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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hanist Mar 17. 2016

여행의 시작과 끝



여행의 시작과 끝에 대한 정의를 하고자 하는건...

아직 아이슬란드 여행의 끝을 못낸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인가;



여행의 사전적 의미는 "일이나 유람을 목적으로 다른 고장이나 외국에 가는 일"이라고 한다.


의미를 생각해보면 도착지의 공항에서 여권에 도장을 찍는 시점부터 한국으로 돌아오는 시점에 출발도장을 찍는 시점이라하면 될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자니 끈질기게 붙잡고 늘어지는 여행에 딸려있는 카드할부금들과 32기가 메모리에 가득찬 정리되지 않은 사진들, 아직도 물어오는 아이슬란드에 관련된 질문들이 여행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려주었다.


아직 현상되지않은 필름들은 어떻하라고..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좀더 마음을 넓게 가져보자. 한국에서 비행기가 이륙할때? 한국에서 여권에 도장찍을때? 공항으로가는 공항버스 탈때? 혹은 여행가는 비행기 티켓을 구매했을때부터?


시작은 그렇다 치고 끝나는 시점은 언제다라고 말할수 있겠나. 인천공항 게이트를 나올때? 공항버스타고 집에 도착할때? 출근해서 밀린업무들 다 마무리 했을때? 대놓고 찍었던 사진정리까지 끝냈을때? 혹은 더이상 꿈에서 아이슬란드에서 먹던 짜왕의 맛이 느껴지지 않을때?



출발하시 하루전날 들른 레이캬비크 미술관



"오늘부터 우리 사귀는거야!"


라는 오글멘트로 공식커플이 되기위해 사전 물밑작업도 연애의 한 부문이리고 해야하는가 혹은, 헤어지고나서 몇일 몇달을 아파하며 기억속에서 무뎌져가는 과정또한 연애의 한 부분인가? 라는 고민과 일맥상통한다.


레이캬비크 시내에 있던 어느 사진관


"짧고 굵은 연애를 하고 온것 같다"


꽃샘추위로 드라이클리닝맡기려던 패딩을 다시 꺼내 입었다. 그래도 밖에나서려니 몸이 움츠려 들었다. 지금 서울은 영상1도다.


영하 17도의 추위속에서 동굴을 탐험하고, 사진을 찍고 캠핑을 하는것은 연애초기의 그 불타는 감정이 아니고서는 상상하기 어렵가. 나도 그런데 당연히 다른사람이 볼때는 도대체 왜 그짓을 하고 오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도 가끔 떠오른다. 춥고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기억들, 밤새 오로라를 기다리며 차에서 떨었던 기억들....


영하17도



헤어지고 다시만난 커플들이 대부분 다시 헤어지듯,  또 그렇게 오로라를 보겠냐 라고 물어본다면 '아 오로라 좋은데...'라고 생각은 하겠지만 대답은 "아니!"라고 말하겠지.


좀더 단호하게 정의하자면 여행의 끝은, "더이상 에피소드들이 떠오르지 않아 글을 연재할 수 없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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