





IT기술로 혁신을 일궈내면 스타트업인가? no

: 대기업, 공기업, 심지어 공공기관도 IT도입으로 인한 혁신을 도모한다.


수많은 사기업, 

그리고 '자칭' 스타트업이지만


시장 문제 해결과 사업기회 창출을 위해

IT건 뭐건 기술혁신을 일궈내

가치를 만들어 수익을 내는 것과는

거리가 먼 

이름만 스타트업이 천지 빼까리다.





도전정신, 창의성이 스타트업의 본질인가? no

: 기업의 본질이다.


도전정신 없고 창의성 zero여도

재벌급 라면 브랜드에 젓가락만 납품하는 기업도 있지 않느냐?

할 수 있지만 


그건 사실상 '공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

기업(Enterprise)이라고 부르긴 좀..





창업자와 초기 멤버 평균연령이 젊으면 스타트업인가? no

: old한 사업모델을 old한 방식으로 

나이만 젊은 사람들이 얼마든지 운영할 수 있다.





사업체의 설립연차가 7년차를 넘기 전이면 스타트업인가? no

: 이건 행정상의 기준일 뿐.










스타트업의 본질은 수평적 문화라고 본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 이전에

수평적 문화가 뭔지부터 정리하자.





1. 전통적 직급 체계를 없애면 수평적 문화인가?

: 사원-주임-대리-과장-차장-부장-이사-상무-전무-부사장-사장-부회장-회장


헥헥..


이거 다 없애고 책임, 매니저 / 팀장으로 이원화 하는 등의 목적은

수평적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수단적 장치일 뿐이다.

이 자체가 수평적 문화를 담보하진 않는다.





2. 직급으로 호칭하지 않고 ㅇㅇ님이라고 부르거나, 영어 이름으로 부르면 수평적 문화인가?

: 마찬가지. 수단-장치일 뿐.


수평적 문화라는 '물'을 담기 위해 적합한 컵을 기업마다 이렇게 저렇게 마련하는 것이다.


안에 담긴 건 폭탄주일 수도 있음...





3. 그렇다면, 수평적 문화란 무엇인가?

: 다른 무엇보다도, '말'의 권력 타파다.


말은 권력이다.


말을 독점할 수 있는 권한 = 권력이다.

상대의 말을 끊을 수 있는 힘 = 권력이다.


무례함과는 다르다.

무례함은 태도다.


상대에게 무례하다는 인상을 주지 않는 태도로

말을 독점할 수 있는 것

= 수직적 문화


직급체계 구조가 어쨌건

호칭을 어떻게 하건

그건 껍데기고


본질은 

앞에 선 사람이 누구일지라도

구성원 하나하나가 

자기 생각을 기탄없이 말할 수 있는 상태


이게 수평적 문화의 본질이다.


-


배려와 눈치는 다르다.

상대를 배려해서 둥글게 말하는 것과

눈치보느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는 것은 다르다.


대부분의 사람은

직급에 눌린다.

호칭에 눌린다.


그래서 눈치보느라

'다른 관점'의 생각을 말하지 못한다.


절벽으로 가고 있는걸

아직 죽진 않았다고 말해야 하는 분위기는

비용 관점에서 보면 낭비이자 소모이며

결국 손해로 돌아온다.


-


기싸움, 정치질, 친목질

일에 감정이 들어가면서 피곤해지는 악순환도


여기서 나온다.


직급으로 부르지 않고 

이름 뒤에 님짜 붙여 부르지 않아도


높으신 분이 말하는 걸 듣고만 있어야 하는게 아니라

직급상 가장 낮으신 분의 의견도 낼 수 있는 분위기라면


수평적 문화를 갖고 있는 것.

'스타트업'스럽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그럼 왜?

왜 수평적 문화 하는가?

효과적이니까. 무엇에? 이익 창출에.


하나 정리하고 가자면

수평적 문화 = 민주주의적 의사결정은 아니다.


결정은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한다.


다만 결정의 과정에 이를 때

가장 좋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생각의 깊이를 깊게 파고, 

폭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관점으로 들여다보려면


수직적 구조에서 나오는 

필연적 한계가 있다.


세종대왕이 아무리 슈퍼천재라도

혼자 결론내는게 아니라

신하들간에 격렬한 토론을 시킨 이유기도 하다.


다 듣고, 결정은 세종이 한다.

대신들끼리 투표 안했다.


논의는 수평적, 결정은 수직적

이 두 문장은 모순되지 않는다.


결정을 수직적으로 하는 기업은 개판된다.

직급은 그래서 있는 거다.


-


다시 돌아가서

수평적 문화를 하는 이유

그게 스타트업의 본질인 이유는

한마디로 그게 가장 효과적이어서이다.


무엇에 효과적인가?

혁신, 창의, 도전


이렇게 '스타트업' 하면 머리속에 떠오르는

연관 검색어들.


-


기술도 수단이다.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혹은 없는 시장을 만들어내기 위해

접목하게 되는 IT기술은 수단,

혹은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직무'능력'이다.


VC가 활성화되고 고도화된 오늘날.

대부분의 경우

스타트업은 아이디어로 평가받는다.


투자할 가치가 있는가?

수단은, 능력은 사면 된다.


