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nan Son Feb 18. 2016

나무 숫가락

버려진 나무로 만드는 숟가락 이야기-4

숟가락을 만들 때 가장 재미있고 공을 들이게 되는 순간이다. 숟가락의 움푹 패여져 있는 부분을 만들기 휘해서는 휘어진 끌이 필요하다. 숟가락의 방을 나무위에 연필로 그린다.

숟가락 방을 깎을 때는 중심부부터 바깥쪽으로 깎아나간다. 조금씩 안쪽부터 원형으로 돌려가며 깎는데 조금씩 깎다보면 작은 꽃모양으로 나무밥이 피어난다.

어떤 날은 나무꽃이 꽤 단단하면서도 예쁘게 떠질 때도 있다.

깊이가 조금 생기면 바깥쪽으로 조금씩 넓혀나가면서 깎아낸다. 옆으로 날이 달린 카빙용 끌이 있으면 좋겠지만 손에 익은 이 환도로도 숟가락에 방을 만든 일은 큰 불편이 없다. 단지 결이 부딛히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 깎으면서 나뭇결을 잘 읽어두었다가 결이 부딛히는 부분은 방향이나 각도를 바꿔줘야 한다.

숟가락의 방 안쪽과 아래쪽에 손가락을 대고 전체의 두께를 맞춰나간다. 얇게 깎을 수록 깨지기 쉽고 일정한 두께를 맞추는 일이 까다로울 수도 있으니 적당히 깎아두고 전체의 균형부터 가늠한다.

전체적으로 보고 다듬어야할 부분을 정한다. 테두리 부분과 손잡이의 위, 아래를 칼로 다듬고 조금씩 두께를 줄여나간다.

연필선이 사라질 때까지 조금씩 연필을 깎을 때처럼 다듬고 나서 숟가락 방도 나머지와 어울릴 깊이와 두께로 다시 깎아낸다.

칼이 잘 먹지 않는 끝부분들은 무리하게 힘을 주면 뜯기거나 깨진다. 그런 부분들은 사포를 이용하는게 좋다. 100호나 150호로  초벌 샌딩을 한다. 칼이 만든 면들이 둥글어 질때까지 샌딩하고 전체 균형을 다시 본다.

조금더 마무리 하면 된다.

작가의 이전글 나무 숫가락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