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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안온함 속에 성장은 없다

좋은 운, 좋은 인연

by 해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도 이런 착각에 빠져 있었다.


'좋은 운'이란

내가 심리적으로 만족스럽고 내가 추구하는 바가 이뤄지는 때이며,


'귀인'이라 함은

물심양면으로 의지할 수 있고 내게 도움을 주는 존재일 거라는 생각-



자연이 어떻게 성숙의 단계를 밟는지만 봐도 명백한 오판이 아닐 수 없다.


길가의 풀만 놓고 봐도 그렇다.

예측 불허의 온습도 변화와 함께 자칫하면 넘어질 법한 바람에 쉼 없이 노출된다.


따사로운 햇볕과 때마다 촉촉한 이슬비를 미스트처럼 적당히 뿌려주면 마냥 좋을 것 같지만 그로 인해 생명력은 꺾이고 만다.



하물며 인간은...

제아무리 잘난 사회적 동물이라고 해도 생물계에 속한 이상 우리도 미물이며 자연의 속성을 벗어날 수 없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것 또한 피할 수 없는 본능.


나랑 갈등 요소 없이 말이 잘 통하는 사람들만 주위에 포진해 있다면,

어딜 가나 내가 환영받고 사람들과 트러블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다면,

내일을 걱정하지 않고 오늘을 마음껏 탕진하는 생활을 마음대로 선택해서 즐길 수 있다면


일견 좋아 보이지만 결국은 우리가 뿌리째 썩어가는 길이 된다.

면역을 상실한다는 건 그토록 무서운 일이다.



그러니 지금 내 마음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미움과 증오에 사로잡히지 말자.


결국은 그 사람이 내 삶에 생동감을 부여하고 성숙한 인간으로 나아갈 수 있게 시험의 장을 마련해 주는 은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이 계절에 꼭 필요한 백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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