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는 이제 옛말
여름하면 늘 ‘장마철’ 비 피해와 습한 날씨에 유의하라는 일기예보를 듣는다.
비가 오락가락하며 장기간 내리는 기간 장마. 언제부턴가 주구장창 큰 비가 계속 내리기 보단, 좀 더 광범위한 기간에 일기예보도 소용없이 크고 작은 빗줄기가 오락가락히며 내린다. 이 때문에 이제 한국도 장마가 아니라 우기로 하자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온다.
처음 동남아를 여행할 때 ‘우기’ 라는 날씨를 알게 됐다. 우기는 주로 몇달에 걸쳐 있고, 그 기간엔 비가 오는 일수가 많고 습해 여행하기에 썩 좋은 기간이 아니라는 얘기도 듣고 실제 가봤을 때도 그랬다. 확실히 장마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우기에 동남아 여행을 다녀와 본 후, 이렇게 습하고 추적추적 비가 오는 날엔 ‘동남아 우기 같아 오늘 날씨!‘ 라는 말을 하곤 했는데, 정말 우리나라도 우기가 생긴다니 기분이 묘하다.
많은게 바뀌지만 태어나서 지금까지 알던 ’날씨‘ 마저 바뀔 줄이야. 기후환경 변화는 하루이틀 나온 얘기도 아니고, 장마기간 비가 오는 모습이 변한건 꽤 오래 된 것 같지만 정식 표기가 바뀌니 마치 그동안 믿고 싶지 않았던 현실을 기어코 받아들이도록 떠미는 느낌이다.
긴가민가하며 달라져 온 내 마음도 이별을 명명한 순간부터 현실이 되 듯, 우기로 하자고 한 이 순간부터 변화해 온 지구 온난화가 현실이 된 것 같다.
설마설마 했는데 결국, 우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