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액에 정기적으로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신개념 유통 서비스 ‘구독경제’. 구독경제로 인해 소유에서 경험으로 전환되었고, 제품을 ‘구매’하던 행위는 서비스를 ‘구독’하는 행위로 바뀌었다. 최근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구독경제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는 지금, 신선식품부터 자동차까지 다양한 제품이 매달 배달되는 구독 경제의 세계를 살펴보자.
구독경제, 코로나19 속에 빛을 발하다
월요일 아침, 매주 월요일 배달되는 커피콩이 도착했다. 향긋한 커피로 잠을 깨우며 출근 준비를 한다. 출근길에는 전자책 정기구독 서비스에서 빌린 책으로 교양을 쌓는다. 회사에서 바쁜 하루를 보내고 퇴근하는 길에 가습기 핫딜이 떴다는 소셜 커머스 업체의 알림이 울린다. 20%나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이 들어있다. 역시 연회비를 내고 멤버십 가입하기를 잘했어. 집에 도착하자마자 요즘 푹 빠진 넷플릭스 드라마를 튼다. 구독을 해지하려다 TOP10 표시에 무심코 재생했는데 종일 다음 화가 궁금해 견딜 수가 없었다. 매주 배달오는 반찬으로 저녁을 차려놓고 넷플릭스를 보기 시작했다.
요즘 세대들의 보통의 일상에 구독 경제 Subscription economy 서비스가 빠지질 않는다. 구독경제란 매주, 매달 이용료를 내면 제품이나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제공받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처음에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나 넷플릭스와 같은 영상 콘텐츠 서비스가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식품과 가전제품, 차량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구독경제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구독 경제는 코로나 19로 비대면 수요가 많아지면서 더욱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장 방문을 하지 않아도 정기적으로 생필품부터 취미생활 물품까지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문 앞까지 배달해주니 그 수요가 점점 늘어난다. 최근 신한은행이 발표한 ‘2020 금융 생활 보고서’만 봐도 이미 전국의 소득 생활인 1만 명 가운데 정기배송 서비스를 이용 중이라 응답한 사람이 25%, 6개월 안에 이용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까지 포함하면 40%에 육박한다. 이러니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물론이오, 프랜차이즈, 스타트업까지 누구라도 구독 경제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
신선식품부터 자동차까지 없는 것 없는 구독경제
대표적인 구독 경제 서비스는 역시 넷플릭스이다. 만원 내외의 구독료를 190개국의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넷플릭스 역시도 코로나 19에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렸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이동이 제한되자 영화관에 가는 대신 디지털로 이를 소비하는 이용자가 늘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전 세계 유료 구독자 수 1억 9,500만 명이라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생필품이나 신선식품 업계에서도 구독 경제를 활용 중이다. 배민프레시는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요일에 원하는 주기로 배송해 준다. 예를 들면, 월·수·금 아침은 새벽 배송으로 다이어트 도시락을, 화요일엔 건강을 위한 저염 반찬을, 생수가 떨어져 갈 때쯤 알아서 척척 주기에 맞춰 집 앞에 배달해주는 식이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들도 줄어든 고객 유치에 구독경제를 활용하고 있다. 버거킹은 월 5천 원에 매주 다른 햄버거를 제공한다. 햄버거 한 개에 1,000원꼴이니 혹하는 사람이 많다. 롯데제과는 ‘월간 과자’라는 과자 구독 서비스를 내놓았다. 월 9,900원을 내면 매월 선별된 과자를 배송해준다. 오픈 3시간 만에 모집 인원 200명이 마감될 정도로 고객의 반응도 뜨겁다.
심지어 영원히 소유 모델로 남아있을 것 같던 자동차 업계마저 구독 경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포르쉐 '패스포트'를 이용하면 월 2,000~3,000달러에 최대 22종을 바꿔 가며 탈 수 있고, 아우디는 월 1,395달러에 차량 5종을 이용할 수 있다. 고가의 제품도 구독료만 내면 원하는 만큼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대세일 수밖에 없는 구독경제
구독 경제는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 이득이다. 서비스만 가입하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에 방문하고 제품을 탐색하는 시간과 노력 모두 절감할 수 있다. 기업에는 안정적이고 반복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며, 자동으로 충성 고객을 늘려준다.
게다가 소비 주역으로 떠오르는 MZ세대를 잡기 위해서는 구독 경제 모델이 필수이다. 이들은 소유 자체보다 경험을 더 중시한다. 내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내가 원하는 시간과 상황에 맞춰 사용하고 경험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과거 무조건 소유해야 했던 것에서, 이제 사용한 만큼만 경험한 만큼만 지불하면 된다. 경험하기에 적합한 모델이 바로 ‘구독’인 것이다.
코로나 19 시대 속에 구독 경제는 언택트 비즈니스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되었다.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주류 모델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제 기업은 소비자가 구독하고 싶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 그리고 구독을 끊기 싫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 소비자에게 더 높은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우체국 사보 '우체국과 사람들 2021년 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