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하려던 중이다'에 왜 'about'이 들어갈까.
최근 부쩍 꽂힌 일이 있다. 바로 글을 읽거나 말을 하거나 들을 때, 생소하거나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단어나 표현을 붙들고 생각해보고 찾아보고 알아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난하면 가난하지 왜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다'라는 말을 쓰는가와 같은 것들....
오늘 머리속에 들어온 말은 ’be about to 부정사’다. ‘막 -을 하려고 하다’는 뜻으로 글을 읽을 때도 회화에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표현이다.
어떤 행동을 하려는 것을 말하는데 앞으로 할 일을 나타내는 ‘to 부정사’가 쓰였다는 것은 납득이 된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행동을 막 하려고 하는 것과 ‘-에 대한’이라는 뜻을 가진 ‘about’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답은 멀리 있지 않았고 우리가 자주 쓰는 의미와 관련이 있었다.
‘about’은 ‘-에 대해’라는 뜻 말고도 다음과 같이 쓰이기도 한다.
'대략' ex) about 1000(대략 1000), about 9 o’clock(9시쯤)
즉 정확한 것이 아니고 그 언저리 어딘가 라는 뜻이다. 이와 함께 ‘-에 대해’라는 뜻도 가만 생각해 보면 그 대상을 지칭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것을 말하는 것이다. ‘around’하고도 비슷하다.
그럼 위의 뜻에 따라서 ‘be about to 부정사’를 해체해보면 다음과 같다.
1. be : 어떤 상태다
2. about : 어떤 대상 주위에
3. to 부정사 : 어떤 행동을 하려고 함
따라서 ‘be about to 부정사’를 풀어서 해석하면 ‘어떤 행동을 하려고 하는 그 근처에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막 -을 하려고 하다’는 의미로 쓰이는 것이다.
이제 안그래도 ‘막 -하려던 중이었어’라고 말할 때 자신있게 이 표현을 쓰진 못해도, 쓸 기회가 있을진 몰라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는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