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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티 Dec 26. 2020

밑미와 함께한 Good bye 2020

15장의 카드를 통해 돌아본 2020년

크리스마스를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 고민하던 중 리추얼 플랫폼 밑미(meet me)의 굿바이 2020 / 나이스투밑2021 카드를 발견했다. 상품 페이지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문구는 바로 '정리'였다. 지난 시간을 잘 정리해야 다가오는 한 해를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보고 고민 없이 결제했다.


정리는 우리 모두를 삶의 다음 단계로 이끌어준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낡은 습관에 얽매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우리 삶에서 청소가 필요한 영역들을 의식적으로 자세히 살펴 확인한 후에 체계적이고 주도적으로 청소를 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 행동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 상품 페이지 발췌



밑미 질문 카드 패키지는 굿바이 2020 카드 15장, 나이스투밑 2021 카드 1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무런 가이드 없이 2020년을 돌이켜보라고 하면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을 것이 뻔하다. (기억나는 것이라곤... 코로나 정도?) 밑미는 이런 나 같은 사람들에게 올바르게 2020년을 정리할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다. 그 가이드는 15개의 질문이라는 형태로 제공되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하고 작성하면 된다. 혼자 하는 것도 좋지만 지인인, 연인, 가족과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의미 있어 보여서 나는 남편과 같이 이야기를 공유하기 위해 카드 패키지 2세트를 구입했다. (크리스마스날 굿바이 2020카드를 작성하였고, 새해에 나이스투밑 2021 카드를 작성할 예정)



밑미 카드와 함께한 크리스마스는 아주 풍성했던 시간이었다. 질문 하나하나 답변을 고민해보며 올 한 해 나에게 어떤 이슈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이슈들을 어떻게 보냈는지 객관적으로 돌이켜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뿐만 아니라 남편과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같이 토닥토닥도 하고 반성도 하고 말이다.

1시간 남짓 예상했는데 카드 작성 + 대화까지 더해지니 거의 2시간 반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그치만 깊이 있는 대화들로 가득해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

밑미 카드와 함께한 2020년 돌아보기 기록 중 몇 가지를 브런치에 남겨보려고 한다. (저작권 이슈가 있을 수 있으니 4가지 정도의 내용만 공유해보겠다.)


답변하기 가장 어려웠던 질문...


Q. 2020년에 했던

가장 뿌듯한 소비 VS 가장 후회되는 소비

            

가장 뿌듯한 소비 / 차

차 구입을 꽤 오랜 시간 망설였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주차 공간이 여유롭지도 않을뿐더러 서울에서 살면서 대중교통에 익숙해졌기에 꼭 차가 필요할까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가족모임, 여행 등 멀리 이동할 때 매번 쏘카를 이용하는 것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기에 고민과 망설임 끝에 차를 구입하게 되었다.

결과는? 대만족! 우선 매우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했다는 것. 주식으로 소소하게 번 돈을 모두 투자하여 1,000만 원도 되지 않는 돈으로 꽤 괜찮은 조건의 중고차를 구입했다. 매물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결정한 남편 덕분이다. 차를 구입 후 이동이 확실히 편리해졌고 삶의 질이 향상됨을 느낀다. 아쉬운 점은 코로나 때문에 여기저기 다니지 못했다는 점. 코로나가 끝나고 나면 우리 뽀옹이 (=차 애칭)를 데리고 여기저기 놀러 다닐 예정이다.


가장 후회되는 소비 / 옷

투머치한 옷 구입이 후회스럽다. 옷을 너무 좋아해서 정말 많이 사는 편인데 올해도 역시 사놓고 못 입은 옷도 많고.. 쓸데없이 옷을 너무 많이 산 것 같다 후회스럽다. 겨울 코트도 3개를 구입했는데 바로 재택근무가 시작되는 바람에 1개는 전혀 입지 못하고 있다 (....) 트렌디한 옷 3벌을 구입하느니 질 좋은 옷 1벌을 구입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단 생각. 올해도 이렇게 투머치 소비 습관을 고치진 못했지만 내년에는 달라져보자. 제발!


 Q. 2020년에 '해야지' 하고

목표했던 것 중에 달성한 것은?


