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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옐로마크 Jan 12. 2016

산업부에서 중소기업을 보다

중소기업 지원 정책 '엄청 많다!'근데 한 눈에 안 들어와 (...)

지난 8월부터 산업부에서 일하게 됐다. 담당은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청, 중견기업연합회, 벤처기업연합회, 소상공인연합회, 중소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동반성장위원회.. 언뜻 보기에는 출입처가 많아보이지만 중소기업으로 한 데 묶을 수 있다. 거기에 현대차 삼진이 덤으로 얹어졌다.



산업부에 오기 전에는 중소기업에 대해 잘 몰랐다. 내가 다니는 언론사도 중소기업인데 말이다..

중소기업의 업종이 다양한 줄도 몰랐고 기술개발, 판로개척, 정책자금, 공공조달시장.. 뭐 이런 단어들도 몰랐다. 조금씩 알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중소기업과 창업기업을 위한 정부지원은 참 많다. 창업하기 좋은 환경이다.

 요즘 창업기업은 "시드머니요? 따로 필요 없는데. 창업 경진대회 몇 번 나가서 상금 받으면 그걸로 마련돼요"라고 할 정도로 정부 주도 창업 경진대회가 많고, 상금 규모도 크다. 창업 준비과정에서 정부는 사무실도 임대해주고 컨설팅도 제공한다. '인큐베이팅'이다. 인큐베이팅을 거쳐 시장으로 나온 '태아 시기'의 창업기업중소기업 전용 홈쇼핑(수수료가 싸다)을 이용할 수 있고, 시장 수요를 어떻게 발굴해나갈 것인지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수출을 돕는 지원사업도 있다. 소상공인도 마찬가지다. 요즘 전통시장에서 카페, 도시락을 파는 '청년상인'들을 위한 지원도 따로 마련돼있다.


기존 중소기업도 기술개발, 대기업과의 동반성장, 자금 등 정부의 지원을 받는다. 인력난이 겪는 중소기업에 인력을 매칭해주는 사업도 있다. 지역 대학과 연계해 기업에서 채용하는 조건으로 인력을 양성하거나(계약학과) 일과 학습을 병행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유도해준다. 사업을 하다 망하게 되면 신용 회복 등 폐업 이 관리도 해준다. 다시 사업을 하고 싶다면 재창업 컨설팅과 자금도 붙여준다.


다만, 이렇게 많은 지원 정책과 제도가 너무 어지럽다는 게 문제. 정부에서 하나로 통합해 지원한다며 '통합시스템'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효과는 없는 듯하다..

창업하는 사람들을 위해 '창업넷'도 운영하고 중소기업을 위한 상담창구로 1357 전화를 개통한 상태다. 하지만 사업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창조경제혁신센터니, 중소기업청이니, 중소기업중앙회니, 중소기업진흥공단이니 하며 헷갈린다고들 한다. 내가 사업을 해도 정작 어떤 지원을 어디서 받아야 하는지 잘 모를 것이다. 중소기업청은 소상공인정책, 동반성장지원, 벤처정책, 벤처투자, 창업진흥 등 중소기업과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담당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도 소상공인을 정책 자금으로 돕는 일을 하고, 동반성장위원회도 동반성장 방향을 연구·지원하고, 창업과 관련해서는 중기청 산하에 창업진흥원이 있다. 중기청 산하에 있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중소기업의 판로을 확보하기 위해서 자회사 중소기업유통센터를 두고 있다. (어지럽다...)


사실 각 기관마다 하는 일은 크게 정해져 있다. 중소기업청은 중소·중견기업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정책자금'을 도맡는다.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심사를 거쳐 융자해준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들의 이익단체'(쉽게 말하자면..)다. 중소기업 현장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중소기업중앙회가 낸다. 하지만 출입기자나 공무원이 아닌 이상 누가 하나하나 이해하려고 할까. 사업하는 사람들이 각 기관에서 어떤 정책을 펴고 있는지 홈페이지를 뒤져서 확인할까? 중소기업 대표들의 연령은 대부분 50대 이후다. 이들이 정말 필요할 때 정책·제도를 신속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 정부3.0의 '2016년 판'은 좀 실속이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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