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C, In depth interview
내가 있었던 스타트업은 교육서비스를 하던 곳이었다. 2013년 1월에 설립하였는데 1년이 넘도록 서비스 프로토타입 하나 없었다. 회사에서 가장 급했던 것은 데모데이를 가질 수 있을 정도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일이었다. 합류하자마자 그곳 대표가 나에게 지시했던 일은 온라인 교육 플랫폼 서비스를 기획하고 디자인해라 였다. 대표가 원하는 요구사항은 "미국에서 서비스하고 학생이든지 선생님이든지 누구나 동영상 강의를 올리고 수강할 수 있는 서비스"였다. 이것도 대표가 외부일로 바빠 직접 듣지 못하고 대표의 참모(?) 같은 분에게 전해 들은 것이지만..; 어쨌든 난 요구사항을 시작으로 1년 6개월간 교육서비스 스타트업 생활을 하게 되었다.
나는 미국 교육서비스에 대해서 아는 지식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먼저 대표가 요구한 서비스와 비슷한 서비스들을 찾기 시작했다. 구글에 '미국 온라인 교육 서비스'라고 검색하면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가 가장 먼저 나온다. MOOC라는 말을 이해하고 관련 서비스를 찾아보니 Khan Academy, Udemy, Coursera, edx, Edmodo 등 대형 서비스도 여러 개 있었고 Skillshare 같은 크진 않지만 퀄리티 높은 서비스도 많았다.
* Khan Academy : 2006년 Salmon Khan이 만든 비영리 교육 서비스로서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학습 콘텐츠(동영상 및 인터렉션)를 제공하고 서로 학습을 도울 수 있는 협업 사이트이다. “Self-paced Mastery Learning”이라는 교육철학 아래 초·중·고교 수준의 수학, 화학, 물리학부터 컴퓨터공학, 금융, 역사, 예술까지 4000여 개의 짧은 동영상 튜터리얼 강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내 2만여 개 학급에서 교육 자료로 쓰이고 있다. 2012년 방문자는 4300만여 명으로 65%가 미국, 나머지 35%는 전 세계 210여 개국에서 왔다.
* Udemy :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지식을 연계해주는 교육 플랫폼 서비스이다.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노하우와 지식을 공유하고 싶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강의를 열 수 있도록 했다. 엑셀 다루기부터 아이폰 카메라 다루는 법까지 다양한 생활 속 기술 강의를 개설할 수도 있고, 아이폰, 안드로이드, 아이패드, 웹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강의를 개설할 수 있으며 학생은 학습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다. 녹화된 온라인 강의를 일방적으로 보는 데 그치지 않도록 실시간 토론, 채팅룸 등 이용자 참여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강의를 개설하는 강사에게는 가르침의 보람과 수익을 보장해주며, 강의 수강생에게는 저렴한 수강료로(혹은 무료로) 배움의 기쁨과 자기계발 기회를 제공해준다. 3 million 학생들이 가입하여 약 11개 카테고리에 16,000 course (in 10 different languages)의 동영상을 가지고 공부할 수 있다. 하루 평균 10~15개의 강의가 새롭게 올라오고 있고, 전 세계에 있는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최고 품질의 교육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하여 교육 민주화를 실천하고 있다.
* Coursera : 2012년 1월부터 오픈되어, 처음 4개 대학의 강좌로 시작한 코세라는 현재 500만 명이 넘는 회원이 무료로 강의를 수강하고 있고 스탠퍼드대, 컬럼비아대, MIT 등 세계 명문 107개의 대학에서 제공하는 약 577개의 강의를 무료 혹은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고 교육받을 수 있다. 일반적인 MOOC 서비스와의 차별점은 Signature Track에 있다. MOOC의 개념 자체가 일반 사람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온라인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지만 한계가 있다. 그에 반해 코세라는 대학교에서 인증해주는 코스를 약 50불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과정을 이수한 뒤 문제풀이와 에세이 과제를 제출한 경우에 수료증을 준다.
* edx : MIT에서 시작된 Not for Profit 동영상 강의 배포 사이트이다. 매우 높은 quality의 동영상 강의들을 제공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강의들이 대학생들을 위한 자료이다. 많은 학교들이 참여하고 있고 (MIT, UC Berkeley, Harvard, Dartmous, 서울대학교, 동경대학교, 베이징대학교 등등) Register만 하면 모두 공짜이다. 약 175개 분야의 강의들은 partnership이 있는 대학들의 강의들이고 약 400명의 강의자들이 있다.
