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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eun Choi May 24. 2016

뜻밖의 것

Unexpected Things


그래서 나는 뜻밖의 것이 좋다. 뜻밖의 엽서, 전화나 선물은 내게 행복감으로 다가와 기억 속에 짙게 자리 잡는다.
That’s why I like surprises. Unexpected postcard, call and a gift all turn into happiness and set its foot deep in my mind.


[Read the English version below]


134일: 2016년 5월 22일, 멜버른


엽서를 받았다. 몇 주 전, 아니 어쩌면 몇 달 전에 친구가 주소를 물었기에 알고는 있었지만, 꽤 오랜 시간이 지났기에 잊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따스함에, 그것도 멀리서 날아온 그 온기에 나는 종일 미소를 달고 다녔다.


행복은 작은 것에서 온다. 별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벅찬 기쁨을 가져다줄 수 있다. 특히나, 뜻밖에 오는 행복은 그 자체만으로도 따뜻하다.


뜻밖의 것들은 그 사람이 나를 생각하고 있었다는 의미니까. 내가 굳이 무얼 부탁하지 않아도, 그 사람의 마음속에 내가 떠올랐다는 뜻이니까. 눈에 보이지 않아도, 곁에 있지 않아도 상대방의 마음속에 내가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니까.


그래서 나는 뜻밖의 것이 좋다. 뜻밖의 엽서, 전화나 선물은 내게 행복감으로 다가와 기억 속에 짙게 자리 잡는다. 그리고 상대방은 내게, 내가 상대방에게 그랬던 것처럼, 내 마음속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


오늘 나는 느꼈다. 뜻밖의 것은 손편지처럼, 주는 이를 받는 사람만큼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하루를 계획하며 누군가를 놀래줄 생각에, 상대방이 기뻐할 모습을 떠올리며 나는 행복해했다. 땀 흘리며 자전거를 타고 향하는 내내, 언덕에서조차 힘이 났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몇 번이고 그렸던 모습이었지만, 문을 열고 나를 발견했을 때 놀라는 상대를 실제로 보았을 때의 그 기쁨은 몇 달, 아니 몇 년이 지나도 다시 꺼내고픈 소중한 감정이고 기억이다.


몇 년 전, 크리스마스이브 새벽에 서울 집 문을 두드렸을 때가 떠올랐다. 야간 비행편을 타고 인천으로 향하는 내내 나는 깜짝 놀랄 부모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는 뒤척이며 설레었다. 엄마는 아직도 말한다. 홍콩에서 일하고 있어야 할 딸이 현관문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 아직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다고. 말 그대로 꿈인지 생시인지 눈을 비비던 엄마의 모습을 직접 마주했을 때의 그 행복감은, 뜻밖의 기쁨이 될 생각에 가슴이 한껏 부풀어 있던 그 설렘의 발현이었다.


행복은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뜻밖의 것은 받는 이와 주는 이 모두에게 행복의 모습으로 찾아온다. 특히나 주는 이에게는 설렘의 모습으로 간직된다.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학생이자 창작자, 사진가 그리고 작가입니다. 현재 호주의 멜버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사진을 올리지는 않지만, 과거에 제가 찍은 사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볼 수 있습니다.


Day 134: 22 May 2016, Melbourne


I received a postcard. I knew it’d come, as a friend asked for my address a few weeks, maybe a few months ago. But it’s been awhile, so I forgot about it. For the unexpected warmth that came from afar, I kept smiling throughout the day.


Happiness comes from little things. It doesn’t have to be too big or pompous to bring pleasure to life. When happiness comes from surprise, it is meaningful by itself.


Unexpected act of kindness shows that the person has been thinking about me. It means that even when I haven’t asked for anything, somehow I popped up in his/her mind. Or there’s a spot for me in his/her mind without having to be around.


That’s why I like surprises. Unexpected postcard, call and gift all turn into happiness. They all become deeply rooted in my mind. A person who brought surprise to my life then forms his/her special place in my heart, just like I have in his/hers.


Today, I realized that surprise brings as much happiness to a giver as it does to a receiver, like a handwritten letter does. I opened my eyes this morning, and planned to surprise someone. The idea itself made me happy. Even when I was covered in sweat as I cycled towards him, I wasn’t tired. I was happy.


I pictured him with his eyes grow big out of surprise. When he opened the door and found me standing behind it, that actual moment is something that I’d look back in months and years, and think how much happiness it brought to him and to me.


I remembered that one early morning of a Christmas eve that I rang a doorbell of my parents’ apartment in Seoul. Heading to Incheon on a red-eye flight, I couldn’t sleep for the excitement of surprising my parents. My mom still says that when she saw her daughter, who should’ve been working in Hong Kong, standing in front of the door that day, she thought she was dreaming. Seeing my mom pinching herself to see if it was real, I was beyond happy. The thrilling sensation that piled up as I headed home, thinking of surprising my loved ones has manifested into a sense of happiness.


Happiness comes in different forms. Unexpected surprises become happiness to both its giver and receiver. Especially for the one who gives, it is long kept as a tingling sensation of excitement.

Thanks for reading. I’m Jieun Choi, a student, creative, photographer, and writer currently based in Melbourne, Australia. While I stopped posting on Instagram, come see my old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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