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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강사 Aug 07. 2024

살고 싶은 도시 1위라는 빈의 거리

1달간의 유럽 부부 여행 - 22. 오스트리아 빈 - 7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보게 된 기사 중에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었다. 종종 만나는 그런 류의 기사 제목이지. 가장 아름다운 도시에서부터, 생활비가 제일 높은 도시, 치안이 제일 좋은 도시 등등 여러 주제들도 많지만, 제일 직관적인 제목인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의 1위가 바로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이었다.


이 기사를 처음 본 것은 꽤 오래전이었지만, 직관적인 제목인만큼 기억에 오래 남아 있었고, 어느날 다시 본 똑같은 제목의 기사에는 여전히 1위에 빈이 있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려고 '요즘은 어디가 제일 살기 좋은 도시려나...'라는 생각으로 검색해 보니, 2023년 기사에도 그 자리에 빈이 그대로 있었다! 검색에서 맨 위에 나온 포브스지 기사라 믿을만하겠거니와, 검색 결과 리스트에도 1위 자리에는 빈이 제일 많이 올라와 있다.


2023년 기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출처: Forbes)


처음 빈에 갔을 때에도 그런 기사를 본 적이 있었기에, 도대체 이 도시의 어떤 점이 그렇게 살기 좋은 도시로 각인된 것인지 궁금했었다.




꼭 그런 탐구적인 목적으로 둘러본 것은 아니었지만, 빈의 거리는 깔끔하고 고전적이면서도 한편으론 섬세하고 세련된 미를 함께 갖추었었다. 거기에 더해 그 속에는 편리함까지 가진 것으로 기억된다.


단기 여행자로서 "살기 좋은" 도시의 진면목을 느껴봐야 얼마나 느끼겠느냐마는, 다른 도시에서는 본 적 없는 몇 가지 인상적인 점들이 있긴 하다.


지나고 나서야 그랬었나...라고 느꼈던 것이, 짐을 끌고 공항과 호텔 사이를 오가던 길이었는데, 캐리어를 끌기만 했지, 들고 옮겨야 했던 곳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특히 빈에 도착했던 날은 비도 왔었지만, 물이 고인 곳을 힘겹게 지나야 한다든가, 우산 때문에 남은 손이 없는데 짐을 따로 들어야 하는 상황이 생겨 애먹은 기억이 없다.


그다음에 충격적으로 경험한 것이 지하철역이었는데, 개찰구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심플했던 것. 모든 지하철역이 다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지만, 우리가 봤던 지하철역의 개찰구는 거의 표시만 있는 정도의 심플함을 추구하고 있었다. 물론 이를 뒷받침하는 사회적 약속(엄청난 벌금?)이 함께 하겠지만, 실용성과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성향이 돋보이는 풍경이었다.


지하철 역의 풍경. 게이트 사진은 못찍었지만 작은 기둥 몇 개 있는 거 빼곤 비슷한 풍경이었다.


그다음에 볼 수 있었던 것이 "아름다운" 약국의 실내. 숙소로 돌아가는 작은 도로변은 빛도 소리도 많지 않은 한적한 분위기였는데, 그 사이사이에 은은하게 켜진 가게 조명들이 조화로운 풍경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이 약국의 실내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당연하게 생각하는 "약국"이라는 이미지와는 너무 다른 인테리어를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여기가 일반적인 약국이 아니라 기능성 화장품 가게였다거나, 특별한 곳이었다면 감흥은 다를 수도 있었겠지만... (간판으로 봐서는 약국이었으니...) 아무튼 이 약국의 사진은 효율적이고 미니멀한 아름다움을 가진 "빈"이라는 도시의 이미지로 내 기억에 깊이 자리 잡게 되었다.


빈이라는 도시의 느낌으로 각인된 약국 사진




빈 국립 오페라 극장


신경 쓰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인도와 차도의 턱이 그리 높지 않아 걷기도, 롤러백을 끌고 다니기도 편하다.


유럽에서 흔히 보는 카페테라스이지만 왠지 주위가 좀 더 여유롭게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꽤 큰 기념품 가게. 재밌는 아이템들이 많던데.


관광객들을 위한 마차. 다른 도시에서 본 기억이 별로 없긴 하지만, 여기의 마차는 유난히 고급스러워 보였다.


음악의 도시라 그런지 버스킹도 클래식


저녁이 되어서도 고풍스러운 불빛들이 도시의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어쩐지 다른 도시보다는 일찍 한산해지는 느낌


그렇다면 우리도 일찍 숙소에 들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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