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성 괜찮아 증후군 #5
※ 개인적인 사정으로 지난주 발행 글이 금일 발행되었습니다. 다음 화는 7월 22일(화)에 발행될 예정입니다.
※ '습관성 괜찮아 증후군'의 출간 계획으로 인해, '멤버십 글'로 발행되고 있습니다.
습관. 그건 참 무서운 것이다.
"아닙니다."
군대를 다녀온 후로 내게는 나보다 높은 사람과 대화할 때 군대식 말투로 대답하는 버릇이 생겼다.
'1 더하기 1이 뭐야?' 같은 가벼운 질문이든, '오늘 한 잔 할까요?' 같은 꽤나 난이도 있는(?) 물음이 다가올 때면 '네'라던지, '아니요'가 아닌 '알겠습니다.' 혹은 '아닙니다.'로 대답하는 내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에이, 그게 뭐야~ 편하게 대답해요! 그럼, 조심히 다녀와요!"
처음에는 어색해했던 사람들도 이제는 군대식 말투라며 놀리곤 한다. 뭐 어떡하겠는가. 이미 2년간 수없이 말하다 보니 입에 붙어버린 것을.
갑작스럽게 잡힌 외근으로 사무실 밖을 나서자마자 '아 더워' 대신 '앗 뜨거'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며칠 전에는 더위를 피해 등산을 오른 노인이 열사병으로 쓰러졌다는 기사를 봤다. 분명 어릴 적에는 커다란 나무가 우거진 산으로 피서를 가는 경우도 많았었는데 해가 갈수록 이놈의 여름은 점점 더 잔인해져만 간다.
숨이 턱턱 막히는 열기에 한시라도 빨리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건물 안으로 몸을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카페.
여름에 대피하기 좋은 장소 1순위는 역시 카페지.
그렇게 도망치듯 들어선 골목길 모퉁이의 작은 프랜차이즈 카페에는 남학생 둘이 키오스크 앞에서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
"아니, 여름엔 단 거 먹으면 목이 더 마르다니까?"
"내 알아 할게."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 나서는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꼭 어릴 적 친구와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나왔다. 조금 오래 기다려야 하려나 생각하던 찰나 옆 쪽 키오스크에서 주문하던 손님이 급히 전화를 받으며 밖으로 나섰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키오스크에 다가서서는 능숙하게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했다.
"256번 손님~"
주문을 마치고 구석 자리에 앉아 잠시 기다리자, 조금 전 그 남학생들이 요란스럽게 카운터로 향했다. 학생들은 아르바이트생에게 감사 인사와 함께 능숙하게 빨대를 음료 컵에 꽂아 넣었다.
"야 너 근데 망고 시키지 않았냐?"
순간 호기심이 발동해 카운터 쪽을 빤히 바라봤다. 잘못 나온 음료 앞에 서있는 학생 둘과 어쩔 줄 몰라하며 미안한 표정으로 학생들의 눈치를 보는 아르바이트생 한 명. 세 명 모두 꽤나 당황스러워 보였다. 아무래도 아르바이트생이 착각해 다른 음료를 만든 듯했다. 그때, 원래 음료를 시켰던 학생이 무심하게 말하고는 잘못 나온 음료를 집어 들었다.
"이게 더 맛있어 보이는데? 오히려 좋아. 그냥 이거 먹을게요."
그래, 남학생들은 다 저렇지.
잘못 나온 음료를 마시는 것보다 미안해하는 아르바이트생의 모습을 보는 게 더 불편할 테니. 간혹 SNS에서 보이는 남학생 목격담이 있다. 오징어덮밥을 시켰는데 오징어가 들어있지 않음에도 그냥 먹었다는, 알고 보니 식당 주인이 실수로 빠트렸던 거였다는 그런 일화. 친구들끼리 지나치게 툴툴거리며 다투지만 버스비는 내주는 그런 마음 따뜻한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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