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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 콘텐츠와 제품을 결합한 미디어

by hee

지난 5월, 링크드인 공동창업자이자 ‘슈퍼엔젤’로 알려진 리드 호프만(Reid Hoffman) 이 주도한 펀드가 200만 달러를 투자한 한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이 회사의 이름은 Every (every.to).


표면적으로는 비즈니스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미디어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깊이 들여다보면 Every는 미디어, 소프트웨어, 그리고 크리에이터 경제의 교차점에 서 있는 새로운 형태의 회사입니다.


Every의 철학

Every의 핵심 철학은 간단하지만 강력합니다.


“비즈니스와 기술에 대한 분석은, 그 산업을 경험한 사람에게서 나와야 한다.”


기존의 비즈니스 저널리즘은 산업을 밖에서 바라보는 기자들의 시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사람들은 ‘그 안에서 살아본 사람’의 이야기를 원합니다.


Every는 바로 이 지점을 공략합니다. 전직 창업자, 운영자, 임원들이 자신의 경험과 통찰을 바탕으로 글을 씁니다.


그들의 글은 일간 뉴스레터 형태로 발행되며, 주제는 비즈니스 전략, 생산성, 기술 트렌드 등입니다.


대표적인 카태고리만 해도 다음과 같습니다.

• Superorganizers: 생산성과 시스템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사람들의 조직법을 탐구

• Divinations: 현대 기업 전략과 경쟁을 비즈니스 스쿨의 시각으로 분석

• Napkin Math: 스타트업과 주식의 내막을 숫자로 풀어내는 분석

• Means of Creation: 크리에이터 경제와 플랫폼 전략을 탐구


이 콘텐츠들은 Substack 유료 뉴스레터 리더보드에서 Top 10 안에 들 정도로 시장에서 인정받았습니다. 현재 유료 구독자 수는 약 2,400명, 연간 구독 매출은 약 48만 달러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글에서 제품으로, 다시 글로


Every의 독창성은 여기서 더 빛납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글을 통해 발견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도구를 만들어냅니다.


예를 들어:

• 긴 글을 짧게 재구성하는 AI 도구 Spiral

• 파일과 폴더를 자동으로 정리해주는 Sparkle

• 받은 편지를 선별·요약하고 답장을 추천하는 Cora

• 그리고 AI 글쓰기 도구 Lex, 이는 Every에서 시작해 분사하여 별도 회사가 되었습니다.


이들은 이런 과정을 “제품 스튜디오”라 부릅니다. 에세이가 곧 최소 기능 제품(MVP)의 아이디어가 되고, 그 MVP가 다시 더 나은 에세이를 쓰게 도와주는 선순환을 만들죠.


비즈니스 모델: 왜 독자 기반인가?


Every는 자신들의 수익 100%가 구독자에게서 나온다고 강조합니다.


구독료는 월 20달러, 연 200달러. 여기에 소프트웨어, 강좌, AI 컨설팅과 스폰서십 같은 부가 수익원을 얹고 있습니다.


찰리 멍거의 말이 이들의 철학을 잘 요약합니다.


“인센티브를 보면 결과를 알 수 있다.”


Every는 독자가 지갑을 닫으면 곧바로 망합니다. 그래서 가장 좋은 글만 쓰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글이 아닐 경우엔 발행하지 않는다’는 철칙을 지킵니다.


이 모델은 콘텐츠의 질을 지키는 동시에, 독자와의 신뢰를 구축하는데도 유리합니다. (이들은 무료로 읽는 독자는 75만 명 이상, Discord 커뮤니티 멤버는 6만 명 이상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왜 리드 호프만이 투자했을까?

2025년 5월, Every는 리드 호프만과 StartingLine VC가 주도한 시드 라운드에서 200만 달러를 유치했습니다. 이들은 이 자금을 운영 확대와 소프트웨어 및 컨설팅 서비스 확장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호프만이 투자한 이유는 Every가 지금의 미디어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고,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길을 제시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 산업 경험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기존 미디어의 취약점 공략

• 글로 문제를 발견 도구로 해결 다시 글로 돌아오는 순환

• AI, 크리에이터 경제, 구독 모델이라는 세 가지 큰 트렌드를 동시에 타고 있음


이것은 단순한 ‘미디어 회사’가 아니라, ‘미디어 + 소프트웨어 + 커뮤니티’의 하이브리드 형태입니다.


크리에이터 경제와의 접점

Every의 모델은 현재 급성장 중인 크리에이터 경제와도 긴밀히 맞닿아 있습니다. 크리에이터 경제는 2027년까지 4,8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경제의 핵심은 “개인이 자신의 전문성을 상품화”하는 것이고, Every는 그 점에서 본보기라 할 수 있습니다.


Every는 전직 운영자들이 글을 쓰도록 돕고, 그 글을 읽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그 안에서 나오는 문제를 도구로 해결합니다. 이들은 기술과 미디어의 경계를 허물면서, 크리에이터들이 더 쉽게 성공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몇 가지 수치 요약

• 유료 구독자: 약 2,400명

• 무료 독자/웹 방문자: 75만 명+

• 커뮤니티 멤버(Discord 포함): 6만 명+

• 연간 구독 매출(추정): 약 48만 달러

• 최근 투자: 2025년 5월, 시드 라운드 200만 달러


결론: 글로 상상하고, 제품으로 만든다

Every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우리는 미래를 상상하며 글을 쓰고, 그 미래를 직접 만들며, 다시 더 나은 글을 쓴다.”


이들은 단순히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습니다.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커뮤니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새로운 미디어의 가능성을 실험합니다.


전통적인 미디어 회사와 비교하면 규모는 아직 작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모델이 보여주는 가능성은 크고, 그 가능성에 리드 호프만 같은 이들이 베팅한 것입니다.


앞으로도 Every가 만들어갈 ‘다음’이 궁금해집니다.

아마도 이들의 모토처럼, “다음에 올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아가겠죠.


한편, 기존 기업의 콘텐츠 마케팅과 미디어+제품 모델은 비슷해보입니다. 무엇부터 시작했느냐가 다르고, 그에 따라 운영철학이 다소간 다를 겁니다. 조직 내 서포트와 조직원의 경험 및 핵심 역량도 다를 것이고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두 가지가 만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링크: every.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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