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없는 교회, 세상과 하나된 개신교
*본 글에서 사용된 성경은 표준새번역입니다.
1.
솔직히 말해서 이제는 더 이상 실망할 일이 없을 거라 여겼다.
목회자의 자녀로 태어나 무신론자가 된 이후, 교회를 등질 때 이미 밑바닥을 다 보고 나왔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바닥이라고 생각했더니 지하가 있더라, 라는 말처럼 개신교가 더 추락할 곳이 있었다.
2.
일반 대중에게는 상당히 흥미로운, 재벌 총수의 불륜과 이혼이라는, 어찌보면 막장 드라마의 전형적인 클리셰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신론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 사건만큼 개신교의 사망을 확인시켜주는 일은 없다.
3.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최태원과 노소영은 개신교 신자다.
특히 최태원은 개신교에서 성공한 기업가이자 신실한 개신교 신자라며 추켜세웠던 인물이기도 하고.
감옥에서 출소할 때도 성경을 가지고 나왔을 정도의 인물, 그게 최태원이다.
4.
그가 성경을 가지고 나온 이유는 아마도 지난날을 회개(?)하고 그리스도인으로 살겠다는 다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한 가지 질문을 하고 싶다.
당신이 가지고 나왔던 성경에는 뭐라고 써 있냐고.
결혼과 간음에 대해 예수와 사도들이 말한 내용이 있긴 하냐고.
그리고 더 나아가 개신교 목회자들의 직무 유기와 개신교의 비겁함에 대해 말하고 싶다.
5.
성경은 결혼을 매우 신성시 여긴다.
예수는 이렇게 말했다.
하나님께서는 창조 때로부터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다.' '그러므로 남자는 부모를 떠나서, 자기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 따라서, 그들은 이제 둘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 놓아서는 안 된다." (마가복음 10:6-9)
뿐만 아니라 마치 이번 사건을 겨냥한 듯한 말도 남겼다.
"누구든지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에게 장가드는 남자는, 아내에게 간음하는 것이요 또 아내가 남편을 버리고 다른 남자에게 시집 가면, 간음하는 것이다."(마가복음 10:11-12)
6.
간음을 명백한 죄악이며 대가를 치뤄야 할 죄라고 지적하는 내용은 성경 이곳저곳에서 찾을 수 있다.
[히브리서 10:4]
모두 혼인을 귀하게 여겨야 하고, 잠자리를 더럽히지 말아야 합니다. 음란한 자와 간음하는 자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야고보서 4:4]
간음하는 사람들이여, 세상과 벗함이 하나님과 등지는 일임을 알지 못합니까? 누구든지, 세상의 친구가 되려고 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원수가 되는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6:9-10]
불의한 자가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지 못하리라는 것을, 여러분은 알지 못합니까? 착각하지 마십시오. 음란한 자나, 우상을 숭배하는 자나, 간음하는 자나, 남창노릇을 하는 자나 동성연애를 하는 남자나, 도둑질하는 자나, 탐욕을 부리는 자나, 술 취하는 자나, 남을 중상하는 자나, 남의 것을 약탈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지 못할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5:11,13]
그러나 이제 내가 여러분에게 상종하지 말라고 쓴 것은, 만일 형제나 자매라고 일컫는 사람이 음행하는 자이거나, 탐욕을 부리는 자이거나, 우상을 숭배하는 자이거나, 사람을 중상하는 자이거나, 술 취하는 자이거나, 약탈하는 자이거나 하면, 그런 사람과는 함께 먹지도 말라고 한 것입니다. (...) 밖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심판하실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 악한 사람을 여러분 가운데서 내쫓으십시오."
[요한계시록 2:22-23]
보아라, 나는 그를 병상에다가 던지겠다. 그와 더불어 간음하는 자들도, 그와의 행위를 회개하지 않으면, 큰 환난을 당하게 하겠다. 그리고 나는 그의 자녀들을 반드시 죽게 하겠다. 그러면 모든 교회는 내가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살피는 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너희 각 사람에게 그 행위대로 갚아 주겠다.
