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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사천사백한번째 어른 날

2020.08.31



우리가 조금 더 길게 만났더라면


그랬을 거다.



오히려 재주가 좋은 당신이 간단한 저녁을 만들면


어딘가 어설픈 솜씨로


내일 입을 당신의 셔츠를 다림질하다


나의 원피스를 다림질하다


오늘 하루 속상했던 일부터 풀어놓았을거다.


당신은 반드시 내 편이라고 미리 정해져있어서


안심을 하고 못난 소리도 해보는


같이 있지 않은 시간을


조잘조잘하고 재잘재잘하는 것.



그러다 마주앉아 한 입 가득 밥을 물고선


'맛있다!' 한 마디에


오늘 주름이 모두 펴지는 일.



그게 일상이 되었을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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