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반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애초에 내게 사랑과 정을 준 사람이 나를 등 돌린다면 그건 배반이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그들은 애초부터 나를 이용하기 위해 다가온 이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부모와 가족 외에 이익과 상관없이 내게 다가온 이들이 몇 있겠습니까?
그런 저들이 내게서 이익의 지점을 발견하지 못해, 나를 떠나갔다면 그게 무슨 배반이었겠습니까?
그들은 계속 자신의 가치에 충실하였고, 나도 첨이나 나중이나 똑같은 대접을 받은 것입니다.
그러니 애초부터 배반은 없는 것입니다.
완전한 사랑에 속한 이는 배반이 없습니다. 사랑은 배반치 않으니깐요.
완전한 이익과 이용의 관계에 들어간 이도 배반이 없습니다. 이미 배반할 만한 터전이 없는 관계였으니깐요.
그러므로 배반은 매우 드문 것입니다.
배반은 진실한 사랑을 받은 사람만이 경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신이 배반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자신이 한때는 진실한 사랑을 받았다고 주장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배우자의 부정으로 이혼을 해야 하는 이는, 그 배우자가 한때는 자기를 진정 사랑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 사랑을 주었다는 배우자가 왜 부정을 했냐는 질문에 답하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애초에 그 사랑에 진정성이 없거나, 진성성의 함량은 매우 미흡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그건 배반은 아닙니다.
그냥 그 이가 제 좋은 길로 간 것입니다.
진실한 사랑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배반도 없습니다.
무수히 배반당할 수 있을까요? 무수히 진실된 사랑이 다가왔었나요?
애초부터 그건 처음의 사랑도, 나중의 배반도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