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언제까지 따라만 할 건가요?
'구글은 이렇게 일한대' '페이스북은 이런 사람을 채용한대' '넷플릭스는...' 실리콘밸리가 하고 있는 것들을 참고하고 따라 해보지 않은 한국기업이 있을까? 특히 기업문화에 있어서는 마치 바이블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 와중에 눈에 띄는 한국기업이 있었으니 바로 <우아한 형제들>. 요기요, 배달통 등 배달 서비스의 틈바구니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한 것은 그들의 탁월한 서비스뿐만 아니라 외부/내부 브랜딩이 큰 몫을 차지했다고 생각한다. 외부 브랜딩에 신경 쓰는 회사는 많았지만 기업문화를 내재화하는 내부 브랜딩까지 잘되어 있는 회사는 (내가 접하기로는) 우아한 형제들이 최초였지 싶다.
일, 일, 일! 일 잘하는 게 뭔데?
내부 브랜딩, 기업문화를 만들고 이를 구성원들이 동의하며 함께 지켜내는 것은 왜 중요할까? '다움'으로 표현되는 기업문화는 모든 의사 결정을 하는데 기준이 된다. 한마디로 기업의 문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는 회사 입장에선 엄청난 효율성(왜냐? 팀원들이 일하는 방식이 일관되기 때문에 의사결정도 빠르고 맘에 들지 않는 결과물을 낼 확률도 낮다)과 일관된 아웃풋을 내는 결과를 가져온다. 일관된 아웃풋은 소비자에게도 닿기 때문에 소비자 경험도 일치될 확률이 높다. 다시 돌아가 이 '다움'은 채용에 있어서도 일관된 메시지를 주고 이는 회사 입장에서 '우리 다운' 새로운 동료를 얻을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채용이 된 후에는 일 잘하라고 말하기 전에 우리 회사에서는 어떤 게 일 잘하는 건지 이야기해줘야 한다. 기업문화가 없다면, 공통의 문법이 없다면, 뭐가 맞는지 틀린 지 팀원들은 알 길이 없다. 회사 입장에서는 원하는 아웃풋이 안 나오니 답답하기만 하다. 두서없긴 했지만 어쨌든 정말 많은 이유로 기업문화는 중요하다. 그래서 '요즘 좀 잘 나가는' 스타트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진짜로 이렇게 일할지는 모르지만) 자신들만의 기업문화를 워딩으로 정리하고 채용 시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아슬아슬한 젠가가 무너지듯
'우린 그런 거 없어도 돈 많이 벌거든요' '안 그래도 바쁜데 기업문화? 이런 거 언제 만드나요' 기업문화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 회사는 (매드엑스퍼니,워너고트립)는 모두 해당되었던 것 같다. 기업문화를 만들고는 싶었지만 (엄청난 동기는 아니고 멋있어 보이니까, 채용에 필요하니까.) 너무 바빴다. 그리고 그런 거 없어도 일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나 절실하게 동의한다. 기업문화는 정말 중요하다고. 우리만의 기업문화 없이 달려온 시기를 돌이켜 보면 젠가를 하듯 아슬아슬하게 아주 천천히 무너지고 있는 과정이었는지도 모른다. '우리 다움'이 없으니 우왕좌왕했던 시기도 있었고, 잘못된 결정도 많이 내렸고, 오랜 시간을 들여 채용을 했지만 막상 함께 일해보니 맞지 않았고, 그래서 잦은 퇴사로 이어지기도 했다.
회사와 일하는 사람들은 흔히 계약 관계라고 깔끔하게 정의 내리기도 한다.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옳다고는 못하겠다. 왜냐면, 그러기엔 우린 너무 많은 것을 주고받는 관계이기 때문에. 돈이 정~말 많은 회사라면 돈으로 채용을 잘하고 사람을 붙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일하면 정말 즐거울까? 정말 좋은 제품/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까? 회사가 오래 지속할 수 있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기업문화를 좀 만들어 봐야 할 것 같다.
다음 브런치 글에서는 오늘 계속 이야기했던 1) 기업문화는 대체 무엇인지? 2) 실리콘밸리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 중에서 참고할만한 기업문화, 일하는 방식은 무엇인지? 자세히 이야기하겠습니다. 저처럼 기업문화를 만드는데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