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Start Up 자체가 시작하는 단계의 회사를 말하지만 처음 팀을 꾸리는 단계에 대한 경험과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Start Up은 보통 개인이 시작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본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고 자본이 없기 때문에 처음 팀을 꾸릴 때에는 보통 인맥을 통해 팀이 꾸려지는 것 같다. 그 초기의 구성원은 정말 개인적으로 알게 된 지 오래된 사람들이 대부분일 텐데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직장 동료가 될 수도 있다. 리스크가 큰 Start Up이다 보니 함께 일할 구성원의 실력이 좋아야 하고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함께 버티고 나아갈 수 있는 믿음이 필요하다. 이런 사람을 얻기 위해선 단순히 면접으로 구인을 하는 것은 정말 어렵기 때문에 내가 정말 제대로 아는 사람이거나 검증된 사람을 주변에서 추천받길 원하게 된다.
내가 Start Up에 합류할 때 나에게 연락한 사람은 학부 선배였었다. 나 또한 인맥을 통해 Start Up에 합류했고 그 선배도 10년 정도 알고 지낸 친한 선배였다. 그 선배가 대표였던 것은 아니었고 Start Up의 대표는 한 번 사업을 성공해 자산이 상당했던 사업가였다.(자금에 대한 건 나중에 쓸 예정.) 그 선배와 나는 정말 친했던 사이였고 회사가 나에게 주는 조건도 좋았으며 자금 상태나 비전도 좋았다. 지금 생각해도 그 당시에 그 회사를 추천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닌 건 같다.
결국 난 그 Start Up에 합류했고 이전 글에서 밝힌 것처럼 합류했던 Start Up이 실패했으며 나에게 그 Start Up을 추천한 선배와 관계는 소원해졌다. 이 글을 본다면 합류하는 것의 선택은 내가 한 것이고 Start Up이 실패했다 해서 그 선배와 관계가 안 좋아진 건 내가 너무 좀팽이 같은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나도 겪어보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뭐 내가 속이 좁아서 그럴 수도 있다.
Start Up은 정말 내가 가진 많은 것을 걸고 도전해야 한다. 돈도 중요하지만 단순히 돈만 배팅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여태까지 쌓아온 이력과 팍팍하지만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월급, 금요일 저녁에 맥주 한 잔 할 수 있는 여유,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면 그 회사에 속한다는 자부심, 유리한 조건으로 이직할 수 있는 레퍼런스 등 내 인생의 정말 많은 것을 걸어야 한다. 때문에 이렇게 많은 것을 걸고 도전한 Start Up이 실패한다면 내가 받는 충격은 상당하다. 겪기 전에 고민했던 실패의 충격은 실제 받게 되는 충격과 비교도 되지 않았다.
사람에 따라 정도는 다르겠지만 그 충격은 나를 Start Up에 합류하도록 하거나 시작하게 한 연결고리에 풀게 된다. 선택을 한 것은 나이고 그 선택 때문에 일어난 결과를 누구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람인지라 마음속에서 조금은 나의 선택을 누군가의 탓으로 돌리게 되는 것 같다. 누군가 Start Up에 합류하도록 권유를 한다면 일이 실패할 수도 있으니 그 사람과의 관계가 끊어질 각오를 하고 권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권유를 하는 것도 그 권유를 고려하는 것도 각자의 인생이 걸린 일이기 때문에 정말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
마침 오늘 자 웹툰 미생에 이런 말이 나오더라. '부득탐승(不得貪勝)' 승리를 탐하면 이기지 못한다. 만일 Start Up에 도전을 한다면 욕심을 버리길 충고드린다. 성공을 위해 욕심을 부리면 부득 탐승할 수도 있고 실패할 경우 그 욕심 때문에 자칫 인간관계까지 안 좋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