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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aziCat Feb 02. 2024

어느 바쁜 팀장의 하루

"뿌드득! 뿌드득!”

이 가는 소리에 잠이 깬다

자는 동안에도 원치 않는 회사 걱정에 신경이 너무 쓰였는지 내가 이를 가는 소리였다.

시계를 보니 6시… 너무 일찍 깨어나버렸다.

누워서 억지로 잠을 청해보지만 계속 이런저런 회사일이 생각 나서 그냥 일어난다.


“부스럭, 부스럭”

아침식사를 준비해서 식탁에 앉았다. 

잠시라도 회사일을 잊기 위해 게임 유튜브를 보며 아침식사를 한다.

재미있는 장면에 웃음이 터지지만 아내가 깰까봐 소리죽여 “큭큭큭” 웃는다.

 

집을 나와 회사로 가는 길에도 이런저런 회사 생각이 떠오른다.

잊지않기 위해 스마트폰의 할일 관리 앱을 켜서 기록해 놓는다.


회사에 도착하니 8시쯤 되었다. 

일찍 출근하는 개발자의 메세지가 와 있다. 

그러나 메시지에 대한 답변보다 하루 업무를 우선순위에 따라 정리하는게 우선이다.

할일 관리 앱을 켜고 오늘 끝내야 할 일을 우선순위에 따라 정리한다.

못할것 같은일은 내일로 일정을 미뤄둔다.

정리하고 보니  오늘도 할일이 한가득이다.


개발자의 메세지에 응답하며 개발을 못한지 1년이 되었간다고 생각한다.

나는 개발자인데 PM일만 하면서 이게 무슨짓인가 하는 회한이 든다.


정신없이 준비해서 회의를 들어간다.

참석해야 할 회의가 너무 많다.

회의가 끝나면 메모장에 할일이 가득 쌓인다.

바로 처리가 가능한 것들은 당장 해결하고, 시간이 필요한 것들은 할일 관리 앱에 적어둔다.

회의 사이 사이 비는 시간이 10분이라도 나면 쌓아둔 오늘 할일들을 조금이라도 처리해낸다.

단 1분도 숨돌릴틈 없이 하루가 가는 느낌이다.


겨우 점심시간이 되었다.

회사에서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나만의 시간을 가지러 헬스장으로 향한다.

오디오북을 들으며 런닝머신을 달린다.

땀이 흐르며 상쾌한 기분이 든다.

이어폰에서는 저자가 1년간 휴직을 하며 산티아고 순례길에 다녀온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나도 15년이나 일했는데 저렇게 숨돌리며 쉴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욕구가 불현듯 솟아오른다.


점심을 먹고 메신저를 켜니 고객사에서 뭔가 요청이 들어왔다는 메세지가 와 있다.

코딩 업무인데, 시간이 너무 없고, 기존에 개발할 내용도 많아서 내가 처리해야 할거 같다. 

생각이 방정인지 주말에도 출근해서 코딩 하게 생겼다.

우리 팀 아키텍트도 주말출근 한다고 했는데 같이 몸보신할 음식이라도 먹으러 가야겠다.


결국 오늘까지 끝내야 할일이 많아서 오늘도 야근이다.


퇴근 전 회사 생각을 조금이라도 덜어내려 할일 관리 앱에 내일 일을 정리하고 퇴근한다.

집에가는 길에도 회사 걱정이 떠나지 않지만 앱에 적고 최대한 잊어버리려 노력한다.

문득 이런게 원하지 않는 강제 몰입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이런 몰입은 사양하고 싶다.


야근을 하고 돌아왔지만 스트레스가 많아서 게임을 하고 싶은 욕구가 든다

결국 참지못하고 게임을 켜고 학살을 해서 스트레스를 일부 풀고 잠자리로 향한다.

하지만 게임으로 흥분한 뇌는 쉽게 잠이 안온다.


명상을 틀고 억지로 잠을 청하는 와중에 점심시간에 들은 오디오북이 생각난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상상한다.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과 저 멀리서 지상과 맞닿은 파란 하늘이 보인다.

언젠가 만날 파란 하늘을 기대하며 스르르 잠이 든다.

오늘은 회사 생각을 하지 않고 좋은 꿈을 꿀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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