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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애플의 Live 이벤트가 그립다

2025 애플 언팩 키노트 시청 후기

by 비범한츈

나는 이맘 때면 항상 현장감이 있는 애플의 이벤트를 기다려왔다. 해마다 새벽 2시를 기다리며 오늘 은 어떤 One more thing이 터질지 기다리는것이 나만의 일종의 낙이었다.


그런데 최근 5년을 보면 애플의 라이브 무대가 완전히 사라졌다. 코로나 이후 애플은 더이상 현장 발표를 하지 않았고, 매끈한 영상으로 제작하여 신제품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매년 다시 라이브 이벤트가 돌아오지 않을까? 기대 했으나 올해(2025)년 녹화 방송으로 대체했다.


2025년 애플 신제품 이벤트 (녹화방송)




매끈한 영상 속에 사라져버린 현장감


명불허전 애플이라 녹화된 영상 발표일 지라도 한편의 영화처럼 세련되고 안정적이다. 코로나 때는 이런 방식을 나도 환호했다. 애플스러운 장면전환효과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또한 이미 녹화된 영상이기때문에 번역도 실시간으로 되어 글로벌 송출에도 유리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원래 애플의 하나의 전통이었던 현장 발표의 긴장감과 예측 불가능성은 눈에 띄게 줄었다.




고 스티브잡스 시대의 애플의 발표회

예전 스티브잡스의 애플 신제품 발표는 단순히 제품 소개가 아니었다. 그의 행동 하나하나와 심지어는 침묵 마저도 연출의 일부처럼 다루어졌고, “One more thing’이라는 짧은 문장하나로 신제품 발표회 자체를 아이코닉하게 만들어냈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청중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그와 제품을 위한 키노트 프레젠테이션 디자인, 조명, 장소 등이 모두 완벽하여 마치 한편의 공연을 함게 목격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스티브잡스의 전설적인 프레젠테이션


불안정한 기술 속 완벽한 연출

스티브잡스의 첫 아이폰 발표는 특히 전설이었다. 당시 기기는 불안정해 정해진 순서대로만 시연이 가능했다고 전해진다. 잡스는 무대 앞 단상 안에 여러대의 아이폰 목업을 숨겨두었고 능청스럽게 넘어가며 발표를 이어갔다. 겉으론 완벽한 여유, 속으로는 치밀한 계산 그 긴장과 짜릿함은 라이브 무대에서만 가능한 드라마다.


불안정한 기술 속 완벽한 연출


그런데 지금의 영상 발표는 오류가 없고 메시지를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표자가 무대에서 순간을 지배하며 관객과 교감하는 기회가 상실되어 버렸다.


다시 무대로 돌아간 삼성

흥미롭게도 삼성은 다른길을 택했다. 2023년 갤럭시 언팩부터 다시 현장 관객을 초청했고 오프라인 발표를 재개했다. 2025년 뉴욕 부르클린 언팩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직접 모여들었다. 온라인 생중계와 병행하면서 무대의 긴장감을 되살린 것이다.



그리운 애플의 라이브 발표회

분명 지금의 애플의 발표 방식은 라이브보다 더 세련되고 더 안전하다. 하지만 그 세련됨은 아이러니하게도 애플을 애플스럽게 만들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잡스 시절의 무대는 늘 위험했지만 그래서 더 애플스러웠다.


매해 새벽 2시를 기다리며 전세계 팬들과 동시에 숨죽이며 기다리던 그의 한마디 말에 혼화가 터져나왔던 순간.. 나는 여전히 예전의 애플 무대쇼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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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아이폰17 예약하러 가자..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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