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화를 보고 나서 - 기대감에 비해 아직은... 잘 모르겠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블랙 아웃>
#미스터리 #스릴러 #범죄 #액션 #느와르 #형사 #추리
MBC 금토 21:50. 2024년 8월 16일~ 총 14부작.
제작 : 히든시퀀스, 래몽래인
연출 : 변영주
극본 : 서주연
출연 : 변요한, 고준, 고보결, 김보라 외
소개 글 :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이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 드라마
- 1, 2화를 보고 쓴 글 -
1.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블랙 아웃>을 보고 어땠는지?
10년 전, 살인죄를 억울하게 뒤집어쓴 걸로 추정되는 주인공 고정우 그리고 그를 둘러싼 동네 사람들의 수상한 행동으로 인해 진범이 누구인지 추측하도록 만드는 작품이다. 과거 사건을, 주인공이 다시 파헤치며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될 거란 기대가 생긴다.
그런데 작품이 다소 좀... 많이 무거운 편이다. 밝고 즐거운 추리 스릴러물을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조금씩은 시청자가 드라마 볼 때 숨통도 트이고 웃을 수 있는 장면도 있으면 좋을텐데. 다들 너무 억울하거나 화가 나있다. 이 정서를 14부작 내내 마주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면, 보기가 어려울 것 같기도 하다.
2. 아이템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복역을 하고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스토리가 시작된다. 주인공이 출소하고 나서, 10년 전 살인 사건을 다시 기억하고 추리해나가면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거라 예상이 되고 시청자들이 주인공에게 잘 이입하게 된다면 그에게 많이 이입하면서 스토리를 볼 것 같다.
베스트셀러인 독일 소설을 원작으로 하기에 기본적인 스토리의 탄탄함은 지니고 있겠지만, 한국의 상황에 잘 어울리게 각색을 했는지 여부도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데에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할 거라 생각한다. (대체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서, 나무위키를 통해 결말을 보긴 봤다.)
3. 스토리
1화는 여성이 살해되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이후 주인공이 술 마시고 일어났는데 살인자로 오해받고 긴급 체포된다. 긴박하게 전개되어 사건에 대한 흥미로움을 자아내고 시청자들로 하여금, 주인공인 정우가 살인자인가? 하는 의심을 자연스레 하게 만든다. 정우는 본인이 죽이지 않았다고 강하게 주장하지만, 강압적인 수사 과정으로 자신이 죽였다고 자백까지 한다.
살인범으로 몰리는 상황에서의 주인공 모습이 디테일하면서도 지나치게 늘어지지 않게 전개되어, 몰입감이 강했다. 초반에 정우를 의심하던 시청자도 정우 입장을 이해하게 만드는 구성이었다고 생각한다.
감옥에 있는 정우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개 과정과 연출도 인상적이었다. 정우를 면회 간 사람들(아버지, 친구 덕미)와의 대화와 함께, 교도소에서 달라지는 정우 모습이 빠르게 나타나는데, 10년이란 세월 동안 정우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감옥에서의 시간을 버텨내었고 변했는지 빠르면서도 자세히 잘 표현되었다.
2화에서 정우와 정우 엄마를 둘러싼 마을 사람들의 조금은 기이할 정도로 심하게 강력한 적대감이 잘 드러나는 구성이 돋보였다. 노상철 형사도, 고정우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분노를 직면하고, 고정우가 마을의 어떤 트리거가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의 전개에서 그가 고정우를 ‘살인자’로 바라보지 않고 ‘억울한 희생양’으로 바라보는 시점이 생기고, 사건의 진실도 같이 파헤칠 거란 기대감을 안겨줘서 좋았다.
4. 캐릭터
-고정우(변요한) : 고3 때 수시로 한국대 의대를 합격한 모범생이었지만 하루아침에 살인자가 되어버린 인물이다. 화목한 분위기의 가정 환경에서 잘 자라온 외동 아들 캐릭터이지만 강압적인 수사에 의해서 자신이 죽였다고 자백을 하고, 순탄했을 삶이 산산조각나고 부모님 중 아버지도 돌아가시는 등 커다란 비극을 겪는다. (인생이 이렇게 한순간에 나락으로 갈 수 있다니... 싶어서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다.)
큰 비극을 겪었음에도 삶에 대한 의지를 포기하지 않고, 10년 동안 감옥에 있으면서 출소 이후를 준비했단 점도 드러나서 강한 의지를 지닌 인물임을 알 수 있다. (정우의 짐에서 국가기술자격증 그리고 범죄 심리, 블랙 아웃에 대한 책이 나온다.) 출소 이후의 생계 준비도 했지만, 살인 사건과 관련해 본인이 기억이 나지 않는 점에 대해서 끝없이 탐구하고 공부하면서 답을 구하려고 애썼다는 지점에서 주인공에 대한 신뢰가 더 생기기도 했다.
물론 나중에는 진범을 잡고 정우의 무죄도 밝혀지겠지만... 저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세월 그리고 그 시기에 정우네 가족도 망가져버렸는데 이는 어떻게 누가 보상해줄까 싶어서 참 많이 안타까움이 생긴다. 드라마지만.
- 노상철(고준) 38세. 서울 광수대 형사인데 폭력을 써서 무천시로 좌천된 형사. 편견없이 고정우와 만났을 때는 그냥 평범하게 대하다가 그가 살인자라는 걸 알고는 마을 사람들처럼 악에 받쳐 그를 함부로 대한다. 그러나 이후 마을 사람들이 정우에게 지나치게 적대적인 걸 알게 되면서 마을 사람들 전체를 정우 엄마 사건 용의자로 의심하기 시작한다. 하설(김보라)처럼 외지인으로서 다른 시선으로 사건 해결에 실마리를 줄 인물로 기대가 된다.
- 현구탁(권해효) : 과거 사건 당시 형사과장이며 현재 경찰서장. 정우 아버지와 죽마고우인데, 정우가 살인자로 복역되는 걸 막아주진 못 했지만, 출소 이후에도 챙겨주며 도와주기도 하는 캐릭터다. 겉으로는 ‘선한 인물’이라고 보이지만 후반부에 반전이 있을 것 같은 복선이 1, 2화에서 보여지면서, 이 인물이 중요한 키를 지닌 것 같아 3화 이후의 행동도 궁금해진다.
5. 대사
1화에서 나오는 대사들 중 복선으로 느껴지는 내용들이 있었다.
고등학생 때 플래시백에서 정우 아빠가 낚시를 하며 정우에게 “기다려 봐. 시간은 어차피 가게 돼 있고 한 번은 기회가 와”하는데, 정우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있을 거란 기대감을 안긴다.
그리고 현재의 장면에서, 정우가 상철에게 “광수대라고 음주운전, 뺑소니 안 하란 법은 없잖아요.” 살인자라고 해서 교통 법규를 지키지 않거나 사람을 때리는 건 아닌 것처럼, 경찰이라고 해서 살인을 할 수도 있고, 살인을 조작하거나 방조할 수 있다는 걸로 전해졌기에 이 대사 또한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