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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강사 Jun 07. 2022

유럽 멜론, 내가 알던 멜론이 아닌데?

1달 간의 유럽 부부 여행 - 17. 오스트리아 빈 - 2

두브로브닉에서 출발해 빈의 숙소에 오니 하루가 다 지나가 버렸다.


어차피 오늘은 달래 다른 일을 하려고 했던 계획도 없고, 시간도 이미 저녁이 된 데다, 좀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기에, 저녁은 그냥 호텔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저녁 식사가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지만, 다행히도 오늘은 우리가 앉을 테이블이 있다고 한다.



돈을 더 쓴다는 건 확실히 부담스러운 일이었지만, 피곤하기도 했고, 오래간만에 잘 차려진 음식을 먹고 싶었기도 했기에, 먹고 싶은 요리를 시켜 먹기로 했다.


메뉴 중에 나의 눈을 끄는 것이 있었다. "Raw ham with melon"이라니? 이건 뭐지?

Sophy는 이걸 모르냐는 말투로 맛있으니까 먹어보라고 했는데, 이때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본 적이 없던 메뉴였다. (아직도 제대로 하는 곳은 없을 테지만...)



나왔다. 제일 먼저 나온 "Raw ham and melon".

'아니? 햄은 그냥 내가 알고 있는 프로슈토 같은 생 햄인데, 이걸 멜론이랑 같이 먹는다고?'

햄과 멜론, 그리고 곁들여 올려진 루꼴라를 한꺼번에 포크로 찍어서 입에 넣었다.



"으아니?! 이게 무슨 맛이야?! 뭐가 이렇게 맛있어??"

제일 먼저 가볍게 뿌려진 후추의 매캐한 향이 입안을 채우다가, 다음으론 햄의 짭조름하고 풍부한 지방의 향이 혀를 감싸다가, 씹기 시작하자 예전에는 맛본 적 없는 멜론의 달콤한 과즙이 입을 채우며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뒤이어 루꼴라의 알싸하고 쌉싸름한 뒷맛이 따라왔다.


와우! 이게 바로 궁극의 단짠단짠이구나. 너무나 놀라웠던 것은 멜론의 극강의 달콤함이었다. 나는 이전까지는 이렇게 달고 맛있는 멜론을 맛본 적이 없었다. 멜론이 주황색인 것도 여기서 처음 봤다. 나중에 알아본 것으론, 칸탈루프 멜론이라고 하는 품종인데, 유럽에서는 매우 흔하고 싼 멜론이고, 당도가 엄청 높다고 한다. 이 멜론은 이후로도 마트에 보일 때면 사 와서 아침으로, 저녁으로 먹게 되었는데,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멜론을 맛보기 어렵다. 요즘은 "칸탈루프 멜론"으로 주황색 멜론을 파는 것들이 있어서 몇 번 사 먹어 봤지만, 그냥 색깔만 주황색일 뿐, 맛은 그냥 녹색의 머스크 멜론보다 못하면 못했지, 유럽에서 맛본 것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것들이었다.


누가 유럽 과일 좀 제대로 들여와 주면 안되겠니? (들여 오는 김에 납작 복숭아도 같이...)


뒤 이어 나온 메뉴들은 슈니첼과 스테이크였는데, 첫 메뉴에 너무 감동을 해서 그런지, 어땠는지 별 기억이 없다. 스테이크가 엄청 두툼했었다는 것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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