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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현호 Nov 19. 2017

실패의 날

12월 2일. 기획의 시작 

매년 10월 13일 핀란드에서는 성공이 아닌 실패를 기린다. 모두가 성공을 바라고 희망하는데 왜 실패를 기리는 것일까? 사실, 성공보다 실패가 더 흔하다. 그래서 성공은 희소하고 그렇기에 가치 있게 여겨진다. 그런데 희소한 이 성공은 바로 다수의 실패로부터 빚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실패를 그저 그렇게 흘려보내고 숨기고 부끄러워할 것이 아니라 한 개인의 혹은 한 조직의 실패를 나누고 공유하여 특정 개인과 조직의 자산이 아닌 공공의 자산인 공공재로 만드는 것이다. 


다양한 실패들이 만들어낸 기적


한 개인의 실패가 기록되고 나뉘면 그 실패는 다른 누군가에게 반복되지 않을 확률이 높아진다. 그렇게 한 개인의 실패가 모이고 모여 다른 개인의 실패의 확률을 낮출 수 있을 때 그 개인의 실패는 한 개인의 시행착오로 묻히는 것이 아닌 사회와 타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실패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도움이 될 때 그 실패는 또 다른 성공 그 자체로 역할을 하게 된다. 


자연재해로 인해 올해는 수능이 연기가 되었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도 기다리게 하고, 온 나라의 교통마저 멈추게 하는 나라의 큰 일인 수능도 자연 앞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만약 수능이 예정대로 치러졌다면 아마 지금쯤 수능에서 실패한 수험생과 그리고 성공한 수험생의 희비도 엇갈렸을 것이다. 잠시 그 기간이 유예되었을 뿐 분명 2017년 수능의 결과로 인해 다양한 일들이 지난 수능들에서 그랬던 것처럼 일어날 것이다. 좋은 일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일도 있을 것이다.


실패도 함께 하면 다시 재기하기가 수월!


실패. 


초등 6년, 중고등 6년 총 12년을 쏟아부은 수능시험에서의 실패에 수험생들은 어떻게 대응할까? 그리고 성공을 가르치는 성공만을 바라보게 지난 시간 교육해온 우리 학생들에게 수능 이후의 삶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가이드할 수 있을까? 


필자는 수능 시험을 쳤던 그 날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누군가에게 성공일지도 모르는 숫자이나 성공과 실패는 모두 주관적인 것이기에 나 또한 2002년의 수능 시험날 겪었던 실패는 15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할 만큼 끔찍했다. 원하는 점수를 못 내었고, 수능 시험 이후 보낸 허송세월 또한 실패였다. 만약 그때 누군가 방황하는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잡아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실패의 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이렇게 긴 서두를 수능이라는 시험으로 열어보았다. 고3 겨울. 나는 수능 시험이 끝나고 나면 더 이상 수능과 같이 중차대한 시험은 내 인생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수능만 치면 대학생이 되고 모든 것이 행복할 줄 알았는데 그건 착각 중에 대 착각이었다. 


시험은 그 후로 15년 동안 계속되었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내일 치를 통계 시험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매 시험은 그 과정과 결과로 인해서 상당한 대가를 치르게 하거나 기회의 장으로 나를 안내할 것이다.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는 여전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갈수록 커진다. 하지만 실패를 바라보고 대처하는 마음가짐은 분명 15년 전과 달라졌다. 그 이유는 수없이 많은 실패와 실수를 통해 실패 그 자체를 바라보는 메타인지가 생겼을지도 모르겠다. 


괜찮아. 실패해도. 넘어져도.


수능 그리고 대학에 입학, 혹은 사회에 직장을 가지며 편입, 혹은 창업을 하며 사회생활을 시작. 그 어떤 루트로 들어가든 갈림길에 선 우리는 다시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과연? 어떤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게 되고 거기서 어떤 기억을 가지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루 시간을 내어 잠시 성공했던 기억들은 물러두고 살아오며 겪은 다양한 실패만을 모아 보는 것은 어떨까? 숨기지 말고 부끄러워하지 말고 오늘 하루는 실패가 주인이 되는 날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바로 거기서 실패의 날의 기획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의 마지막 달의 첫 주, 토요일 우리는 실패를 바라보고 실패를 열어 보이려 한다. 어쩌면 1회 실패의 날을 실패할 수도 있다. 아무렴 어떤가? 실패가 주인공인 그날 하루 어쩌면 실패의 하루를 실패한 것도 또 다른 성공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1회 실패의 날에 함께 하고픈 누구라도 환영!

(대구광역시청년센터와 함께하는, 청년에 의한, 청년을 위한, 청년의 실패의 날)

 의미있고 재미있는 실패 특강, 참가자들의 실패 네트워킹, 청년 아카펠라 팀의 공연)


#실패의날,#괜찮데이#대구광역시청년센터,#대구광역시,#청년응원

https://onoffmix.com/event/118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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