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개 넘는 댓글로 받은 질문 정리!
내 마지막 비행이 11월 4일이었으니.. 지금 약 10일째 비행을 안 가고 집에 있다. 안 가는 게 아니라 지금 못 가고 있다. 비행하다가 다친 곳 치료도 받을 겸 그라운드가 되어 있었는데, 발목에 생긴 결절종이 또 나를 괴롭히고 있다. 나를 좀 보내줘라 회사 선생님들 제발.
아무튼, 비행을 안 하고 집에 있으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다 보니 낮에 혼자서 갖게 되는 시간도 많이 생기게 되었다. 밀린 집안일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책도 보았다. 블로그에 글을 마지막으로 올린 지가 좀 되어서 뒤적거리면서 보다가 내가 처음 조종사 관련되어서 올린 글이 2020년인 것을 보았다. 그 글을 포함해서 조종사 관련되어서 적은 글 5개에 달린 댓글과 내가 단 댓글을 포함하면 100개가 넘어갔다. 대부분 비밀 댓글로 남겨 주시기 때문에 적었던 내용을 적고 또 적는 경우가 있다. 시간이 났으니 오늘은 그 질문들을 모아서 Q&A를 만들어 보았다.
Q&A를 만들기 전에 드리고 싶은 말씀도 있다. 나는 아직 승무원으로 비행을 하고 있고 교육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처음 내가 교육을 시작한 날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교육과정도 많이 지났다. 그래서 그때의 정보가 다를 수도 있다. 그리고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댓글을 남겨주는 것이 아니라 나도 비행이라는 본업을 하면서 시간을 내서 답글을 남겨 준다. 그런데 다짜고짜 인사도 없이 정보만 내놓으라는 식의 댓글에는 답을 달지 않는다. 그런 댓글에 몇 번 답을 달았는데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카더라는 데, 왜 모르냐는 대댓글이 달리는 것을 보고 느꼈다. 무례함에 내 기분까지 망쳐가며 답하면 그게 진정성을 담은 답글이 될까? 차라리 말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많은 도움을 받으실 분이 많을 거라 생각하고 Q&A 진행!
- 유럽에서 0에서 시작해서 airline 입사에 필요한 조건을 갖추는 과정은 이렇다.
PPL(Private Pilot License) - (Night rating) - ATPL exam - IR(instrument Rating) or CPL(Commercial Pilot License) - ME/IR(Multi engien Instrument Rating) - Advanced UPRT - MCC (Multi Crew Cooperation). PPL에서 CPL 사이에 개인적으로 혼자 비행을 하면서 쌓아야 하는 Time building이 약 100시간 정도가 된다. 그리고 교관이랑 함께 한 시간을 포함하면 이 과정을 다 거치고 나면 200-250 시간 정도의 경력이 쌓인다. 이 시간이 달라지는 이유는 개인의 역량이나 그리고 학교, 교관마다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나기도 한다.
유럽에서 보통 이 모든 과정을 다 거치면 1년 반에서 2년이 걸린다. 비행할 수 있는 날씨가 갖추어진 나라의 경우는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내가 비행을 한 체코는 11월 말부터 추워지면 비행을 할 수 있는 날씨가 제한이 많아진다. 그래서 처음 ppl을 시작하는 게 겨울이 되면 몇 달씩 더 걸리는 케이스들도 종종 보았다.
비용의 경우는 어느 학교에서 어떤 과정을 거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것 같다. 나도 어느 순간부터 비용을 계산하는 것을 포기해 버렸지만, 대충 계산을 해 보면 교육비에 거기에 붙는 세금만 계산했을 때 1억 가까이 든 것 같다. 생활비와 그 외의 비용은 또 별도인 건 안 비밀입니다요.
실제로 비행 교육을 들으면서 경험한 것은 비행 교육에는 많은 변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항공유학을 스스로 준비할 때 주변의 기장님, 부기장님들이 말씀해 주셨던 것이 교육 비용의 20% 정도는 추가로 준비를 하고 있어야지 여유가 있다고 했다. 나는 그때는 20프로까지나 굳이 준비를 해야 하나 했지만, 그 말이 맞았다. 날씨, 교관의 스케줄, 시험 감독관의 스케줄, 그리고 예상치 않게 길어진 교육 기간 이 모든 것들이 사실 돈과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었다.
