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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유신 Scott Park Dec 10. 2020

하노이에서의 마지막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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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민은 방금 나온 소고기 육수로 만든 쌀국수인 퍼보(Phở bò)를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 안내방송으로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 곳은 베트남 하노이 공항이다. 이제 세 시간후에는 한국행 비행기를 타게 된다.


혁민의 머리 속에서 여자 친구 수연과 함께 베트남 여행을 했던 지난 2주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호치민 부이비엔 거리에서는 음색이 좋은 무명 여자 가수가 불렀던 "Happy New Year"를 들었다. 그녀의 노래는 원래 가수인 아바보다 훨씬 더 가슴을 파고들었다.   


호이안에서는 혁민은 수연의 손을 잡고 화려한 색깔의 등들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밤거리를 걸었다. 수연은 한국 말이 사방에서 들려오는 다낭 한마켓에서 화려한 아오자이를 맞췄다. 손님의 95%는 한국 사람인 것 같았다.


19세기 초반부터 약 140년간 응우옌 왕조가 사용했던 후에의 왕궁은 웅장하고 화려했다. 중국식과 프랑스식의 건축양식이 혼재되어 독특한 미를 발산했다.


혁민은 베트남 음식이 입맛에 잘 맞았다. 퍼 또는 포라고 불리는 쌀국수를 도대체 몇 번을 먹었는지 헤아릴 수 없었다.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와 함께 먹는 국수인 분짜도 맛있었다. 베트남식 샌드위치인 반미는 아침이나 점심 식사 한 끼로 손색이 없었다.


땀이 삐질삐질 나는 더운 날씨에 지쳤을 때 근처 카페에 들러 마시는 연유 아이스커피인 카페스어다의 맛은 매혹적이었다.     


창 밖으로 활주로를 날아오르는 비행기가 보였다. 혁민은 수연의 두 손을 꼭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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