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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민 HEYMIN Sep 25. 2024

[서평] 제대로 된 컨셉을 만드는 5단계

호소다 다카히로 <컨셉 수업>을 읽고



어떤 책인가요?



컨.셉.수.업. 단 네 글자만으로 책에 대한 설명이 끝나다니! 이 얼마나 작가의 내공과 자부심이 느껴지는 제목인가. 서점에서 보자마자 깨끗한 표지와 명료한 제목에 구미가 당겼다. 몇 장 살펴보니 이건 충분히 소장하기에도, 추천하기에도 좋은 책이다 싶었다.


 

<컨셉수업>은 말 그대로 '컨셉'에 대해 하나하나 다 떠먹여 주는 수업 같은 책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단순 이론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로 적어볼 수 있는 템플릿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템플릿을 쉽게 채울 수 있도록 적절한 사례까지 들어주는데, 이미 친숙한 브랜드와 그렇지 않은 브랜드가 적절하게 섞여있어서 그 지점도 흥미롭다. 낯선 브랜드명이 나오면 브랜드마다 가지고 있는 스토리를 찾아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되어준다.


스타벅스의 4C


스페이스X의 미션, 컨셉, 비전





누가 쓴 책이예요?



<컨셉수업>은 일본의 세계적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호소다 다카히로'가 쓴 책이다. 카피라이터로 일하다가 디렉터가  분이다. 지금은 'TBWA HAKUHODO'라는 조직의 CCO로 있는데, 주로 경영 컨셉과 기업의 브랜딩이나 스토리텔링을 담당하고 있다.

'40세 이하의 40인 40UNDER40', '주목할만한 세계 크리에이터' 중 한 명으로 선정돼서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얻었다고 하니, <컨셉수업>이라는 제목을 사용해도 전혀 무방한! 굉장한 실력자이다.


사선그리드를 쓴 TBWA 홈페이지


그가 CCO로 있는 TBWA 홈페이지도 들어가 봤다. 사선그리드의 홈페이지는 처음 보다 보니 '이게 과연 방문자의 UX를 고려한 디자인이 맞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지만... 혁신이란 건 언제나 기존의 틀을 부수면서 발전하는 거니까, 그 기준에서 보면 훌륭한 디자인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른 분들의 의견도 궁금해지는 포인트)


아무튼, TBWA 홈페이지를 직접 보고 싶다면!





효과적으로 읽으려면?



우선, 이 책으로부터 잘 배워야 하는 건 '컨셉 만들기'를 위한 다섯 단계이다.

1장. 컨셉이란 무엇인가?
2장. 컨셉을 이끌어내는 ‘질문’ 만들기
3장. 고객의 눈높이로 보기 | ‘인사이트형’ 스토리 설계
4장. 미래 관점으로 바라보기 | ‘비전형’ 스토리 설계
5장 컨셉을 ‘한 문장’으로 쓰기



이걸 효과적으로 소화시키기 위해서는 '들어가는 말'에 있는 저자의 부탁을 잘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수업'이라는 제목에 맞게 가르침을 듣는 학생의 자세로 독서에 임하길 바란다. 옆에 포스트잇과 펜은 꼭 챙겨두었으면 좋겠다.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 본인의 아이디어가 구조화, 구체화될 수 있도록 다이어그램을 그려보는 것도 좋은 훈련이다.


p.4
초보자나 컨셉 만들기에 서툰 사람이라도 순서만 잘 따른다면 그리고 끈기 있게 고민하면 쓸모 있는 컨셉을 만들 수 있습니다. 생각과 말을 창의적으로 움직이고 엮어내는 일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경험하게 될 겁니다.


나는 중, 고등학교 학창 시절에 오답노트를 작성하던 것처럼 노트 종이를 반으로 나눠서 기록했다. 왼쪽에는 책에서 언급되는 중요한 내용과 템플릿을 적고, 오른쪽에는 그에 대칭되는 내 생각과 아이디어를 적용시켜 적었다. 간단히 말하면, A4용지 반으로 접어서 (좌) 책 내용 / (우) 내 생각과 아이디어 이렇게 짝을 이루도록 적으면 된다! 그냥 읽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기록이 되니까 추천하는 방법!





기억에 남는 문장은?



모두가 찬성한다면 비전이 아니다.



나는 어려서부터 타인의 시선을 굉장히 신경 쓰면서 살았다. 그래서일까, 팀워크가 필요한 순간이나 리더가 되어할 때마다 거의 모든 참여자의 공감을 얻어야 추진력이 생겼다. 하지만 이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되려 '미움 받을 용기'를 장착할 때 비로소 더 큰 추진력이 생기는 걸 최근에야 깨달았다.


'모두가 찬성한다면 비전이 아니다.'라는 문장은 <컨셉수업>에서 마주한 그 어떤 문장보다 강력했다. 현실적으로 모두가 오케이 하는 비전은 있을 수 없다. 설사 그렇다 해도 그건 아마 너무 뻔한 소리라서 모두가 동의할 확률이 높다.


기억에 남는 문장을 고른다면


'토스'가 처음 등장했던 때가 떠오른다. '한 화면에 한 가지 기능만'이라는 컨셉을 들고 등장했다. 기존의 핀테크 앱들이 고수하던 UX, UI 틀을 죄다 파격적으로 깨버린 토스. 당시에는 분명 비판의 목소리도 크고, 불편하다는 사용자들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많은 디자이너와 사업가들이 그들을 롤모델로 언급한다. '토스 같은 스타일'은 스타트업 역사에서 교과서 한 챕터를 차지할 만큼 일종의 장르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뚫고 나아가 그들까지 설득해버리면, 오히려 더 크고 어마어마한 팬심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그래서 애당초 모두를 만족시키겠다는 마음으로부터 가벼워질 필요가 있다. 요즘 들어 스스로에게 자주 하는 잔소리였는데, <컨셉수업>에서 마주한 이 문장 덕분에 더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이것도 서평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 중 하나!




컨셉이 필요 없는 일은 없다.



이 말은 거의 1000프로 공감한다. '컨셉'이라는 건 어디에나 필요하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나를 소개하는 일도, 삶을 살아가는 방식도, 내가 제대로 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매력을 어필하는 것도! 어디든 컨셉이 있을수록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다. 이건 '행복이랑 만족'에 더 가까워지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컨셉을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면 '나는 과연 어떤 컨셉으로 살고 있지?'라는 생각을 먼저 해보는게 제대로 된 학습이자 실천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격하게 공감하는 부분이라 이것도 기억에 남는 문장으로 꼽았다.


기억에 남는 문장을 고른다면





마무리


이 정도면 책에 대한 애정은 충분히 전달된 거 같다. 더 많은 이야기는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예고편 정도로 여기에서 마무리 짓는다. 딱 하나! 아주 쬐끔 아쉬운 게 있다면 책의 부제다. <컨셉수업>의 부재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잘 팔리는 비즈니스로 이끄는'인데! 잘 팔리는 비즈니스보다 마음을 건드는 비즈니스로 적었다면 내 감성과 취향에 더 맞았을 거 같다. 돈을 더 잘 벌게 해주는 수업이라 부르기엔 가치가 희석되는 느낌이랄까? 고객과 소비자의 마음을 더 당기고 싶다면 <컨셉수업>은 분명 좋은 책이자 스승이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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