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인해 해외여행이 전면 금지되었다.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어 지는 것이 사람의 속성이므로 여행의 욕구는 점점 커져왔다.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나와서 해외여행이 가능해진다면 어디를 가보고 싶은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싶다. 30여일 동안 순례길을 처음부터 끝까지 걷는다 해도 인생이 극적으로 바뀌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 나의 어떤 새로운 모습과 생각을 발견하게 될지,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가슴이 뛴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남미는 어떨까?
콜롬비아행 비행기를 탄다. 깔리에 간다. 살사댄스를 배우고 나서 푹 파진 옷을 입고 대회에 참가한다.
볼리비아행 장거리 버스를 탄다. 우유니 소금사막에 간다.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에 내 얼굴을 비춰본다.
파타고니아행 장거리 버스를 탄다. 모레노 빙하에 간다. 빙하조각을 넣은 위스키 한 잔을 빈 속에 마신다.
아시아로 넘어오자.
몽골로 간다. 복잡한 울란바토르를 빨리 떠난다. 드높은 초원에서 아침마다 말 타며 일출을 본다.
다음은 인도네시아이다. 발리 우붓으로 향한다. 아쉬탕가 요가를 하며 내 맘과 몸을 지켜본다.
마지막으로 네팔이다. 카트만두에서 포카라까지 프로펠러 비행기를 탄다. 안나푸르나에서 마차푸차레 설산을 바라보며 세 달 살기를 한다.
아참, 사하라 사막을 빼먹을 뻔했다. 아무것도 없는 사막 한가운데에서 텐트를 치고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근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한 일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걸려 돌아가신 분들과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을 떠올린다. 속히 백신이 나와서 더 이상 그런 슬픔을 겪는 사람이 없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