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2 Korean_beauty #경복궁
저 오늘 점심 따로먹을게요.
물끄러미 사무실 밖을 바라보다 부장님께 말했다. 요즘 시름에 빠지신 부장님 얼굴에서 웃음끼보다 보기 힘든게 서울의 파란하늘, 아침엔 제법 먼지가 있아 보였는데 금새 새파랗게 맑아졌다.
"나가야 한다!"
그렇게 a. planet project가 시작되었다.
*a. planet project는 말년차 대리의 지루함과 복잡함을 벗어나 보려고 일상의 여행의 기록을 담아 만든 사진에세이집이다. vol.1 감성부부의 아이슬란드 캠핑편이었고, 이번엔 vol.2 Korean_beauty로 이름을 붙였다.
사무실을 탈출하고 종종걸음으로 걷다보니 10분채 안걸려 광화문에 도착했다. 3천원이라는 입장료앞에.. 그게 뭐라고 광화문 안뜰, 흥례문까지만 보고갈까 망설여졌다. 5천원짜리 커피는 하루에 몇잔씩 마시면서.. 한복을 입으면 입장료는 무료라는데 그럴 자신은 없어서 그냥 내는게 좋겠다.
광화문 안뜰에서 티켓을 내고 흥례문으로 들어가니 3천원이 아깝지가 않다.
웅장한 대웅전과,
그 앞을 지키는 해태,
목조건축물의 빨간 기둥들(배흘림기둥은 아니네)
경회루 앞 벚꽃까지. 3천원으로 호강을 누리니, 눈으로 빅맥세트를 먹은 느낌이다.
Korean_beauty라고 해서 어떤 통찰력이 있다거나 그렇진 않다. 얼마전 전지현이 출연한 "HERA"광고를 보고 그 영상의 잔영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언젠간 찍어봐야지 하다가 이제야 움직여 본것.
저 기왓장의 무늬와 목재에 들어간 무늬, 기둥의 빨간색과 하늘의 파란색을 보고있자니, 복잡한 머리속이 비워진다.
이대로 퇴근하고싶다. 그럼 내자리도 시원한 머리처럼 비워지겠지.
주말만 되면 날씨가 흐리고, 평일은 유난히 날씨가 좋다.
색감은 껄죽하니 잘 뽑혀나온다.
그냥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그럼 내 월급도 멈추겠지?
12시 50분.. 이제 광화문을 나서서...
다시 사무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