-


같은 산업군에서

같은 BM을

그동안 해오던 대로

젊은 사람들이 한다.


이걸 스타트업이라고 말하며

투자해달라고 하면

대부분 거절당할 것이다.


이건 그냥 생물학적으로 젊은 회사.


다르게 풀어내려면

혁신을, 변화를 만들어내는 도전을 하려면

생각의 힘이 중요하다.


회사라는 조직 구성원 하나하나의

다른 관점, 다른 생각, 아이디어는

기업의 무형 자산이다.


끄집어내서 사용하고 있는 기업이 있고

끄집어내지 못하는 기업이 있고

끄집어낼 생각이 없는 기업이 있다.


그것을 최대한 끄집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그래서 대표가 머리짜내서 좋은 의사결정하는게 아니라

사람들 머리 쥐나도록 짜내서 겨우겨우 해내는게 아니라


샘솟듯 퐁퐁 올라오는 것들 중 옥석을 가리고

눈덩이 굴릴듯 굴려서 발전시키는 구조가 되도록

기업 규모에 따라

대표가 없어도, 바뀌어도 돌아갈 수 있도록


그런 환경을 조성하는 것.

기업의 미래를 만들어낼 씨를 뿌리는 일이다.


캐시카우 사업이 산업군 자체 이슈로 인해 망가졌을 때

그때 신사업 구상하려고 회의한다고

좋은것 나오는 경우를 나는 아직 못봤다.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한

스타트업 문화가 효과적인게 아니라면?


이미 시장을 지배하는 괴수들인 대기업들이 

수평적 문화 정착을 위한

변화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번 또 강조하고 싶은데

여기서도 규모의 문제는 아니다


대기업이건, 중견이건 중소건

기업은 끊임없이 변화해 시대에 맞춰야 하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은 조직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집단은 


각자 형편과 사정에 맞춰

어떻게든 도입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굳어버리니까.

당장은 괜찮아보일지 몰라도

어느 순간 멸종할테니까.


이런 맥락에서

블랙기업, 좋소기업이라고 불리우는 회사는

다른 것보다도

'말이 안통한다' 공통점을 말할 수 있겠다.


돈은 경제의 혈액이고

말은 기업의 혈액이다.






유한회사로 사업하다가

매각할 거 아니면

그러니까, 영속적인 기업이 세워지려면

이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왜냐하면

언로가 막히면 참지 못하는 세대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부터 시작했고

Z세대도 사회에 진출했다.


참지 못한다.

견디지 못한다.


비효율적으로 굴러가는걸

개선할 생각도 없고

개선할 방안을 말할 언로도 없는 조직을

견디지 못한다.


(규모가 문제가 아님을 다시 강조하며)


대기업이건 공무원이건

그만두는 비율.

(다른 여러 요인도 있겠으나)

이전 세대와 다르다.


-


잘 다니는 사람들도 많다

그게 문제가 되지 않는 사람들은 괜찮다.

성격, 성향상 그럴 수도 있고


혹은 (대부분 생계적인 이유로

참아야만 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회사라는 조직의

인재구성비를 생각해보자


빈익빈 부익부

선순환과 악순환은

여기서도 일어난다.


높으신 분의 독단과 말의 독점으로 인해 굳어가는 조직에는 

창의, 혁신, 도전과 거리가 먼 사람들만 남을 확률이 높다.


수평적 문화를 통해

기업규모와 관계없이 스타트업의 본질인

수평적 문화를 추구하는 기업일수록

창의, 혁신, 도전적인 사고가 넘실대는 

조직 구성원이 모일 확률이 높다.


-


모든 것이 자동화되는 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생각하는 힘.

창의력.


진부하게 느껴지는 이 말이 

가장 중요해지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수평적 문화가 대두되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는 조직의 CPU를

최적화하는 작업인 것이다.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애플이나 AMD에서 칩 발표할때 

병렬 연결해서 어쩌고 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사고력을

최대한 병렬 연결해서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연산결과를 도출해내는 것.


수평적 문화를 위한 수평적 문화가 아닌

기업의 본질

Enterprize를 잘 해낼 수 있도록 하는 것.


스타트업 문화가

전세계 수위를 다투는 대기업들에 역수출 된 이유이고

그걸 잘 못해낸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추락하는 것이

보이는 이유이다.


막내가 40대인 조직들이 생겨나는 이유이다.


관료화된 조직은 죽는다.

화석이 되버리고 만다.


-


내가 생각하는 좋은 회사는


배려하되 눈치보지 않으며

존중을 담아, 무례하지 않게

언제든지 

새로운 생각을 말할 수 있는 회사다.


경영

사람을 모아서

1+1+1=3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1 셋을 모아뒀더니

계수가 뭐가 됐건

1.2가 됐건 2가 됐건

곱하기를 만들어내는 것.


그래서 3.6도 만들어내고

6도 만들어내는 것.


이게 경영자의 책무고

축구는 감독놀음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라고 본다.


-


수평적 문화는

수평을 위한 수평이 아니라

곱하기를 만들어내기 위한

효과적인 경영수단인 것이다.


스타트업의 본질

= 기업의 본질


둘은 같은 거니까.

그래서 수출됨.


오늘의 생각정리 끝.


매거진의 이전글 '브랜드'의 0차원부터 4차원까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