[갈라디아서 5:19-21]
육체의 행실은 분명합니다. 곧 음행과 더러움과 방탕과우상 숭배와 마술과 원수맺음과 다툼과 시기와 분노와 이기심과 분열과 분파와 질투와 술취함과 흥청거리는 연회와, 또 이와 비슷한 것들입니다. 내가 전에도 여러분에게 경고하였지만, 이제 또다시 경고합니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입니다.
[말라기 3:5]
내가 너희를 심판하러 가겠다. 점 치는 자와, 간음하는 자와, 거짓으로 증언하는 자와, 일꾼의 품삯을 떼어먹는 자와, 과부와 고아를 억압하고 나그네를 학대하는 자와, 나를 경외하지 않는 자들의 잘못을 증언하는 증인으로, 기꺼이 나서겠다. 나 만군의 주가 말한다."
[레위기 20:10]
남자가 다른 남자의 아내, 곧 자기의 이웃집 아내와 간통하면, 간음한 두 남녀는 함께 사형에 처해야 한다.
[신명기 5:18](십계명)
간음하지 못한다.
[신명기 5:21](십계명)
이웃의 아내를 탐내지 못한다. 이웃의 집이나 밭이나, 남종이나 여종이나 소나 나귀나 할 것 없이, 너희 이웃의 소유는 어떤 것도 탐내지 못한다.
[말라기 2:13-16]
너희가 잘못한 일이 또 하나 있다. 주께서 너희 제물을 외면하시며 그것을 기꺼이 받지 않으신다고, 너희가 눈물과 울음과 탄식으로 주의 제단을 적셨다. 그러면서 너희는 오히려, "무슨 까닭으로 이러십니까?" 하고 묻는다. 그 까닭은, 네가 젊은 날에 만나서 결혼한 너의 아내를 배신하였기 때문이며, 주께서 이 일에 증인이시기 때문이다. 그 여자는 너의 동반자이며, 네가 성실하게 살겠다고 언약을 맺고 맞아들인 아내인데도, 네가 아내를 배신하였다. 한 분이신 하나님이 네 아내를 만들지 않으셨느냐? 육체와 영이 둘 다 하나님의 것이다. 한 분이신 하나님이 경건한 자손을 원하시는 것이 아니겠느냐? 너희는 명심하여, 젊어서 결혼한 너희 아내를 배신하지 말아라. "나는 이혼하는 것을 미워한다.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한다. 아내를 학대하는 것도 나는 미워한다. 나 만군의 주가 말한다. 그러므로 너희는 명심하여, 아내를 배신하지 말아라."
7.
현재까지 그 어떤 목사도 공개적으로 최태원의 행동에 대해 성경적인 관점, 즉 그리스도인의 삶이라는 측면에서 비판하지 않았다.(혹시라도 있다면 알려주시길)
나는 이점이 매우 유감스럽다.
그저 교회에서는 듣기 좋은 소리들, 예수 믿으면 천국가고 복 받고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따위의 말들을 늘어놓기 바쁘다.
8.
하지만 예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무리를 불러 놓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너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구할 것이다.(마가복음 8:34-35)
물론, 복 받는다고도 말을 하긴 했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위하여, 또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머니나 아버지나 자녀나 논밭을 버린 사람은, 지금 이 세상에서는 박해도 받겠지만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녀와 논밭을 백 배나 받을 것이고, 오는 세상에서는 영생을 받을 것이다.(마가복음 10:29-30)
하지만 명백하게 '박해'도 받을 거라고 덧붙였다. 즉, 현재 교회에서 말하는 "믿으면 복을 받고 천국간다" 식의 접근은 완전히 틀린 것이다. 돈을 위해서든 포교를 위해서든 현재 개신교 목회자들은 명백한 사기를 치고 있는 것이다.
9.
게다가 예수는 구원받는 자가 적은 이유에 대해 그것이 좁은문이기 때문이라고 하면서(누가복음 13:24) 중요한 사실을 말했다.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들어가려고 해도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집주인이 일어나서 문을 닫아 버리면, 너희가 밖에 서서 문을 두드리면서 '주인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하고 졸라도, 주인은 '너희가 어디에서 왔는지, 나는 모른다' 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 때에 너희가 말하기를 '우리는 주인님 앞에서 먹고 마셨으며, 주인님은 우리를 길거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 할 터이나, 주인이 너희에게 말하기를 '나는 너희가 어디에서 왔는지 모른다. 악을 일삼는 자들아, 모두 나에게서 물러가거라' 할 것이다.(누가복음 13:24-27)
또한 더 직설적으로 이렇게도 말했다.