'2020년 목표 = 존버' 였기에 존버라는 목표는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6년을 다녔던 회사를 뛰쳐나왔던 올해. 온실처럼 안정적인 울타리를 박차고 나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전 회사를 퇴사하면서 스스로 다짐했던 것은 2020년은 무조건 존버 하는 것이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업무 방식에 부딪히면서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 무조건 존버 할 것. 1년을 돌이켜보면 정말 하나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 6년을 일했지만 새로운 회사에서는 마치 신입사원이 된 것 같았다. 모든 게 낯설고 어색했고 어려웠다. 특히 스타트업에서 A to Z를 해야 했기에 더더욱. 하지만 나는 버텼고 또 버텼다. 다행히 인하우스 업무의 프로세스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고 새로운 회사에서도 결과물과 성과를 냈다. (여전히 불안정안 환경이지만...) 하지만 존버 외에 세운 목표가 없어서 그런지 딱히 한 게 없다. 새로운 취미도 가져보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고, 영어 공부도 하다가 연말 되며 조금 흐지부지 되었다. 나레기..... 아직 진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모르겠기도 하고.

하지만 애니웨이, 나는 공백 없이 계속 직업인으로 돈을 벌었고, 대출금도 많이 갚았으며, 마케터라는 새로운 커리어로 전환했다. 존버 했기에 얻은 결과물들이 있으니 너무 좌절하지 말아야지.


 Q. 2020년을 보낸 나에게

해주고 싶은 다정한 선물은?


좋은 향수 사주기

원래 향수를 잘 쓰는 편이 아니다. 지금도 가지고 있는 향수는 고작 3개(조 말론 2, 더 바디샵 1). 그마저도 잘 안 뿌려서 2년 넘게 양이 줄지를 않는다. 하지만 요즘 향에 관심이 많아졌다. 코로나가 시작된 후 친구에게 선물 받은 이솝 핸드워시가 시작점이 되었다. 5만 원짜리 핸드워시? 아무리 이솝이라도 5만 원이나 주고 산다고?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솝 핸드워시를 사용한 후 그 생각이 완전히 사라졌다. 퇴근하고 돌아와 이솝 핸드워시로 손을 씻으면 내 손뿐 아니라 화장실 전체가 이솝의 우디 한 향으로 가득해진다. 손을 씻고 나면 하루 종일 받았던 스트레스도, 퇴근길의 고단함도 모두 릴랙스 되는 기분이다. 손 씻는 것은 그저 세균을 씻어내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손 씻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다. 그 후로 향에 관심이 많아졌다. 이솝 외에 새로운 향 브랜드를 알아가는 것도 너무 재밌다. 최근 알게 된 tehe는 저렴하지만 감각적인 향의 디퓨저들을 판매하는 곳인데 디퓨저 향이 너무 좋아서 하나씩 사모으고 있다. 논픽션이나 탬버린즈도 좋아하는 브랜드이다. 최근 선물 받은 룸 스프레이도 요즘 내 삶의 활력소이다. 집이든, 사람이든 향이 주는 인상이 엄청나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앞으로는 여러 향수를 써보고 나에게 맞는 (또는 내가 표현하고 싶은 이미지)향을 찾아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다가오는 신년에는 날 위한 향수를 사주고 싶다. 요즘 위시리스트는 르 라보 향수. 너무 써보고 싶음.


 Q. 2020년을 보낸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잘 버텼다! 내년에도 잘 버텨보자!

올해는 이직이 가장 큰 키워드인 것 같다. 회사를 옮기면서 스스로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기도 하고, 더 불안한 시간이 많았던 것 같다. 일이 재미있는 것 같다가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 것 같고,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이 되기도 하고, 계속 이 회사에 다니는 것이 맞을지 고민스럽기도 하다. 결혼을 한 후 직업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오빠랑도 직업적인 고민을 많이 나누었던 한 해였던 것 같다. 그래도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잘 버텨냈다. 좋아하는 화장품 마케팅을 해보았고, 새로운 회사와 일에 도전한 나 자신에게 결과와 상관없이 고생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내년에도 내 삶은 올해처럼 다이내믹할 것 같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요즘이지만 올해처럼 잘 버텨내며 한 단계 성장하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쉽게도 카드 패키지는 현재 sold out 상태이다. 하지만 meet me 에는 나를 돌아보고 세워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지금 내 안의 이야기에 집중해보고 싶다면 meet me의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나 역시 이번 밑미 카드 패키지가 너무 만족스러워 1월부터 온라인 리추얼 프로그램을 참여해볼 예정이다 :)


https://nicetomeet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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