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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꾸미 Apr 21. 2024

반셀프 인테리어 리뷰 8

  오늘은 가구 편이다. 이케아의 장점은 좋은 자재를 대량생산해서 싼값에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수납 레일이 부드럽게 닫히는 블럼이라는 브랜드 자재를 사용한다. 엄청 튼튼하고 좋아서 이케아 전시장에 가면 프라이팬과 냄비등 무거운 짐들이 놓여있는 걸 볼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만져봤을 텐데도 스르륵 잘 닫히는 걸 보면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도어 자재는 PET, 도장 등 다양하게 있다. 도장치고 가격이 싸서 눈에 계속 아른 거리긴 했지만, 대중적으로 무난한 PET가 좀 더 선택지가 많아서 PET로 선택을 했다. 색상이나 패턴이 다양해서 싸움이 날 수도 있다. 나는 밤색, 남편은 화이트로 색상 충돌이 있었다. 때가 잘 타는 화이트가 싫었지만, 남편이 좀 더 주방에 애착을 갖길 바라는 마음에 눈물을 머금고 화이트로 하도록 양보했다. 이케아에 또 좋은 점 중에 하나는 E0를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친환경 합판이라면 보통 E0, 딱히 아무 얘기가 없으면 E1을 쓴다고 하는데, 이케아는 글로벌 브랜드이다 보니 E0는 취급을 안 하고, E0 보다 더 좋은 등급을 SE0(슈퍼 E0)를 사용한다. 아쉬운 건 그만큼 본드를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못을 잘못 넣었다가 뺐다가 했을 때 나무조각들이 좀 많이 빠지는 거 같긴 하다. 그래도 나처럼 냄새에 민감하거나 아이 계획이 있다면 꽤나 괜찮은 선택지인 거 같다.

두 번째 장점은 다양한 구성이 가능하도록 여러 가지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성품으로 만들어도 최대한 많은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선택지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수납장 안쪽 옆면에 구멍이 여러 개가 뚫려 있어 원하는 크기의 수납을 넣을 수 있게 되어있고, 수납장이 넓이는 20, 40, 60, 80cm을 선택할 수 있고, 코너 부분은 물건을 꺼내기 편하게 특이한 레일을 제공하기도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상판은 좀 별로인 거 같다. 이케아 상판은 조금 투박한 편인데, 요즘 lx에서 나오는 상판은 12mm에 얇고 다양한 패턴과 무늬가 있어서 이케아만으론 조금 아쉬웠다. 다행히 이케아 하부장에 lx 상판을 쓰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는지, 많은 이케아 조립 대행업체들이 있었고, 우리는 대행업체를 이용하게 되었다.

  이케아 셀프와 국내 다른 브랜드 업체에 견적문의를 하면 비슷한 급으로 했을 때 가격이 1.5~2배 정도는 더 받는다. 그만큼 설계도 대신해 주고, 치수도 정확히 계산을 해서 치수에 맞게 적당한 레이아웃을 잡아서 제안을 해주기 때문에 국내 가구 업체에 맡기는 게 리스크 측면으로 보면 꽤나 합리적이긴 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케아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대행업체를 끼면 국내 업체에 맡기는 것과 비슷해질 정도로 꽤나 큰 비용이 들지만, 상판을 다른 브랜드를 쓰는 등 커스텀이 가능하고, 이케아 제품들 중에서 주방이 난이도 최상이라고 들었던 터라, 괜히 우리 같은 초보자가 했다가 고생은 엄청 많이 하고 자재가 망가지진 않을까 염려가 되어 대행을 하게 되었다.

  그 외에 신발장이나 베란다 키 큰 장 은 브래드 없는 사설 업체를 이용했다. 브랜드가 있으나 없으나 크게 차이가 없기도 했고, 원하는 구성이 명확해서 딱히 설계 제안이 필요 없었다.

  이케아를 하도 들락날락거리다 보니 이케아에 원목 책장이 눈에 들어왔서, 거실에 원목 책장을 두게 되었다. 이케아 원목 자재는 꽤나 투박해서 사포질도 하고 스테인도 바르는 작업이 필요했다. 여기저기 바닥에 묻어서 닦는데 고생하고, 옷도 버리는 일이 생겨서 꽤나 며칠을 고생했는데, 하고 나니 거실이 가장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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