"나더러 '주님, 주님'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다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간다.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에게 말하기를 '주님, 주님, 우리가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귀신을 내쫓고, 또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행하지 않았습니까?' 할 것이다. 그 때에 내가 그들에게 밝히 말할 것이다.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나에게서 물러가라.'"(마태복음 7:21-23)
예수는 단지 자기를 믿는다고 해서 천국에 간다고 하지 않았다. 아무리 개신교인들이 자기 입으로 나는 예수를 믿네, 구원받았네, 천국을 가네 해도 예수가 "난 널 모르는데?" 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10.
또한 나는 현재 개신교가 간음이나 다른 죄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도 유별나게 동성애에 대해서는 입에 거품을 물고 반대하는 것을 보면서 정말 비겁하다는 생각이 든다.
간음에 대해 비판하면 재벌을 비롯해 사회 전반에 걸친, 심지어 자신들 또한 해당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앞서 인용한 성경(고린도전서6장)에서는 불의한 자가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지 못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범주에 "음란한 자나, 우상을 숭배하는 자나, 간음하는 자나, 남창노릇을 하는 자나, 동성연애를 하는 남자나, 도둑질하는 자나, 탐욕을 부리는 자나, 술 취하는 자나, 남을 중상하는 자나, 남의 것을 약탈하는 자"라고 명시했다.
이 말은 간음이나 동성애나 마찬가지로 죄, 그것도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지 못할' 죄라는 것이다.
즉, 동성애에 대해 반대하는 만큼이나 간음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여야 맞다.
11.
비단 간음만이 아니다.
소위 믿는 사람, 개신교인이 운영한다는 회사들에서 임금을 체불하고 여러 비리를 저지른 것에 대해서도 침묵하는 모습을 예수가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목사들은 이런 기업들과 기업가들을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서 그렇다며 포교 수단으로 써먹는데 바쁘다. 뭐, 그네들이야 헌금으로 먹고 살아야하니까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입 다물고 있는 게 성경적이라는 건 아니다.
말라기에서 하나님은 반드시 심판할 대상에 대해 "점 치는 자와, 간음하는 자와, 거짓으로 증언하는 자와, 일꾼의 품삯을 떼어먹는 자와, 과부와 고아를 억압하고 나그네를 학대하는 자와, 나를 경외하지 않는 자"(말라기 3:5)라고 경고했다.
12.
현재 개신교의 도덕적 타락과 사회에 끼치는 해악은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몰이해와 그저 포교와 수금에만 급급하고 외적 성장에 빠져 본질을 잃어버린 것에 있다.
하나님의 사랑은 그저 있는 그대로 무조건 받아주고 지지해주는 그런 게 아니다. 성경을 전체적으로 조망해보면 심판하는 하나님의 모습이 상당부분 나온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당시에 우상 숭배를 비롯해 하나님의 명령을 어겼을 때 수천 수만의 사람을 죽음으로 벌한 일도 있었고 성경 곳곳에서 비슷한 사건들이 등장한다.
특히 요한계시록에서는 최후의 심판에 대해 다루면서 현재 개신교가 퍼뜨리고 있는 말랑말랑하고 따듯하기만 한 신의 모습이 아닌 엄격하고 가차 없이 벌하는 신임을 드러낸다.
보아라, 나는 그를 병상에다가 던지겠다. 그와 더불어 간음하는 자들도, 그와의 행위를 회개하지 않으면, 큰 환난을 당하게 하겠다. 그리고 나는 그의 자녀들을 반드시 죽게 하겠다. 그러면 모든 교회는 내가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살피는 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너희 각 사람에게 그 행위대로 갚아 주겠다.(요한계시록 2:22-23)
+회개, 구원, 믿음, 돈에 대한 내용은 다음 기회에...
+오랜만에 성경 보니까 재밌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