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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인지천 May 09. 2024

책 출간 흐름을 모르는 작가

나는 원고만 쓰는 작가로 남고 싶은가?

최근 3명의 지인과 의기투합하여 사진 에세이를 매주 한 편씩 쓰기로 했습니다. 모두가 처음 도전하는 것이라서, 우리의 비밀 공간을 Band에 만들어서 초고를 올리고 합평도 진행을 합니다. 서로 거주하는 도시가 다르다 보니 줌으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책을 냈지만, 출판 프로세스는 모른다


그중에 60대 초반의 여성 한 분은 이미 여러 권의 전자책을 내셨습니다. 주로 온라인 출판사인 유페이퍼나 부크크를 통해서 출간을 했다고 합니다. 그 나이에, 이런 방식으로 진행했다는 점에 응원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한편으로 궁금점이 발동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출간을 진행했는지 알려달라고 하였습니다.


"사실 자세히는 모르겠고, 이전에 모임을 주도하시는 분이 정리를 해 주셨다. 나는 글만 쓰면 되었다"


그랬습니다, 50대를 넘어서고, 특히 60대를 넘어선 이들에게 온라인 출판은 그리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는 '나도 했으니, 여러분들도 할 수 있습니다'라는 구호는 허공의 메아리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저도 책 쓰기 수업을 하면서, 컴퓨터나 온라인 플랫폼에 접근하는 자체를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을 만나다 보니, 쉽게 수긍이 갔습니다.


하지만, 출판 프로세를 이해하지 못하고 책을 출간한다는 것은, 마치 예전의 종이책 출간과 유사한 프로세스로 책을 내고 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작가가 출판사를 선택할 수 있고, 홍보 방법이나 채널도 선택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만, 이걸 알고 활용하는 작가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일 겁니다.


 정보의 격차가 실력이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위의 사례처럼 주변에 멘토가 있다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최근에 전자책을 낸 경험을 가진 사람이 없다면, 맨 땅에 헤딩을 하거나 지레짐작으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은 쓰는데, 책 내는 건 부담스럽다


다른 두 사람의 경우, 아직 책을 내 본 경험은 없습니다. 하지만, 나의 생각으로 글을 옮기는 것은 부담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경우에, 일반적으로 원고 초안을 작성하는 것과 출판을 하는 것은 별개의 작업이라는 인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원고 쓰면, 책을 낼 수 있는 거 아니야?"


이런 접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둘을 구분하지 않으면, 첫 책 출간 과정에 꽤 충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낯선 인터넷 플랫폼에서 길을 잃고, 온라인 출판사의 질문에 당황하다 보면,


"이건 내가 생각한 작가의 길이 아니야"


하는 선택을 택하게 됩니다. 그런데,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출판을 진행하다 보면 고비가 있습니다.


전통 출판사와 계약하고, 퇴고를 10번 정도 진행하면서 내가 쓴 원고를 보고 또 보는 작업도 고역입니다. 그렇다고, 온라인 출판사를 선택하여 내가 직접 목차와 표지를 제작하고 홍보까지 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런 판단을 하는 배경에는,


"작가는 글만 쓰면 되지, 뭐가 이렇게 복잡해"


하는 불평이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출판 시장에서 이렇게 당당하게 큰소리칠 수 있는 작가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내 책은 어떻게 출간할 수 있는가?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해 보는 것이 최고입니다. 그 어떤 지식도 경험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각 플랫폼의 요구사항이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모든 출판 플랫폼을 통해서 출간을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간접 경험이라도 하는 것이 필요한데요. 어떤 방법들이 있는지, 각 프로세스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자료를 조사하고 나름의 분석을 해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작가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요?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의 목적에 맞추어서, 이번에 출간할 도서의 출판사를 작가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출판사에 투고하고 마냥 기다리는 수동적인 접근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린 겁니다.


선택할 옵션이 많다는 것은 작가에게는 희망적인 소식이지만, 출판 업계는 달갑지 않은 소식입니다. 그만큼 파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출판 루트를 선정할 때 작가는 무엇을 판단 기준으로 해야 할까?

작가 등록

인지도 상승

인세 수익 

부대 작업 (표지, 목차 등)


등이 대표적입니다.


ISBN이 있는 전자책이라도 내고,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는 것을 우선순위에 둘 수 있습니다. 이어서, 네이버 인명사전에 작가라는 타이틀을 걸어둘 수도 있습니다. 만약에, 강사나 외부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대표이사라면 본인의 전문성을 홍보하기 위해서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책이 곧 나의 홍보물이자 퍼스널 브랜드를 드러내는 도구로 활용되는 경우이죠.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는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일차 목표입니다. 부업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거지요.


작가의 인세 정책도 플랫폼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몇 가지 옵션 중 나에게 가장 적합한 온라인 출판사를 선택하는 현명한 지혜가 요구됩니다. 


이와 달리 작가의 선택을 제한하는 옵션도 있습니다. 표지, 목차 또는 상세페이지 작업을 모두 외주에 맡겨야 하고 홍보도 직접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선택지가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대체로 온라인 플랫폼과 거리를 두게 됩니다.

 



시대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은 출판 시장의 판이 바뀌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런 변화의 장점으로,


먼저, 내가 필요한 핵심 정보만 있는 책을 선호한다

    영상이 아니라, 책도 핵심 내용만 알고 싶다는 욕구가 일반화되었습니다. 마치 SNS에서 유행했던 숏폼의 유행이 출판시장에도 불어왔습니다.


다음으로 작가가 되는 장벽을 낮추었다

    작가도 장인정신이 요구되는 분야 중 하나이다. 첫 책이 허접할 수 있지만, 나중에는 어디까지 성장해 있을지 모릅니다. 이때 첫 번째 책을 정식으로 출간하는 기회를 가진다면, 이어서 작품 활동을 계속하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그만큼 초보 또는 무명작가를 응원하는 힘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글쓰기와 책 출간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많은 작가가 배출되면 그만큼 사회적 인프라가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과 전자책으로 대변되는 이 시대의 출판 흐름은,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것을 버킷리스트로 간직하고 있던 이들에게 가능성을 열어 주었습니다. 그동안 막연한 두려움에 도전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줬습니다.


글을 쓰는 매력은 분명합니다. 직접 경험해 본 이들에게는 설명이 필요 없는 창작활동입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지적 활동 중 하나입니다. 또한, 독서가 절대 대체할 수 없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국민이 '내 책 한 권 갖기 운동'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전자책으로 제작한다면 불필요하게 종이를 낭비할 일도 없고, 택배와 같은 추가비용 발생도 없을 겁니다.


나에게는 사소한 정보가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자료일 수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입니다. 현재는 이것을 SNS에서 담당하고 있지만, 블로그에 올라온 글과 책에 쓴 내용은 다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오늘도 혼자 상상을 해 봅니다.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학교를 다니면, 모두가 책 한 권은 내는 작가가 되는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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