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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 타는 여여사 Dec 28. 2021

그깟 '덕질'이 우리를 살게 할 거야

이소담, 앤의서재

_ 작가: 이소담

_ 출판사: 앤의서재

_ 출간연도: 2021.07.12

_ 쪽수: 212쪽

_ 크기: 120*200  

   

#크리스마스 며칠 전에 A 언니(저자가 책 속에 쓴 표현을 슬쩍 했다.)가 보낸 이승윤 CD와 드립 커피 여러 개를 선물 받았다. 팬카페에서 공구한 CD란다. 안에는 포토 카드가 2장씩 들어있는데, 10개의 포토 카드 중 7개만 맞춰서 아직 3개를 더 모아야 한다니. 내 것을 준다고 했더니 그건 이미 있다며, 조만간 콘서트장 파란 돗자리가 깔린 장소에서 포카 교환을 한다고 했다. 운전하는 동안 나는 이승윤을 만나는 중이다.   

   

#해군 병사로 복무하는 박보검이 MC를 보는 호국음악회 티케팅에 ‘용병’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말 그대로 ‘피케팅’이었다. 수많은 ‘포도알’ 중에 다행히 하나를 건졌다. 용병 임무 완수! 배우가 군대에 가기 전, B 언니는 아시아지역 팬 콘서트에도 여러 번 다녀왔다. “피땀 흘려 번 돈으로 오로지 나를 위한 행복을 살 수 있다면 얼마든지, 흔쾌히” 돈을 내는 저자처럼 B 언니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피케팅 전쟁’이 일어날 때면 늘 ‘오작교’에서 만난다.      


#이 책은 저자의 덕질 인생을 총망라한 에세이다. 어떤 덕질도 괜찮으니, 당신도 덕질에 동참하라며 살살 꼬신다. 저자는 참 많은 것을 좋아했고 현재도 덕질 진행 중이다. 김동완, 마스다 미리, 데라치 하루나, 만화책, 스메라기 스바루(애니메이션 <동경 바빌론> 주인공), 야마구치 캇페이(스메라기 스바루를 연기한 성우), GLAY(일본 록밴드), 톰 하디, 레이첼 와이즈, 케이트 블란쳇, 이완 맥그리거, 배우들이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 등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덕질을 이어오고 있다.


#책을 읽고 났더니 덕질 용어를 총정리할 수 있어 좋았다. 입덕, 휴덕, 탈덕, 완덕, 덕생, 덕친, 성덕, 덕통사고, 어덕행덕 등등. “덕질 덕분에 하루하루 살아갈 힘을 얻는다.”라는 저자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신화 김동완의 팬으로, 덕질로 시작한 일본어로 밥벌이를 하는 중이란다. 게다가 김동완이 본인 SNS에 책을 소개하면서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고 하니, 콩닥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그날 하루를 어찌 보냈을지 상상이 안 된다.      


이 책이 내 손에 닿은 것도 어쩌면 ‘덕질’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 주변에 덕질하는 A 언니와 B 언니가 있는 이유 역시 내가 드문드문 ‘덕질’ 중이기 때문이다. 웃을 때 미소가 멋진 김래원과 내 귓가에 ‘잘 자라’는 말을 해줄 것 같은 성시경이 바로 그들이다. 하지만 나는 “덕질을 논하기에는 부족한 사람이다. 나처럼 평범하게 덕질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나. 배우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가수의 CD를 사서 듣고 가끔 콘서트장에 가는 정도이니 저자에 비하면, 아니 A 언니와 B 언니에 비해서도 한참 멀었다. 명함도 못 내민다.

      

“깊게 파고드는 덕질은 못할지라도 얕고 길게 오래오래 하는 덕질에는 자신 있다.”라는 저자, “지금 내 모습이 평생 지켜본 나 중에서 가장 사랑스러우니 역시 덕질을 해서 천만다행”이라는 저자. 그의 덕질 인생이 부럽고, 행복해하는 덕생이 궁금해져 저자의 SNS를 수줍게 팔로우했다.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누구보다 치밀하게 살고 있을 그에게 연락할 날이 있을지도 몰라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기본”인 덕질을 기초부터 배우고 싶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덕질은 좋아하는 대상을 사랑하는 행위이다. 덕질을 했던 시간은 내 마음을 위로해 준, 되돌아갈 수 없는 소중한 일분일초이자 진정으로 나를 사랑했던 순간이기도 하다. 저자와 같은 마음으로 나 역시 덕질로 수많은 밤과 낮을 보낸 적이 있었다. 좋아하는 마음이 어땠는지를 잊고 있던 나에게 저자는 자신 있게 권한다. ‘덕질’이 당신 가슴을 다시 뛰게 할 거라고.      


‘일코’였던 내가 저자의 응원 덕에 ‘덕밍아웃’했으니, 앞으로의 인생은 지금보다 조금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살짝 설레는 이 감정은 어디에 꽁꽁 숨어 있었는지, 참...  

   

#그깟덕질이우리를살게할거야 #이소담 #앤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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