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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강사 Jan 01. 2023

빈 - 슈테판 대성당, 거리, 그리고 티켓을 팔던 청년

1달 간의 유럽 부부 여행 - 18. 오스트리아 빈 - 3

빈에 온 새기분으로 첫 아침을 맞았다.

우리 부부의 여행 스타일대로, 먼저 오스트리아 빈의 "중요 여행지"를 찾아 갈 시간이다.


일단 나선 빈의 거리. 그동안 다녔던 곳들이 예쁜 도시들인 편이었는데, 빈의 아침 거리의 첫인상은 이전의 도시들에 비해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날씨가 흐릿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이전에 다녀온 도시들에 비해 평범해 보이는 빈의 아침 첫인상


그래도 지하 계단을 내려와 본 지하철 역은, 나쁘지 않다. 지저분한 파리의 지하철역에 대한 인상이 너무 강하게 남아 있었는지, 빈의 깔끔한 지하철역은 은근히 신선한 인상이었다. 아니, 첫인상은 신선했지만 표를 끊고 타보기까지의 경험은 살짝 충격적이기도 했다. 너무너무 간결하고 심플하고 실용적어어서 말이지.


깔끔하고 미니멀함이 인상적이었던 빈의 전철역




Sophy가 처음으로 나를 이끌고 찾아간 곳은 슈테판 대성당이었다. 어디를 갈지에 대한 계획은 Sophy가 다 세운 것이다 보니, 이곳이 어떤 곳인지에 대한 사전 정보도 없이 그저 와서 "야~ 크다~"라는 공허한 감탄사만 내뿜으며 무심하게 발길을 옮기기만 한다.



지금껏 다른 도시에서도 계속 봐 왔던 성당인데, 실내를 들어가 보니 규모가 너무 커서 오히려 돌아볼 엄두가 나지 않을 지경이다. 아침이라 시간이 이른 건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 



비온 뒤의 흐릿한 구름빛이 비치는 교회의 내부는 다른 도시에서 본 성당의 분위기보다는 차가운 무채색의 느낌을 준다. 그래서 그런지 성당 안을 계속 돌아다니다 보니 기운이 잘 나지 않는다랄까.


성당을 나와 주변을 조금 돌아보니, 성당 지붕의 타일 장식이 유난히 눈에 띠었다. 문양과 색깔도 이 동네 오스트리아의 분위기를 풍기는 것 같다.


지붕의 타일이 독특했다. 옆으로는 더 큰 지붕이 있었지만 사진에 다 담기 어려웠다.




여행일이 며칠 되다 보니, 아마 좀 지쳤던 것 같다. 성당을 돌아다니는 것으로는 기운이 잘 채워지지 않았다.


그래, 오늘은 무리하지말고 동네 마실이나 다니자. 하고 성당을 뒤로 한 체 빈 시내로 눈을 돌렸다.


빈 시내에는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무척 많았다. 높은 빌딩이 없기도 하거니와, 큰 건물도 드물고, 있다고 해도 유서깊은 옛 건물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와중에 건물의 틈새에는 작고 예쁜 가게들이나 조형물 등이 숨어있어서 거리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그렇게 돌아다니니 오히려 성당을 볼 때보다 조금 더 기운이 나는 것 같다.


아닛? 파파스머프는 여기서 뭐해요? 어랏? 발목에 묶인 사슬은 또 뭐죠? 잡혀 있어요?
저 섬세한 레이스 드레스가 도자기로 만들어진 것이라니!




그렇게 돌아다니다 슈테판 성당 앞으로 다시 오니, Sophy가 새로운 제안을 했다. 아침에는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작은 음악회의 표를 파는 삐ㄲ... 아니, 티켓 판내원들이었다. Sophy는 오스트리아에서 원래 이런 게 많다며, 이미 도시가 세계적 수준의 음악가를 키우는 곳이라, 아무리 작은 규모의 음악회라도 그 수준이 보통이 아니라고 한다.(맞나?) 뭔가 마뜩잖은 표정을 짓고 있던 나에게는 별 신경도 쓰지 않고, 이미 한 청년을 붙잡고 얘기를 시작한 Sophy. 그 티켓 판매원은 나의 불안해하는 표정을 읽었는지, 걸고 있는 신분증 목걸이와 증명서 페이지를 번갈아 보여주며 자기는 시에서 승인한 정식 판매원이니 안심하라고 얘기해 줬다. 그... 그래, 그럼 다행이고.


나의 걱정과 의심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미 티켓 판매원이랑 얘기 중인 Sophy
본인이 인증받은 판매원이라고 보여준 신분증. 이렇게 보여준다고 확인할 수 있는 게 뭐지?


아니, 근데 음악회는 나중인데 여기서 바로 결제까지하고 티켓을 산다고? 그 티켓 멀쩡한 거 맞는 거야? 해맑게 웃으며 음악회 잘 즐기라면서 떠나는 그 청년이... 괜찮은 친구겠지?


그래서 그 'Lindt'라는 청년에게서 결제를 마치고 건네 받은 음악회 티켓. 괜찮은 거... 맞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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