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의문에 대해 스스로 묻고 답하다
어제 썼던 글에 많은 호응해 주셔서 몇가지 사항에 대해 보충하여 써보았습니다.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으니 선배님, 선생님들의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물류회사에서 마케팅이 필요 없을까?
물류회사에서 파는 제품은 물류 서비스 입니다. 물류 센터나 차량과 같은 외형적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물류 서비스는 운송, 보관, 하역, 정보 등 무형의 서비스 인 경우가 많습니다.
서비스 역시 Product 입니다. 서비스는 일정 장소(Place)에서 판매되고, 가격을 가지며, 판매촉진 행위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지는 프로덕트 입니다. 무형이라고 해서 서비스가 아닌 것은 아닙니다.
또한 화주사를 관리하고 연락하고 하는 것 역시 마케팅 활동의 일환입니다. 내가 가진 프로덕트가 무엇인지, 가격은 어떠하고, 최신의 할인 정책 등은 어떠한지 화주사에게 연락하는 것 역시 판매를 촉진하는 것 중의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가만히 놔두면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물류는 대부분 기업간 거래(B2B)이기 때문에 특별히 마케팅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B고객 역시 고객입니다. 그들이 내는 의견에 따라 회사의 운영 정책이 달라집니다. B고객도 일단은 고객입니다.
물류회사에 마케팅이 없는 것 아닐까?
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모 회사에서 B2B 운송 서비스를 하고 있었습니다. 화주와의 계약에 따라 분기에 1회 B고객의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합니다. 또한 고객들의 불만을 접수하여 해결해 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것들은 1차적으로 고객만족활동 입니다만 설문조사 결과와 고객 불만 사항은 다음 계약 때 해결해야할 과제가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것들을 해결하고 나면 화주사에게 물류회사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설문조사와 고객 불만 사항을 이렇게 고쳤습니다". 이 말은 우리의 프로덕트는 이러한 단점이 있었지만 이렇게 고쳤습니다가 됩니다. 그러니 재계약해 주십시오. 제가 너무 비약한 것일까요?
다음 사례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대형 물류회사들은 화물정보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17년도에 이러한 (그리고 무려 uber 같은) 화물정보망을 내 놓겠다고 했습니다. 아마존의 화물정보망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가정할 때 기존 업체들이 가만히 있을까요? 회원 유치를 위해 더욱더 노력할 것이고 회원 이탈 방지를 위해 중개수수료나 가입비 같은 것을 한시적으로 없앨 수도 있습니다. 시스템 어디에서 소비자들(이경우 화주와 화물차 운전자 각각 해당됩니다)이 가장 많이 머물고 이탈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개선하려 할 것입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한 부분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은?
대학원 때 마케팅으로 논문을 썼습니다. 지금도 국회도서관에서 검색하면 나옵니다만 이 논문은 B2B 운송에 있어서의 고객만족에 대해 분석한 것입니다. 고객들은 본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모릅니다. 또한 서비스하는 물류회사들도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하게 몰랐습니다. 화주역시 몰랐습니다. 그런데 설문조사와 SLA지표, 고객 불만 사항 모두 문제가 없었습니다(몰랐으니 문제가 없어 보였을까요?) 하지만 제가 살펴보고 내린 결론은 B2B 시장에도 '친절'이 필요하다였습니다(논문의 방향은 조금 더 학술적으로 쓰다보니 뉘앙스가 많이 다릅니다).
B2B 서비스에도 친절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지 4-5년 만에 B2C 분야에서 친절과 당일 배송을 표방한 쿠팡이 나타났습니다.
가격이 싸다고, 영업 담당자가 친절하다고 영업을 따낼 수 있는 시대가 가고 있습니다. 이제 물류 회사들도 차별화가 이루어져야 할 때 같습니다.
참고부탁드립니다
인트로만 주욱 써놓고 마무리 하지 못하는 건 제 최대 단점이기도 합니다. 단기간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일단 주욱 뱉어내는 건 하겠는데 정리하는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승전결 완벽한 글을 쓰시는 분들, 특히 기자님들을 존경합니다. 다음 부터는 글에 결과도 담고 하면서 좀 길게 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