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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riblues Mar 27. 2019

낮맥은 술이 아니야

커먼키친

스트레스를 띵 받는 날이면 sour한 맥주나 홀짝거리면서 노래나 듣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한데, 회사 건물 지하에 있는 커먼키친이 나에게는 그런 작은 위안을 주는 곳이다. 매일매일 출근도장을 찍는 빠돌이는 못되지만 오랜만에 가도 익숙하고 정다운 분위기를 주는 아지트 같은 곳이라고나 할까?


커먼키친이 좋은 이유 몇 가지를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자면,

무엇보다 보석 같은 BGM이 좋다. 매번 갈 때마다 내가 몰랐던 좋은 노래들이 흘러나온다. 나는 그럴 때마다 자동반사적으로 멜론앱을 열고 음악 검색을 한다. 이렇게 한곡 한곡 노래를 수집하다 보면 평일의 고단함을 잊게 해주는 단비 같은 플레이리스트가 완성된다. 마음이 울적한 날에는 사장님의 내공 있는 플레이리스트 중간에 노래 신청도 가능하다. 프런트에 숨겨져 있는 메모지에 반듯반듯한 글씨로 노래 제목을 꾹꾹 써서 카운터에 제출하면 된다. 물론 신청곡이 100% 채택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함정. 다행히 나의 신청곡이 탈락하지 않고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면 기분이 활짝 좋아지면서 맥주 맛이 더 좋아진다는!ㅎㅎㅎ 매주 금요일에는 진짜 뮤지션들의 유료 공연도 열리는 데 유투브에서나 볼 수 있는 NPR의 ‘Tiny desk consert’를 눈 앞에서 라이브로 즐길 수 있다.


두 번째 기본적으로 키친이다 보니까 정말 다양한 맥주와 정성이 담긴 안주가 준비되어 있다. 맥주는 취향에 따라 골라 마시면 되고 선택 장애가 있다면 사장님께 여쭤보면 친절하게 추천해 주신다. 기본 안주로는 와사비맛 미니프레첼이 제공된다. (나에게 안주는 별로 중요하지 않기에 구체적으로 소개하기 어렵지만) 몇 가지 추천해보자면 식사류로는 함박과 파스타는 종류별로 맛나고 안주로는 ‘먹태’, '차돌라면', '카수엘라와 바게트' 요게 맛남.


마지막으로 커먼에는 정말 친해지고 싶은 두 분의 사장님과 '꽁치'라는 귀요미 강아지가 있다. 이 패밀리분들의 매력은 직접 대면해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얼마나 멋지신 분들이냐면 한 분의 사장님은 경주가 너무 좋아서 매주 놀러 가시다가 커먼키친 분점을 경주에 오픈하셨다는… 위켄드커먼이라는 가게인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쿨하게 주말에만 오픈한다고 한다. 벚꽃 피는 봄에 천년고도 경주에 놀러 갈 계획이 있다면  꼭 들려보시길!

(아 이렇게 써놓고 보니 론니플래닛 같은 말투네ㅎ)


저기 그럼 오늘 커먼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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