조사했던 유사 서비스 중 가장 규모가 컸던 서비스는 위에 소개된 Khan Academy, Udemy, Coursera, edx 정도였으며 IA 분석, 기능 분석 등을 하면 할수록 이 서비스들의 경쟁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Khan Academy는 부모를 위한 자녀 학습 관리, 14세 미만 학습 관리, 자기주도 학습을 위한 Knowledge Map 등 경쟁력 있는 상세 기능이 너무 많아 교육서비스계의 구글과 같은 존재로 느껴졌다.
미국 교육서비스를 조사한 뒤 국내 온라인 교육 서비스에 대해서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2014년 국내에는 MOOC개념의 서비스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고 메가스터디 같은 곳에서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내신을 위한(?) 온라인 교육 서비스가 주를 이루었다. 그래서 유사 서비스를 조사하기 보단 교육 업계 종사자와 온라인 교육에 대한 내용으로 인터뷰를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국내 고등학교 교사를 인터뷰했었고 내용은 아래의 4가지 꼭지를 중심으로 진행했었으며 항목별로 인터뷰 내용을 요약하였다.
1. 수업 준비 관련
교사가 수업을 하기 위해 사전에 수업 자료를 만든다거나 문제를 만든다거나 여러 준비를 하게 되는데 이때 사용하는 자료는 학교에서 교과서를 구입한 출판사에서 제공한다. 과목별로 CD에 디지털 교육 자료가 담겨 있고 자료의 양은 꽤 많은 편이며 자료의 질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 자료와 인터넷 검색 등을 하여 자기 스타일에 맞는 수업 준비를 한다. 학교에서 교과서 출판사를 지정해주기 때문에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없으며 해마다 수업 자료를 새로 만드는 편이다. 수업 문제를 준비할 때에는 교사 각자의 수업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그 스타일에 맞춰 창의적인 문제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노출된 것은 뻔할 수가 있고 아이들에게도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문제 유형 정도만 참고하는 편이다.
2. 학습/학생 관리 방법
학생들과 상담을 많이 하는 교사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학생들과 상담할 때나 수업을 할 때 교사의 경험담이나 최근에 있었던 일을 솔직하게 얘기해주고 공유하려고 노력한다. 학생들의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꺼내게끔 유도하고 들어주려 노력하고 있는데 '그로그 카드' 같은 도구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로그 카드(비폭력 대화 카드) : 느낌 카드 60개 중에 학생이 요즘에 드는 느낌 카드를 고르고, 그 느낌이 드는 원인을 욕구 카드 60개와 매칭 해서 학생들의 현재 심리 상태의 원인을 끄집어내고 파악하도록 유도한다. 학생들의 호응이 좋다고 한다.
3. 커뮤니케이션
보통 교사들과 수업과 관련된 소통은 거의 없다. 수업 외적인 내용 아이들의 상태나 수업 태도 등과 같은 소통은 가끔 하는 편이었다. 교육청에서 제공하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이 있긴 한데 잘 사용하지 않고 업무 지시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어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 카카오톡에서 학생, 학부모들이 추가되고 종종 수업 외의 대화를 걸어오는데 많이 부담스러워한다.
4. 온라인 교육에 대한 의견
(2014년 당시) 정부에서도 온라인 교육(방과 후 수업)에 많이 지원을 해주고 있고 교사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이용하는 학생이 별로 없다. 교사들이 생각했을 때 학생들이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저렴하기 때문에 그만큼 질이 좋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실제 성적이 상위권인 학생은 학원을 이용하고 중위권 학생들 중 일부가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우리의 교육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유사서비스와 교육 종사자 인터뷰를 하고 이후에는 유학과 관련된 조사, 서비스를 만드는 우리가 가진 능력과 관련된 조사 등을 했었다. 유사 서비스 조사와 국내 교육 종사자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우리 서비스의 대상 지역을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이미 미국에는 거대한 온라인 교육 서비스가 여러 개 자리하고 있었고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만한 우리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국내에는 아직 Khan academy와 같은 교육 서비스가 정착되지 못하였고 학생과 교사, 교사와 학부모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유용하게 해주는 서비스가 필요해 보였다.
두서없는 글을 쓰며 요즘 글 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위 내용은 조사한 내용의 일부이고 2014년에 조사했던 내용이라 지금 어느정도의 가치가 있을진 잘 모르겠지만 내 하드디스크에만 있기엔 조금 아까운 생각이 들어 이곳에 공유해본다.