- 적은 돈과 시간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교육 과정을 마쳤을 때 어디에 취직이 가능한지 그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항공사의 경우는 220시간의 경력으로 내부 직원으로서 부서 이동이 가능했기에, 나는 이 기회를 이용해서 면접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준비하는 과정에서 low hours pilot 채용이 열린 회사들의 정보를 공유해 보겠다.
-Scoot , Second officer
-Sinapore airlines , Second officer
-Cathay pacific , second officer
-Hong kong express, second officer
(Cathay pacific과 Hong kong express의 경우는 HK residence permit을 가진 사람에게 priority를 준다.)
-Air Arabia, second officer
-Fly dubai, second officer (required 737 type rating)
-Wizz air cadet level pilot, abu dhabi base
내가 모든 지원자격을 갖추었을 때 채용을 하고 있었던 회사들이었다. 회사들의 채용 조건은 해마다, 같은 해애도 여러 번 달라질 수 있으니 내가 가고 싶은 회사의 채용 페이지는 수시로 확인을 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내가 일하고 싶은 회사의 career 페이지에서 가장 정확하고 빠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 내가 참고한 사이트들을 공유해 보겠다.
-https://www.aviationjobs.me/jobs/
(조종사 이외에도 승무원 관련 채용도 확인할 수 있다.)
-https://betteraviationjobs.com/
- https://www.latestpilotjobs.com/
(여기에는 항공사의 입사 interview preparation이 있다. 채용 준비 때에 나도 패키지를 사서 공부를 했었다.)
- https://pilotcareercenter.com/
( 지역별로 나누어진 채용 정보와 항공사 관련 뉴스, 그리고 월급에 관한 정보도 올라오는 회사가 있다.)
- 주변에서 파일럿이 되고 싶다고 질문을 하는 동료들을 은근 자주 만난다. 그럴 경우에 내가 가장 먼저 권해주는 것은 intro flight을 먼저 해 보라고 한다. 휴가로 가는 곳이나 경비행기를 타 볼 수 있는 곳에 가게 된다면 비행학교에 먼저 연락을 해서 1시간 정도 비행을 타 보기를 권해준다. 보험료를 포함해서 1시간 비행을 하게 되면 30-40만 원 정도 했던 기억이 난다. 교관이 오른쪽 좌석에 타고 나는 왼쪽 좌석에 타서 간단한 설명을 듣고 경비행기 이 착륙을 같이 해 볼 수 있는 경험이다. 적은 돈이 들어가는 교육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하기 전에 내가 비행을 좋아하는지 좋아하지 않는지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내가 비행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러고 나서 교육을 어디에서 받을지 결정을 하려면, 내가 어느 항공사에서 일을 하고 싶은지 결정을 하는 일인 것 같다.
내가 입사하고 싶은 항공사의 지원자격이 어떻게 되는지, 어느 나라의 자격증을 선호하는지, 면장을 전환해야 한 다면 그 과정은 어떠할지, 풀타임으로 교육을 받을지 아니면 파트타임으로 받을지는 그다음 하나씩 생각해 보야할 질문이다.
그다음 위의 두 가지 질문에 어느 정도 답이 나왔다면, 학교 몇 군데를 컨택을 해서 교육비 견적을 받는다.
내가 생각한 예산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곳으로 결정을 하고, 기회가 된 다면 학교를 직접 방문해서 학생들의 피드백도 들어본다.
이 모든 결정을 내리고 난 후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나도 처음에는 마케팅이 잘 되어있고 시설이 적당히 갖춰진 학교에서 시작을 하다가, 비싼 교육비용과 학교가 문을 닫는 바람에 학교를 바꾸었다. 시설은 그 전의 학교보다는 훨씬 낙후가 되었으며 나 혼자서 해결해야 할 일들이 훨씬 많았다. 각 학교에서 그 나름대로 배울 것들이 있었고, 시설이 좋은 학교를 나온다고 해서 모든 학생들이 그에 맞는 좋은 실력을 갖추는 것 같지도 않았다. 결국에는 내가 하기에 달려있다는 것을 학교를 바꾸는 과정에서 느꼈다.
주변에서 들리는 이야기는 엄청 많을 것이다. 이 학교에서는 이런 것들을 해주고, 가격은 어떻게 기숙사 시설은 이렇다고 하더라. 내가 결정을 내리고 시작을 한 순간부터는 고개를 푹 파묻고, 남들이 하는 카터라에 귀 기울이지 말고 내가 선택한 길로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내가 내린 선택 하에서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고 내가 내린 결정에는 후회 없는 결과를 낸다는 마음가짐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