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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K Mar 10. 2024

TEMU의 습격으로부터 당신은 안전하십니까

당신 욕망이 움직이는 소리

스마트폰 세상 역시 현실만큼이나 어지럽다. 매일매일 스팸이며 광고를 꾸준히 청소하고 차단하지 않으면 어느새 먼지가 소복하게 앉기 마련이다. 얼마 전부터 계속 거슬리는 앱 광고가 있었으니 그것은 "Temu"라는 앱이었다. 막무가내의 물량 공세, 거침없이 빠른 동영상 속도 등이 이건 외국서비스이며 엄청난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정신을 차리고 여유가 생기자 나의 궁금함을 참지 못하는 병이 도져 검색해 보니 중국 직구 쇼핑 앱이었다. 알리익스프레스, 타오바오 같은 사이트가 직접 경쟁일 것 같다. 신규회원을 유치하는 방식이 추천 코드를 주변에 뿌리도록 유도하고,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크레딧을 주고 본래 자신의 소비보다 훨씬 큰 금액의 사은품을 주는 것이 그 특징이었다. 친구를 초대하고 친구가 초대를 수락하면 내 할인율이 높아지는 구조라, 태무 추천 전용방 같은 오픈채팅방이 생기기도 한다는 것.


물론 TEMU의 모든 것이 사기는 아니다. 완전 위탁, C2M(Customer To Manufacture)이 BM이다. 판매자는 물류창고로 직배송을 하고, 이후 판매과정을 플랫폼이 전담한다. 아마존이 내가 사고 싶을 것 같은 물건을 미리 우리 집 근처로 배송해 놓는 것처럼 데이터를 활용하는 알고리즘을 짠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장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면서 초저가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이 구조가 유효하려면 절댓값이 필요해지니, 이 앱을 안착시키는 데에 사활을 건 마케팅을 플랫폼 측면에서 할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 풀이 구축되고 나면 소비자의 필요를 예측하고 공장이 직접 대응하는 방식으로 데이터가 알아서 끌고 가는 구조가 된다.


위에서도 느낄 수 있듯, “혜택”, “당첨” 같은 자극적인 단어들로 가득 찬 TEMU의 마케팅 방식은 사람의 '욕망', 가질 수 있는 것을 '나만' 가지지 못한 것만 같은 불안을 명확하게 타깃하고 있다.


영리한 마케팅이다. 내가 조금만 움직이면 큰 횡재를 할 수 있다는 믿음, 한 끗 차이지만 도박에 엮이는 심리와 매우 유사하다.


정신없이 초대하고 쿠폰을 사용하려고 '일정 금액 - 13000원'을 넘기는 소비를 하다 보면 어느새 핸드폰과 연락처 내 SNS 인맥들에서는 점차 지저분한 흔적들이 남는다. 그런 과정에서 면밀하게 체크하지 않으면 개인정보가 마케팅 활용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에 쉽게 동의하게 된다. 광고성 문자, 이메일, 푸시 등이 지나치게 시끄럽다고 느꼈는데 알고 보니 '광고'라는 표기 없이 불법으로 광고를 하고 있던 것이 드러났다.


해외사업자이기에 국내 법을 적용받지 않는 점을 악용한 사례이기도 하다.



여기서 한번 더 명심하고 경계해야 할 일은 결국 이 모든 일이


"공짜를 좋아하는 나의 욕망으로부터 시작한다는 것"


애초에 내 상식보다 훨씬 많은 것을 준다고 하거나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느껴진다면 우선 의심부터 하고 봐야 한다. 세상에 그런 요행은 절대 없으며 행여 있다고 해도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다 토해내게 되어있음을 이젠 어렴풋하게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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