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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or Feb 13. 2024

8.

S#1. 공항 출국장 대기실 / D


사람들로 붐비는 공항. 캐리어를 끌고 지나가는 사람들 보이고.

대기실 의자에 삼삼오오 모여 있는 단체여행 중년 여성들(5~6명),

'사과즙 먹을 사람?', '그런 거 말고 씹을 거 없어?', '삶은 계란 먹을랴?'식의 대화 들리고.

그 중간에 우울한 표정으로 손에 핸드폰 쥐고 앉아 있는 미소(30대/여)

검정색 작은 가죽 힙색을 멘, 패딩과 후드티의 편안한 차림.

미소의 핸드폰 진동소리 들리고 미소 확인하면 준우의 문자.


'미안해, 이번 여행은 못 가겠다. 와이프가 아파. 미소야, 우리 길게 보자. 나, 너 믿어. 알지?'


미소    네가 이러면 나도 아프지, 마음이.


미소, 순간 울컥하다가 이내 곧바로 전화를 거는데


전화(F)    지금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삐- 소리 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 됩니다.


미소, 붉어진 눈시울로 한숨 길게 내쉬며 머리를 넘긴다.


미소    끝. 진짜 끝이다, 이 짓거리도.


그때 미소 옆에 앉아 있던, 핫핑크색 패딩을 입은 영옥(70대/여), 힐끗거리며 미소를 보다가


영옥    (용기 내서) 저...저기 아가씨.

미소    (당황, 눈가 닦아내며) 네? 저요?

영옥    (끄덕이며) 미안한데, 내가 저기 물어볼게 있어가지구...

미소    네, 뭐요?

영옥    (핸드폰 내밀며) 아들한테 문자를 하나 보내고 싶은데 잘 몰라서...

미소    (애써 밝게) 네, 주세요.


미소, 영옥의 핸드폰을 받아 들고 문자함으로 들어가면 각종 스팸문자 가득하고


미소    (아들로 수신한 문자 보고) 이분한테 보내면 되는 거죠?

영옥    (밝게) 네네, 맞아요.

미소    뭐라고 보내요?

영옥    아들아, 냉장고에 곰국 해둔 거 두 개 있는데 큰 냄비를 갖고 가라.

미소    (저도 모르게) 큰 냄비...

영옥    (눈치 보며) 선반에 김자반 갖고 가라. 며늘아기 입덧 때문에 잘 못을 때 먹여라. 내가 만들었다.

미소    만들었다... (보여주며) 됐죠?

영옥    아이구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영옥, 미소에게 핸드폰 받아 들고 자신의 자리로 가다가 다시 미소를 슬쩍 본다.

한숨 내쉬며 창밖 비행기를 바라보는 미소.


CUT TO

안내방송(E)    안녕하십니까. 태국 방콕으로 향하는 아시아나 항공 AZ1005편 탑승을 시작하겠습니다.


미소, 안내방송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그때 옆에 앉아 있던 영옥도 자리에서 일어나다 휘청!

놀란 미소, 영옥의 어깨를 감싸서 부축하다 두 사람 함께 털썩 주저앉는다.

주변 아줌마들 '어머 준우엄마!', '괜찮아?' '여기 사람이 쓰러졌어요'


미소       (놀라서) 아주머니! 괜찮으세요?

영옥       (스르르 눈뜨며) 아이고..미안해요, 미안해.

아줌마1   약 안 먹었어 자기?

영옥       먹었어, 먹었어. 아니 너무 오래 앉아있었나, 순간 어지러워서.


그때, 승무원 빠르게 다가오고


승무원    괜찮으세요?

영옥       네, 괜찮아요.

승무원    평소 지병이 있으신가요, 고객님?

영옥       혈압이 좀 약해요.

승무원    지금은 좀 어떠실까요. 비행기 타실 수 있으시겠어요?

영옥       (주먹 쥐고, 결연하게) 당연하죠! 내가 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푸팟퐁 먹어야 한다고, 나!


영옥의 말에 주변 사람들 웃음 터지고.

미소도 영옥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 짓는다.


승무원    (무전기에 대고) 우선 탑승자 1명 추가합니다. 우선 탑승수속 진행하실게요.

영옥       (미소에게) 고마워요, 아가씨. 정말 고마워요. 복 받을 거야.

미소       (민망) 아...네...


영옥, 아줌마들과 승무원과 함께 탑승 수속을 밟기 위해 가버리면

미소도 가려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영옥의 핸드폰 발견한다.

미소, 핸드폰 주워 들고 앞을 보면 영옥 보이지 않고.

그때 울리는 영옥의 전화. 미소 화면 보면 '아들'

미소, 어쩌나 싶은 표정으로 핸드폰 보다가 받는다.


미소         여보세요?

준우(F)    누구세요?

미소         준우씨...?

준우(F)     누구...미소?


미소, 멍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굳은 채 서 있는 모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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