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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보라 Jul 04. 2024

궁금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트레바리] <궁금한 건 당신> &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

정성은 작가의 글을 재밌게 읽은 적이 있기에, 궁금했던 책이다. ‘대화 산문집’이라는 소개도 흥미로웠다. 표지가 굉장히 발랄한 인상이 강하다. 파랑색과 노랑색이 어우러져있고, 귀엽고 산뜻하다. 책 제목 폰트도 평소에 책 표지에서는 잘 보지 못 했던 폰트라서 새롭다. '궁금한 건'과 '당신'의 폰트 스타일도, '정성은 대화 산문집'의 위치 모두 제각각인데 이를 통해서 이 책의 글 분위기도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 상상하게 된다.

 

이 책은 일반적인 ‘인터뷰’ 책과는 다른 결이다. 인터뷰를 한 정성은 작가도 잘 드러난다. 


'프롤로그 : 당신이 궁금해서’에서 택시 기사님이 “학생, 들어줘서 고마워. 내가 글재주만 있었어도 책 한 권은 썼을 거야.” “기사님, 저 글재주 있어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이 대사가 인상 깊었다. 

그리고 작가 물개의 이야기가 특히 마음에 와닿았다. 


물개 작가의 글에서는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사랑에 대한 이야기.


"저는 어떤 게 사랑인지 알아요. 친구들에게 배웠거든요. 그들이 나를 볼 때의 눈빛에서 무조건적인 사랑과 지지를 느낄 수 있어요. 나의 밝고 멋진 면만이 아닌 부족하고 지질한 면까지 감싸 안는 게 사랑이잖아요. 그런 사랑을 그 친구에게서는 느끼지 못했어요. 그래도 저는 사랑했고, 그래서 많이 배운 연애이긴 했어요."


이렇듯 다양한 사람들과 인터뷰하고 그 이야기를 대화 산문 형태로 담아낸 이 책이 정말 재밌어서 빠르게 빨려들듯이 읽었다. 한 사람의 인터뷰가 끝났을 땐 아쉽기도 해서 더 읽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면 좋을지 생각해보면, 다양한 사람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싶은 분. KBS <다큐멘터리 3일>처럼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물론 그 삶의 일부지만) 들으면서 공감할 수 있다. 내 모습도 떠올리게 되고 내 주위 사람들도 떠올리게 된다. 저절로. 그리고 내가 궁금한 사람들에 대해서 나도 더 이야기 잘 나눠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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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까지 3년 동안 기자로 일하면서 방송사 PD들을 많이 인터뷰 했었다. 가장 좋아하는 기사가 인터뷰 기사였다. 그땐 어떤 작품을 창작한 이들만 인터뷰를 한 건데, 그걸 중심으로 인터뷰를 하는 건데도 인터뷰 전엔 대부분이 "별로 할 이야기가 많지 않다"였다. 그러나 막상 인터뷰 하다보면 1시간도 금방 지났다.


이 책을 읽고나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을 인터뷰한 책도 더 많이 나오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니까. 정성은 작가처럼 누군가는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옮겨서 글로 풀어낸다면 더 많이 많이 이야기들이 전해질 것 같다. 


그리고 나도 나중에 이렇게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싶단 생각도 했다. ‘나는 이렇게 정성은 작가처럼 재미있게 쓰진 못 할텐데’ 이런 생각을 하다가도, 각자의 스타일이 있는 거지. 이 생각을 해본다.  


마지막으로 독후감을 쓰다가 정성은 작가의 브런치에서 이 글을 봤다. 인터뷰에 대해서 많이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글이었다. https://brunch.co.kr/@meanfreefun/51 



이날 모임에서 함께 읽을 책이었던 은유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도 참 좋아서 한 줄 한 줄 마음에 새기면서 읽었다. 은유 작가님이 인터뷰한 번역가들이 시집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지만, 그럼에도 잘 읽혔다. 은유 작가님이 인터뷰를 했고 글을 썼기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안톤 허 번역가의 인터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2023년 가을, 겨울 시즌에 참여한 [트레바리] 동서이몽에서 책을 읽고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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