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 1, 2부를 보고
tvN 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
#로맨틱코미디 #오피스
2024년 8월 26일~ 2024년 10월 1일 / 12부작
제작사 : CJ ENM 스튜디오스, 본팩토리
연출 : 김정식
극본 : 김혜영
소개글 : 이 결혼, 뿌린 대로 거두리라!
손해 보기 싫어서 결혼식을 올린 여자 손해영과
피해 주기 싫어서 신랑이 된 남자 김지욱의 손익 제로 로맨스 드라마
1, 2부를 보고나서!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로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여자 주인공의 나이대인 30대 중반 여성들로부터 많은 공감을 받을 것 같다. (30대 중반 여성 = 나...ㅎㅎ)
‘가짜 결혼을 한다’는 설정만 들으면 다소 식상하거나 유치하다고 생각한 이들도 많을 수 있지만 이를 위한 전개가 촘촘히 잘 짜여져 있어서 재미있고, 캐릭터들도 굉장히 매력적이고 로맨틱 코미디로서 갖춰야 할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는 작품이다.
구체적으로는, 손해영이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김지욱처럼 타인을 도우려는 모습도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재미와 감동이 있고 의미도 있어서 시청자도 손해 보지 않는 작품이다.
<손해 보기 싫어서>에 나오는 30대 중반 여성의 연애와 결혼~
-30대 중반 여성의 결혼
30대 여성의 결혼과 관련해 2017년 작품인 <이번 생은 처음이라>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설정들이 보여서 재미있다. 각자의 이해관계 때문에 결혼을 하고 실제로 같이 살아가는 설정이었던 <이번 생~>에서는 남자주인공(이민기)이 38세로 앱 수석 디자이너이며 안정적인 삶을 산다. 30세였던 여자 주인공(정소민)은 방송 작가지만 일자리를 갑자기 잃게 되면서 모아둔 돈도 없고 삶의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이다.
<손해 보기 싫어서>에서 해영은 남들에게 보여지는 ‘결혼식’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에 해영은 남자주인공과 같이 살거나 법적 결혼은 하지 않는다. (<이번 생>에서는 서류 결혼이 중요했고, 결혼식은 부모님에게 보여주기 위한 정도라 평일 저녁에 간소하게 한다.)
남자, 여자의 상황도 다르다. 해영은 집도 있고 (자가) 룸메이트도 있고 회사도 과장으로서 잘 다니고 있어서 <이번 생> 여주인공에 비하면 많은 걸 지니고 있다. 그러나 해영은 ‘결혼’을 안 했다는 이유로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기에 결혼을 결심하게 된다. <이번 생>에서 여주인공이 결혼을 통해 안정적인 주거를 제공받은 것처럼 해영은 ‘결혼식’을 하면서, 축의금을 회수하고, 사내 공모에서 대상을 받고, 초고속 승진을 한다.
또한 실제 세계에서는 ‘결혼한 여성’이 임신과 출산, 육아 등으로 휴가를 내는 것과 관련해서 알게 모르게 차별을 받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오히려 현실을 한 번 더 비틀어서 오히려 ‘결혼을 안 한 여성이라서 승진을 하지 못 하는 설정’을 하면서 여주인공이 가짜 결혼식을 결심하게 되고, 행동하게 만들어서 흥미롭다.
-30대 중반 여성의 연애와 사랑
그동안 손해영이 사귀고 헤어진 전남친들인 구 대리와 박 대리에 대해서 해영이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셋이서 사랑, 연애, 성에 대해서 가감 없이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눠서 재미있다. 해영이 전남친과 같은 회사에서 마주쳤을 때 나타나는 티키타카도 현실적이다. (재미있다 ㅎㅎ) 꼭 ‘손해를 보기 싫어하는’ 손해영과 같은 스타일이 아니더라도, 30대 여성으로서 공감 가는 부분들이 많다.
그리고 1, 2부를 보면서 제일 마음이 뭉클하고 좋았던 부분은...
해영 엄마의 ’가정 위탁‘ 그리고 지욱이 고양이를 돌보고 임시 보호하는 이야기를 통해서 타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꼭 ’입양‘이 아니어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어서 좋았다.
누군가의 시선에서는 이들이 ‘손해를 보고 사는 사람들’로 보일 수 있지만 이렇게 베풀고 도움 주는 삶이 손해 보지 않는 삶이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아 좋았다.
해영 엄마의 가정 위탁이 어린 해영에게는 상처였을지 몰라도, 덕분에 많은 아이들이 잠시나마 따스한 보금자리에 있다가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되었고 현재 해영의 곁에 있는 희성과 자현도 그렇기에 해영 곁에서 함께 살아간다.
또한 지욱은 본인의 사정이 좋지 않음에도 일하는 편의점에서 길냥이를 돌본다. 고양이 나오는 장면에서 여러번 화면을 뒤로 돌렸다. 더 보려고. 고양이를 중성화 수술 하고나서 임시보호를 해주고 싶은데 자신의 여건이 여의치 않아 해영에게 이를 부탁하며 마음을 쏟는다. 그 마음 쏟는 모습이 참 예뻐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