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OON Mar 15. 2024

126일차 방콕

126day Bangkok

이번 여행의 목적은 힐링입니다. 그래서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씨엠립 두 달 살이 그리고 방콕 한 달 반살이가 끝이라 다소 재미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이번 저의 쉼 여행에 동참하실 분들은 조금 더 너그러이 여행기를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벌써 4월 말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 나는 8일 후에 한국으로 돌아간다. 지나고 나면 항상 시간은 정말 빨리 가는 것 같다. 나는 잠이 들기 전엔 예민한 편인데 잠이 한번 들고나면 깊게 잠드는 편이라 일어나서 내가 어떻게 잤는지 잘 모른다. 이갈이도 심한 편인데 나와 함께 잠이든 친구들의 증언에 의하면 소리도 굉장히 크다고 하는 걸 보면 깊게 자는 게 분명하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피곤할 일도 없는데 잠을 잘 못 자는 건지 모르겠지만 자고 일어나면 어깨나 팔이나 목이 너무 아프다. 아무래도 몸이 꺾인 상태에서 잠이 깊게 들어서 근육이 뭉친다거나 그런 것 같다. 최근에는 노트북으로 드라마도 많이 보고 그래서 목이 더 뻐근한데 오늘은 더 뭉친 느낌이었다. 매일 한량처럼 지내는데 몸은 피곤한 느낌이랄까? 


씻고 쉬다가 점심은 샌드위치가 먹고 싶어서 밀크티 맛집에 밀크티랑 노슈가 커피 시켜놓고 세븐일레븐 가서 땅콩이랑 샌드위치 사 와서 함께 먹었다. 최근 나의 가장 큰 낙 중에 하나는 짭짤한 솔티드 땅콩에 네스카페 아이스커피와 먹는 건데 전에도 말했지만 이게 첫맛이 딱 호두아이스크림맛이 나서 너무 맛있다. 그리고 밀크티도 너무 맛있고, 커피까지 먹고 나면 음료 2개라 배가 너무 부른데 물만 먹어서 사실 화장실 몇 번이면 배가 금방 꺼진다. 오늘은 드라마 안 보고 밀린 예능을 보며 쉬다가 저녁은 어제 먹었던 제육 김치 도시락을 또 시켜 먹었다. 뭔가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지만 밥을 먹어야 제대로 먹은 느낌이고 방콕에서 이제 풋팟퐁커리나 쏨땀은 많이 먹었으니까 한식이 그리웠나 보다 ㅎㅎ 저녁도 맛있게 잘 먹고 주스 2개 얼음이랑 해서 시원하게 마시고 씻고 쉬다가 잘 잤다.



여행 사담] 지금 생각해 보면 이때도 행복했던 것 같다. 혼자 보내는 시간을 잘 보내는 건 아니었지만, 지나고 나면 소소한 일상이 행복이었다는 걸 깨닫는 것처럼.. 자고 싶은 만큼 자고, 먹고 싶을걸 먹고, 보고 싶은걸 보고, 코로나 때문에 관광 따위는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집이 아닌 태국 방콕에서 혼자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었기에 지금 생각해 보면 이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더 잘 놀았을 것 같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게 정확하게 언제일지 몰라서 불안했던 마음이 있었지만, 만약 다 알고 돌아간다면, 치앙마이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방콕으로 돌아와서 맛집 투어 하고 쉬다가 한국으로 돌아왔을 것 같다. 물론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겠지만 ㅎㅎ 티브이나 친구들이 과거로 돌아간다면?이라는 질문을 하면 나는 한량이 된 이후에는 무조건 안 돌아간다고 했었더랬다. 그 고생했던 시절로 다시 돌아가기 싫으니까 ㅎㅎ 근데 40대 이후는 괜찮다. 다시 돌아가도 ㅎㅎ 특히나 호텔 리뷰작업 뻔질나게 했던 2019년엔 좀 돌아가고 싶기도 하다. 그때 푸켓의 3박 4일 묵었던 숙소에서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행복했던 때가 있었더랬다. 그 후로 나는 그런 일이 한번 더 있었고, 언제 죽어도 호상이야..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주 잘 지내고 있다. 여러분들도 그런 행복한 일이 있어났길.. 아니라면 일어나길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125일차 방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