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미아 May 06. 2024

백수 3일차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마지막 과외 수업에 다녀왔다.

드디어 끝이다.


가기 전에 김밥을 먹는데 속이 울렁거리는 것이,

웬 없던 쉰내가 진동하기 시작한다.

‘한참 전에 쉬어버린 김밥을

오래도 꾸역꾸역 먹고 있었구나.’

사실 김밥은 멀쩡했다.


마지막이라 슬프다며 학생이 수업 중에 울었다.


마치고 나와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차가운 사실을 씹었다.


‘내가 어떤 사람과 헤어질 때 그의 마음은 나와 전혀 다를 수 있다. 내가 진심으로 아쉬움, 슬픔을 표현하는 동안 그는 속으로 그 마지막 몇 분조차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고 있을 수 있다.‘


생각하니 조금 아파서 황급히 위로거리를 찾았다.


‘그게 꼭 그가 나를 싫어하다는 뜻이 아닐 수 있다. 단지 그냥 그가 자기 현실에 너무 지쳐있을 뿐일 수 있다. 그리고 그도 사실은 헤어져서 슬프고, 그 슬픔이 또 뜻하지 않게 커서 당황하고 있고, 그래서 그 마지막 몇 분이 그에게 특히 더 견디기 힘든 것일 수 있다.‘



작가의 이전글 백수 2일 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