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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URM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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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Mar 26. 2017

숨어있는 전시_murmur

3월 4번째주 / 이미지 - Paul Graham 사진 

1. 더 리얼 고스트 (3.11-3.25)_공간 사일삼

 철공소로 잘 알려진 문래의 지역성은 젊은 세대에게 복합적인 감흥으로 다가 온다. 감성돋는 낭만을 넘어 서울 속 산업사회의 역사적인 현장과 지역주민들의 철컹철컹 삶과 기억들이 주변의 끝물이라는 시선들의 쓴물을 삼키며 아직 버티고 서 있다. 이 곳 젊은 작가들의 전시공간은  자연히 주변 철물점, 소규모 공장들과의 조화를 이룬다. 싼 임대료를 찾아 찾아 이곳에 온 작가들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아직 움켜쥐고 있는 에너지는 묘한 공감대와 캐미를 일으킨다. 문래에 갈때에는 이러한 정서를 필연적으로 느끼니 문래의 고스트를 기억해두길. 

 «더 리얼 고스트»(2017) 이 전시는 보이지 않는 기운, 혹은 구경꾼들, 혹은 소외자들, 비주류들, 부적응자들, 방황자들 등의 혼령들을  부르고 있다. 나도 여기에 홀렸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현재 사회속 자신의 위치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이 본인도 모르는 사이 스스로가 혹은 사회가 자신을 고스트화시킨다는 점을 작가들은 고민하고 있는 듯 하다. 나 역시 이에 감동과 공감을 느낀다. 고스트들을 위한 기념비나 혹은 고스트를 실재화 하려는 작업들, 물질들에 감추어진 또 다른 기운들의 소환. 젊은세대들의 고민을 향한 몸부림이 이 공간에서 수근수근거리고 있다. 

김윤식, 노이즈의 질량, 스피커, 지관, 목재, ABS플라스틱, 금속양동이, 물통, 자전거휠, 캔트지, 못, 가변설치, 2017

정완호, A Scenery for  the Movements, 대리석, 각목, 합판, 철, 석고, 동, ABS필라멘트, 레진, 스티로폼, 복함매체, 가변설치, 2016

정완호, A Scenery for  the Movements, 종이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알루미늄, 유리, 각목, 벽돌 등 복합매체, 가변설치, 2016

이정현, Monster, 레진, 가죽, 브론즈, 65X45X50cm, 2016

이정현, Bone head, 철, 레진, 가죽, 165X37X37cm, 2016

김성태, 자연스러움, 아크릴, 목재, 가변설치, 2017

김윤식, 나의 하늘 되찾기, 종이에 피그먼트 프린팅, A2, A3, 2016


2. EQUITRIC(책 출판 관련 작가, 필자와 토크) (3.25)_시청각

작가들의 다양한 생산물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오늘의 현대미술, 전소정작가와 김해주, 김홍기, 방혜진, 안소현, 이성휘, 이수연, 전소정, 조만수, 현시원의 필자들이 함께 책을 만들어냈다.  <EQUITRIC> 책 출간은  전소정 작가의 미래에 만들어질 가상의 작품에 대한 상상적 비평을 요구한 것의 결과물이다. 이번 토크자리에서는 안소현, 방혜진, 현시원, 전소정이 자리했다. (아마 이 자리는 전소정 작가의 앞으로 있을 작업에 대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 토크는 작가의 프로젝트에 대한 생각 보다도 이러한 자리들이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모이고 이야기하고 무언가를 공유한다는 장을 만들어내는 측면에서 재미와 흥미를 준다. 누구나 알겠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마음을 맞대어 무언가를 하기란 참으로 곤란하다. 예상치못한 불상사의 피곤함을 토로하게 한다. 마음이 맞는 상대가 아닌 이상 함부로 건드리기 어렵기에 이 프로젝트는 미술계 속에서의 끈끈한 연들과 각자만의 노하우가 느껴진다. 

전소정 외 8명, EQUITRIC, 2017

(이미지 출처 - thebooksociety.)

미술업계에서 글쓰고 전시를 기획하는 사람들이 같은 자리에 모여서 프로젝트의 소회를 밝히는 모습은 많은 영감을 부른다. 응용력을 발휘해 재미있는 기획을 궁리해 볼 하나의 단초가 된다. 전시의 일환이든, 작업의 일환이든 책이라는 매체 역시 또 다른 기록 혹은 내 손안에 들어오는 오브제라는 측면에서 매력적인 장점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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